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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사관 결국 예루살렘으로 ... 중동 부글부글 끓는다

중앙일보 2018.05.08 15:21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해 큰 파문을 일으킨 ‘미국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이 코앞으로 다가와 중동에 심상치 않은 기운이 흐르고 있다.  
 
백악관은 이스라엘 건국 70주년 기념일인 14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 이전 개관식을 연다고 7일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참석하지 않지만,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이 예루살렘으로 향한다. 현재 미국 대사관은 텔아비브에 있다.  
가장 주목받는 참석 인사는 대통령의 맏딸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그리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다. 쿠슈너와 므누신은 미국 내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한 유대인이다.  
 
이미 이스라엘은 미국 정부 대표단 맞이에 분주하다. 로이터통신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대표단 맞이에 각별히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며 현재 미 영사관이 있는 예루살렘 남부 아르노나 지역에 ‘미국 대사관’ 간판이 설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은 “내년 말께 아르노나 지역에 (대사관) 청사 신축이 마무리될 것 같다”고 전했으나, 구체적인 장소와 일정이 밝혀진 것은 아니다. 아르노나 지역은 예루살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올드시티’의 남쪽에 있다.  
 
그러나 중동 아랍권 국가들의 반발은 거세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지만, 국제법상 어느 나라의 소유도 아닌 도시’로 기독교와 유대교, 이슬람교에서 모두 성지로 삼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특히 동예루살렘을 자국의 ‘미래 수도’로 주장해온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분노는 폭발 직전이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측은 각국 외교관 등에 미 대사관 이전 행사에 참여하지 말아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알자지라는 “크게 논란이 되고 있는 미 대사관 이전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 년간의 국제적 합의를 깨뜨리고 있다”고 비판하며 PLO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예루살렘에서의)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두 국가 간 평화를 크게 해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중앙포토]

대선 기간 내내 미 대사관 이전을 주장하며 유대인 커뮤니티 표심을 공략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해 아랍권 국가들뿐 아니라 서방 동맹국들에도 비판받았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사관 이전을 서두른 것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미 대사관 이전이 확정된 후 친미 성향의 중남미 국가 과테말라와 파라과이 등 몇몇 국가가 미국을 좇아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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