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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에 홍영표 원내대표까지…“민주당 재수 대세”

중앙일보 2018.05.11 16:10
1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당선된 홍영표 의원이 활짝 웃으며 꽃다발을 받아들고 있다. 왼쪽부터 전임 원내대표인 우원식 의원, 원내대표 경선에서 홍 의원과 맞붙은 노웅래 의원, 홍 의원, 추미애 대표. [뉴스1]

1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당선된 홍영표 의원이 활짝 웃으며 꽃다발을 받아들고 있다. 왼쪽부터 전임 원내대표인 우원식 의원, 원내대표 경선에서 홍 의원과 맞붙은 노웅래 의원, 홍 의원, 추미애 대표. [뉴스1]

김영삼(YS) 전 대통령, 김대중(DJ) 전 대통령,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세 사람의 공통점은 두 번 이상 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낸 재수생 출신이란 점이다. 정치 역정이 ‘인동초(忍冬草)에 비유되는 DJ는 1971년과 87년, 92년 대선에서 고배를 마셨다가 3전 4기 끝에 97년 대선에서 당선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중 자신을 ‘재수 전문가’라고 소개하며 “나는 재수에 강하다”고 했다. 대입(경희대 법대)과 사법고시를 재수로 합격했고, 2012년 18대 대선에서 패배했다가 5년 뒤 19대 대선에 재출마해 당선됨으로써 ‘재수 성공 징크스’를 이어간 셈이 됐다.

대선 때 문 대통령 스스로 “나는 재수 전문” 소개
우원식 이어 홍영표 ‘재수 원내대표’ 연이어 탄생
전병헌ㆍ우윤근 전 원내대표도 재수 끝에 당선

 
지난해 19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 [중앙포토]

지난해 19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 [중앙포토]

11일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에서 ‘재수생’ 출신 홍영표 원내대표가 노웅래 의원을 꺾고 당선되면서 정치권에서는 “집권 여당 원내대표의 재수생 전성시대”란 얘기가 나온다. 홍 원내대표는 1년 전 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우원식 전임 원내대표에게 7표차로 석패해 분루를 삼켰다.
 
우원식 의원 역시 재수 원내대표 출신이다. 2016년 5월 당시 6명이 출마한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우원식 의원은 1차 투표 때 우상호 의원을 4표 차이로 따돌리고 1등을 했다. 하지만 과반 득표 미달로 두 사람만 치른 2차 결선 투표에서 오히려 우상호 의원이 7표 차이로 뒤집기에 성공해 원내대표가 됐다. 우원식 의원은 원내 사령탑이 되기까지 1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낙방 후 얻은 동정표 큰 자산 돼 재수 유리”
그런 우원식 의원과 지난해 맞붙어 패한 홍영표 신임 원내대표는 일찌감치 재수를 결심하고 지난 1년 간 꾸준히 표를 다져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으로 있는 동안 문재인 정부 역점 법안인 근로기준법 개정안 처리를 주도하고 각종 당 행사에 빠짐 없이 나타나 동료 의원들 눈도장을 찍는 등 접촉면을 넓혀왔다. 홍 원내대표에게 패한 노웅래 의원 역시 2016년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장을 낸 적 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비주류인 노 의원이 친문(친문재인) 주류인 홍 원내대표와 맞서 싸운 이번 선거전을 밑천삼아 내년 원내대표 선거에 한 번 더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밖에 2013년과 2014년 각각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당선된 전병헌ㆍ우윤근 전 원내대표도 재수 끝에 원내 지휘봉을 잡은 케이스다.
 
재수 대통령에 이어 재수 원내대표가 연이어 탄생하면서 민주당 내에선 “이제 재수가 대세가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특히 의원들 간 친소 관계가 크게 작용하는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한 번 낙선할 경우 다음 선거에서 얻는 동정표가 꽤 커 무시 못할 정도라는 것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처음 원내대표 경선에서 뜻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실패 원인을 냉정하게 돌아본 뒤 꾸준히 표밭을 다지고 준비의 기간을 갖는다면 다음 선거에서 아무래도 훨씬 유리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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