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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앞둔 한-일축구, 주축선수 부상도 동병상련

중앙일보 2018.05.10 11:37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 한일전에서 득점 직후 환호하는 염기훈. 러시아월드컵에서 염기훈을 볼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뉴스1]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 한일전에서 득점 직후 환호하는 염기훈. 러시아월드컵에서 염기훈을 볼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뉴스1]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도전을 앞둔 아시아의 두 강호 한국과 일본이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우려를 낳고 있다. 최종 엔트리에서 부상자들을 배제하자니 아쉬움이 크고, 월드컵대표팀에 일단 포함시키자니 '쓸 수 없는 카드'가 될 가능성이 있어 노심초사하는 상황까지도 닮았다.
 
한국축구대표팀(감독 신태용)은 '왼발의 스페셜리스트'를 잃었다. 지난 9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 참가한 수원 삼성의 베테랑 미드필더 염기훈이 울산 현대와 경기에서 후반 32분께 오른쪽 겨드랑이 아래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병원으로 후송된 염기훈의 진단명은 갈비뼈 골절. 금이 간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부러졌다.
 
갈비뼈 골절은 최소 4주 정도의 치료를 요하는 중상이다. 회복하는 동안 몸에 힘을 주거나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달리기나 근육 운동을 소화하기 어렵다. 염기훈이 월드컵에 나서지 못하면 프리킥, 코너킥 등 세트피스 찬스에서 왼발킥이 필요할 때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염기훈은 대표팀 내에서 '왼발의 1인자' 겸 후배들을 다독이는 '따뜻한 리더'로 신 감독의 신임을 받아왔다.
9일 울산현대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도중 수원 삼성의 염기훈이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그라운 드 밖으로 실려 나오고 있다. 염기훈은 갈비뼈 골절 진단을 받았다. [연합뉴스]

9일 울산현대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도중 수원 삼성의 염기훈이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그라운 드 밖으로 실려 나오고 있다. 염기훈은 갈비뼈 골절 진단을 받았다. [연합뉴스]

 
주축 수비수들의 부상 회복 상황도 먹구름이다. 지난 3월 북아일랜드와 평가전에서 왼쪽 풀백 김진수(전북)가 쓰러졌고, 지난 4일에는 K리그 경기 도중 중앙수비수 김민재(전북)가 다쳤다. 중앙수비 파트너 홍정호(전북)와 장현수(FC 도쿄)도 부상으로 인해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신태용 감독은 오는 14일 최종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염기훈을 비롯해 부상 중인 선수들의 발탁 여부와 함께 만약의 상황을 감안한 대체재까지 고민해야하는 부담을 짊어지게 됐다.
러시아 월드컵 새 유니폼을 착용한 중앙수비수 김민재. 종아리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해 월드컵 참가 여부가 불투명하다. [사진 나이키]

러시아 월드컵 새 유니폼을 착용한 중앙수비수 김민재. 종아리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해 월드컵 참가 여부가 불투명하다. [사진 나이키]

 
일본은 '전술 구심점'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의 부상으로 깊은 시름에 빠졌다. 왼 발목 부상이 재발해 러시아월드컵 본선행 여부가 불투명하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전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물려 받은 니시노 아키라 일본대표팀 감독도 우려를 표명했. 최근 가가와의 몸 상태를 살피기 위해 직접 도르트문트를 방문한 니시노 감독은 "(가가와가) 재활훈련하는 장면이라도 보고 싶었지만, 그마저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면서 "월드컵에 나가고자하는 가가와의 열망은 확인했지만, (기대했던 경기력과는) 차이가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에서 활약 중인 일본인 미드필더 가가와 신지(오른쪽). 지난 2월 이후 왼발목 부상에 시달리며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에서 활약 중인 일본인 미드필더 가가와 신지(오른쪽). 지난 2월 이후 왼발목 부상에 시달리며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가가와는 발목 부상과 회복, 재발을 거듭하며 지난 2월 이후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부상에서 회복하더라도 떨어진 실전 감각을 어느 정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간판 중앙 미드필더 하세베 마코토(프랑크푸르트)의 중원 파트너로 기대를 모은 22살의 신성 이데구치 요스케(쿨투랄 레오네사)는 부상과 관계 없이 급격한 슬럼프에 빠져 니시노 감독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  
 
크고 작은 부상으로 한동안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공격수 오카자키 신지(레스터시티), 풀백 사카이 히로키(마르세유), 미드필더 기요타케 히로시(세레소 오사카) 등은 최종 엔트리 합류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회복세가 늦어 우려의 눈길이 모아지는 선수들이다. 재일 스포츠칼럼니스트 신무광 씨는 "일본대표팀에서 가가와 신지의 전술적 존재감은 한국의 손흥민에 비할 정도"라면서 "가가와가 월드컵에 나서지 못할 경우 일본의 16강 진출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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