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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으니 라테 어때요?" '평화의 맛' 파는 김정일 대표

중앙일보 2018.05.08 09:43
4·27 남북정상회담 성공적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이 그려진 '이니-으니 라테'를 만든 김정일 '인앤아웃' 대표. [사진 '인앤아웃']

4·27 남북정상회담 성공적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이 그려진 '이니-으니 라테'를 만든 김정일 '인앤아웃' 대표. [사진 '인앤아웃']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려진 '이니-으니 라테'를 만든 김정일 '인앤아웃' 대표와 아내 이경하(오른쪽)씨 부부. [사진 '인앤아웃']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려진 '이니-으니 라테'를 만든 김정일 '인앤아웃' 대표와 아내 이경하(오른쪽)씨 부부. [사진 '인앤아웃']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얼굴이 그려진 커피는 어떤 맛일까. 마시는 사람마다 대답이 다르겠지만, '평화의 맛'이라고 하면 얼추 맞을 듯하다.    
 

문재인·김정은 그려진 라테 제작
전북 전주 '인앤아웃' 커피숍
남북정상회담 감격 커피에 담아
가게 주인도 '김정일'과 동명이인
SNS 입소문…"평화 마시러 간다"

전북 전주시 평화동에 있는 커피숍 '인앤아웃(IN & OUT)'에서는 남북 정상이 부둥켜안는 모습이 담긴 카페라테를 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려진 '이니-으니 라테'. 오른쪽은 문 대통령이 그려진 카페라테. [사진 '인앤아웃']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려진 '이니-으니 라테'. 오른쪽은 문 대통령이 그려진 카페라테. [사진 '인앤아웃']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려진 카페라테. [사진 '인앤아웃']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려진 카페라테. [사진 '인앤아웃']
커피숍 주인 이름도 의미심장하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친부인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동명이인(同名異人)이다.  
 
김정일(49) 대표는 지난달 27일 일명 '이니-으니 라테'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날은 판문점에서 두 정상이 만나 남북 평화의 물꼬를 튼 날이다. 김 대표는 "남북 정상이 만나는 장면을 지켜보면서 이 역사적인 순간을 커피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니'는 문재인 대통령, '으니'는 김정은 위원장의 애칭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려진 카페라테를 마시는 모습. [사진 '인앤아웃']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려진 카페라테를 마시는 모습. [사진 '인앤아웃']
문재인 대통령이 그려진 카페라테를 마시는 모습. [사진 '인앤아웃']
문재인 대통령이 그려진 카페라테를 마시는 모습. [사진 '인앤아웃']
라테 제조 과정은 의외로 간단하다. 두 정상의 이미지를 '라테아트 프린터'에 보내면 기기가 알아서 해당 이미지 그대로 우유 거품 위에 커피가루를 잉크처럼 뿌리는 원리다. 어떤 사진이나 글씨도 가능하며, 선택된 이미지가 라테 위에 나타나는 데는 10초도 안 걸린다. 전북에서 이 기기(약 1000만원)를 갖춘 커피숍은 이곳이 유일하다고 한다.    
 
한 잔에 5000원인 이니-으니 라테는 최근 일부 손님이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평화 마시러 간다" "아이디어 대단하다" 등 호평이 대부분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위원장이 지난달 27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판문점 선언문'에 사인한 뒤 서로 포옹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위원장이 지난달 27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판문점 선언문'에 사인한 뒤 서로 포옹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런 반응에 대해 8일 가게에서 만난 김 대표는 "기계가 하는 건데요"라며 쑥스러워했다. 전북대 화학과 88학번인 그는 대학생 시절 스쿨밴드인 '야망'에서 기타리스트 겸 보컬로 활동했다. 동아리에서는 '딥 퍼플'이나 '메탈리카' 같은 헤비메탈 그룹의 곡을 연주했지만, 데모 현장에서는 민중가요를 불렀다. 하지만 그는 "운동권 친구들처럼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일까. 김 대표는 본인 방식대로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북 지역 드론 동호회 'JB드론마니아' 멤버이기도 한 그가 지난 촛불집회 때 '드론 시위'를 벌인 이유다. 그는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드론 4대에 '박근혜 퇴진'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매달아 날렸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려진 '이니-으니 라테'를 만든 김정일 '인앤아웃' 대표와 아내 이경하(오른쪽)씨 부부. [사진 '인앤아웃']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려진 '이니-으니 라테'를 만든 김정일 '인앤아웃' 대표와 아내 이경하(오른쪽)씨 부부. [사진 '인앤아웃']

앞서 그는 2016년 5월 동갑내기 아내 이경하(49)씨와 커피숍을 열었다. 20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서다. 책 4000권으로 둘러싸인 커피숍 한쪽에는 그의 이름을 딴 기타 교실도 마련했다. 김 대표가 직장인과 대학생 20여 명에게 기타를 가르치는 공간이다. 그는 "커피숍과 기타학원 두 곳을 '들락날락'하라는 의미에서 가게 이름을 '인앤아웃'으로 지었다"며 "프랜차이즈 커피숍이었다면 본사 방침 때문에 내 색깔을 가게에 담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어릴 때는 '위대하신 지도자 동지'라고 놀림을 많이 받았지만, 어른이 돼선 한번 들으면 안 잊히는 이름이라 외려 좋아졌다"고 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는 가게 홍보에 본인 이름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그는 "SNS에 '우리 아들(김정은) 대견스럽다'며 이니-으니 라테 사진을 올렸더니 반응이 뜨거웠다"며 "요즘은 방탄소년단 등 아이돌보다 두 정상 얼굴이 들어간 페이스(face) 라테가 더 인기"라고 귀띔했다.
 
'인앤아웃' 커피숍 내부 모습. [사진 '인앤아웃']

'인앤아웃' 커피숍 내부 모습. [사진 '인앤아웃']

그는 "평생 음악을 하는 게 꿈이지만 현재 서 있는 자리에서 커피든, 드론이든, 음악이든 나만의 무기로 사회 운동에 참여하겠다. 아이들한테 우스갯소리로 '아빠 이름이 김정일인데 통일이 되면 좋을까, 나쁠까' 물은 적이 있다. 더 늦기 전에 남북 주민들이 서로 자유롭게 들락날락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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