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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거기 어디?] 커피에 푹 빠져버린 디저트…도넛 ‘한 잔’ 어때요?

중앙일보 2018.05.03 00:00
 플랫화이트 잔 위에 올려진 두툼한 쿠키(이태원 ‘챔프커피’), 커피에 띄워진 커스터드슈(한남동 ‘씨스루’). 요즘 인스타그램(인스타)에서 인기를 끄는 ‘커피+디저트’ 일체형 메뉴들이다. 커피와 ‘함께’ 먹는 걸 넘어 ‘찍어’ 먹는 디저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커피 한 잔만 시켜도 비주얼적으로 풍성할뿐 아니라, 하나의 메뉴로 구성된만큼 음료와 디저트간의 합도 좋기 때문이다.
 
올드페리도넛의 대표 메뉴 '튜브라떼' [사진 올드페리도넛]

올드페리도넛의 대표 메뉴 '튜브라떼' [사진 올드페리도넛]

 핑크색 미니도넛이 올려진 라떼로 인스타에서 수천 개의 해시태그를 쌓은 카페가 있다. 한남동 ‘올드페리도넛’이다. 이태원의 커피 전문점 ‘페리로스터즈’가 지난해 12월 한남동으로 이전하면서 도넛샵으로 리브랜딩했다. 도넛을 띄운 ‘튜브라떼’, 우유 거품 위에 마시멜로를 올린 ‘솔티드카라멜라떼’ 등의 비주얼이 입소문을 타면서 오픈 4개월만에 인스타 성지로 자리잡았다. 관련 해시태그는 총 1만 2000개에 달한다(#올드페리도넛 5500여개, #oldferrydonut 2200여개, #튜브라떼 4300여개).
 
올드페리도넛의 외관.배의 갑판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올드페리도넛의 외관.배의 갑판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2일 오후 올드페리도넛을 찾았다. 위치는 한강진역 공영주차장 바로 뒷편이다. 한강진역 3번 출구에서 걸어서 2분 거리다. 창이 많고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는 회색 외벽 건물을 찾으면 된다. 눈에 띄는 간판은 없지만 주변이 복잡하지 않아서 찾기 어렵지 않다. 2층으로 올라와 왼쪽으로 꺾으면 바로 올드페리도넛이다.
 
높은 천장과 넓은 유리창이 탁 트인 느낌을 주는 올드페리도넛 내부.

높은 천장과 넓은 유리창이 탁 트인 느낌을 주는 올드페리도넛 내부.

 내부 인테리어는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다. 카운터·테이블·의자·조명 등이 모두 별다른 장식 없이 직선 또는 원형의 형태만 있는 나무 가구다. 높이가 낮아 대화를 나누기 좋은 원형 테이블, 일반 식탁 높이의 대형 테이블, 벽면에 붙어 혼자 앉기 좋은 테이블 등 좌석 구성이 다양하다.
 
도넛을 진열한 쇼케이스 겸 카운터와 커피를 만드는 바의 다리는 한옥을 모티브로 했다.

도넛을 진열한 쇼케이스 겸 카운터와 커피를 만드는 바의 다리는 한옥을 모티브로 했다.

한옥 천장의 서까래처럼 가로로 길게 매달린 조명이 보인다.

한옥 천장의 서까래처럼 가로로 길게 매달린 조명이 보인다.

김화선 작가와 함께 작업한 민화.

김화선 작가와 함께 작업한 민화.

그런데 이처럼 현대적인 느낌 속에 의외로 한국적인 포인트가 녹아 있다. 카운터 다리가 주춧돌 위에 나무기둥을 올린 모양이고, 천장에 가로로 길게 매달린 나무 조명은 한옥의 서까래를 떠올리게 한다. 천장으로 이어진 높은 벽에는 민화가 두 점 붙어 있다. 자세히 보면 까치가 앉은 나무에 도넛이 걸려 있고, 풍랑에 휩싸인 배 안에 색색깔 도넛이 가득 차있다. 김화선 한국화 작가와 올드페리도넛이 협업한 작품이다. 올드페리도넛 최민이 대표는 “어느 나라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도넛샵과는 다른 차별성을 갖고 싶었다”고 말했다.
 
쇼케이스에 진열된 다섯 종류의 수제도넛과 미니도넛박스.

쇼케이스에 진열된 다섯 종류의 수제도넛과 미니도넛박스.

최 대표는 페리로스터즈에서 사이드 메뉴로 도넛을 판매하다가 도넛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했다. 커피보다 도넛에 초점을 맞춘 올드페리도넛에서는 총 5가지의 수제도넛을 판매한다. 티라미수·라즈베리·피넛버터·코코넛·말차다. 모든 도넛 안에 생크림이 들어가 있다는 게 특징이다. 가격은 4500원에서 6000원 사이. 딸기·블루베리·라즈베리를 믹스한 베리도넛과 코코넛도넛, 마시멜로가 올라간 버터밀크도넛으로 구성된 미니도넛박스(1만원)도 인기다. 도넛들은 매일 새벽 5시부터 같은 건물 1층의 주방에서 만들어진다. 당일제조·당일판매가 원칙이다.

 
미니도넛박스, 솔티드카라멜라떼, 튜브라떼.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미니도넛박스, 솔티드카라멜라떼, 튜브라떼.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시그니처 메뉴인 ‘튜브라떼’에 올라가는 도넛은 핑크색 글레이즈로 코팅된 베리도넛이다. 최 대표는 “흔히 쿠키를 우유에 적셔 먹으면 맛있듯이, 도넛도 우유 거품에 살짝 적셔 먹으면 훨씬 맛있기 때문에 이같은 메뉴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음료 부분은 세 가지 레이어로 구성됐다. 도넛이 올려진 맨 윗부분엔 우유 거품이 있고, 가운데엔 진한 에스프레소 맛을 느낄 수 있는 커피 층이다. 바닥에 깔린 마지막 레이어는 에스프레소가 살짝 섞인 달콤한 우유다. 튜브라떼를 온전히 즐기려면 도넛이 너무 눅눅해지기 전에 우유 거품에 살짝 젖은 채로 건져 먹고, 커피는 섞지 말고 컵째 들어 기울여 마시는 게 좋다.
 
폭신한 마시멜로가 듬뿍 올라간 솔티드카라멜라떼도 인스타 단골 등장 메뉴다. 에스프레소 양이 맣아 플랫화이트에 가까운 튜브라떼와 달리 우유가 충분히 들어가 상대적으로 양이 많다. 소금의 짭짤한 맛과 마시멜로의 달콤함이 ‘단짠단짠’을 완성한다. 튜브라떼가 6500원, 솔티드카라멜라떼는 6900원이다.
 
화장실에 걸린 액자.

화장실에 걸린 액자.

화장실 바닥에 놓인 낡은 구명 튜브.

화장실 바닥에 놓인 낡은 구명 튜브.

 
가게 내부에 마련된 화장실에서 밧줄로 묶인 구명 튜브, 매듭법을 나타낸 액자 등 선박을 연상시키는 소품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올드 페리(오래된 여객선)’라는 이름에 걸맞은 인테리어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매주 화요일은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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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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