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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비내리는 5월, 도봉산의 속살

중앙일보 2018.05.08 06:00
꽃을 떨군 5월은 신록이 짙어지는 시기입니다.
새로 돋아난 연푸른 잎싹이 꽃처럼 아름다운 시기입니다. 어느 잎을 따서 입에 넣어도 될 듯 부드러워 보입니다. 비가 내린 6일 국립공원 도봉산의 풍경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도봉산(해발 740m)은 서울시 도봉구와 경기도 남양주시에 접해있는 산으로 수도권에 있는 명산입니다. 지하철로 들고 날 수 있어 등산객들의 발길이 어느 산 못지않게 붐비는 곳입니다. 
울창한 숲이 물안개로 자욱합니다. 비를 맞은 나무껍질이 먹물을 뒤집어쓴 듯 검지만, 나뭇잎은 '세안'을 한 듯 초록의 빛으로 가득하고 생동감으로 넘쳐납니다. 
산길에 핀 철쭉이 산객과 미(美)의 자웅을 겨룹니다. 꽃은 색이, 사람은 미소가 전략입니다.
도심과 가까운 도봉산의 숲은 도시의 공기를 정화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숲으로 들어가면 마음이 맑아지는 이유입니다. 
등산 동호인들이 우산을 받쳐 들고 산으로 들어갑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비는 '훼방꾼'이 아닌 자연의 일부입니다.  
비가 그치고 하늘이 열렸습니다. 구름이 북한산 백운대 정상 일부를 삼켰습니다.  
도봉산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근육질의 도봉산 능선이 초록색의 새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산행은 고진감래입니다. 산은 힘들게 오른 만큼 반드시 보상해 줍니다. 한 등산객이 가던 길을 멈추고 구름이 걷히는 순간을 지켜봅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잠시 신선이 된 기분입니다.
구름이 걷히자 도심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끝도 없이 높던 빌딩들로 발아래입니다. 산 위는 분명 다른 세상이 존재하나 봅니다. 이 순간만큼은 욕심 없는 마음의 부자가 됩니다. 
등산객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힘든 계단 길에서 운무가 걷히는 광경을 목격합니다. 운무가 이슬처럼 내려앉았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전국민 카메라 보유 시대가 됐습니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산행의 반환점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정상에 섰다는 위로가 크기 때문입니다.

도봉산 신선봉(신선대) 정상에 서면 마치 피뢰침 위에 서 있는 듯 현기증이 납니다.  
등산객들이 와이(Y) 계곡을 지나고 있습니다. 위험 구간인 이곳을 지나야 자운봉과 신선봉을 만나게 됩니다.  주말과 휴일엔 이곳은 동에서 서쪽으로만 통행할 수 있습니다.
 
나무에 기생하는 이끼가 비 덕분에 생기를 되찾았습니다.     
산에서 내려온 빗물이 계곡으로 모였습니다. 물은 얕은 데로만 임하지만, 자연과 사람에게 생명수입니다. 
 
사진·글=김상선 기자
서소문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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