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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동의서 읽기 쉬워진다…4단계 선택 등급제도 도입

중앙일보 2018.05.10 14:07
은행 창구에서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직원이 고객에게 ‘정보활용 동의서’를 내미는 경우가 많다.
 
형광펜으로 칠해주는 곳에 이름과 날짜를 적고 서명을 한 뒤 자세한 내용은 거의 확인하지 않는 고객이 대부분이다.
 
이런 정보활용 동의서가 앞으로 고객이 이해하기 쉽도록 바뀐다. 
 
금융위원회는 10일 '금융분야 개인정보보호 내실화 방안'을 내놨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뉴시스]

최종구 금융위원장 [뉴시스]

 
지금까지는 ‘확실한 동의’에 집중하느라 이용자가 ‘알고 하는 동의(Informed Consent)'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2014년 서울대 산학협력단의 연구에 따르면 온라인 약관을 자세히 읽고 서명하는 이용자 비율은 4%에 그쳤다.
 
금융위는 앞으로 요약 정보를 우선 제공해 고객의 부담을 줄이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고객이 요구할 경우 상세 정보도 함께 제공해야 한다.
 
정보의 민감도와 사생활 침해위험을 반영해 정보활용 동의서에 4단계 등급제가 도입된다.
 
민감도가 가장 낮고 위험이 적은 '적정'에서부터 '비교적 적정''신중''매우 신중'으로 구분된다.
 
정보동의 등급제 예시

정보동의 등급제 예시

정보동의 등급제 예시

정보동의 등급제 예시

최준우 금융위 중소서민금융 정책관은 “현행 양식을 봤는데 나도 내용이 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제대로 알고 동의하도록 해서 국민의 실질적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금융회사가 개인정보를 적절히 관리·활용하고 있는지 상시적으로 점검하는 감독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우선 금융회사 자체평가와 자율규제 기구의 역할을 강화하고, 전체 금융회사 3584곳을 대상으로 2중 평가를 한다.
 
대량의 정보 유출이나 개인정보 침해 사고 발생시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포괄적 조치 명령권’도 신설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개인정보 사전 동의제를 택하고 있다.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이용하려면 사전 동의가 있어야 하고 '필수·선택' 동의가 구분되는 등 보호수준이 강한 편이다.
 
반면 미국은 사후거부제(Opt-Out)를 활용한다.
 
필수 정보는 고객의 동의를 따로 받지 않아도 되고, 선택 정보도 고객이 거부하지 않는 한 이용할 수 있는 제도다.
 
금융위는 사후거부제에 대해 천천히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한진 금융위 신용정보팀장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어야 추진할 수 있고, 국회 차원에서 규제 개혁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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