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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무슬림 로힝야족 학살 이어 이번엔 기독교계 카친족 탄압

중앙일보 2018.05.02 15:46
아웅산 수지가 이끄는 미얀마 정부가 이슬람교를 믿는 로힝야족 학살에 이어 이번엔 기독교계 카친족을 탄압하고 있다고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다. 카친족은 북부의 중국 접경 지역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으로 자치권 확대 등을 요구하면서 그동안 미얀마 정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올들어 난민 2만명 발생…살인ㆍ성폭행도"
중앙정부와 북부 소수민족 카친족 갈등
유엔 “민간 지역에 전투기 공습 중단해야”

지난 4월 미얀마 북부 카친주에서 정부군과 카친독립군(KIA)의 교전이 격화하자 카친족 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대피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4월 미얀마 북부 카친주에서 정부군과 카친독립군(KIA)의 교전이 격화하자 카친족 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대피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양희 유엔 미얀마특별보고관은 성명을 통해 “정부군과 카친족 반군의 교전이 격화되면서 민간인 희생이 늘고 있다”며 “최근 몇 주 동안 무력충돌로 인해 최소 10명의 민간인이 숨졌고 수백여 가구가 거주지를 떠나야 했다”고 말했다. 또 “민간인 거주 지역에 대한 정부군의 전투기 공습과 중화기 공격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엔에 따르면 최근 3주간 발생한 난민은 5000여 명에 달한다. 미얀마 정부가 구호물품을 전달하려는 차량마저 막아 현지에선 식량과 의약품 부족으로 카친족이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구호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는 국제법상 범죄에 해당하지만, 미얀마 정부는 “구호물자가 반군에 유입될 수 있어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미얀마 정부군과 반군의 전투를 피해 마을을 떠난 카친족 주민들 [AP=연합뉴스]

미얀마 정부군과 반군의 전투를 피해 마을을 떠난 카친족 주민들 [AP=연합뉴스]

 
현지 언론들은 “미얀마 북부에서의 정부군과 카친 독립군(KIA)간 충돌로 올 들어 2만명 가까운 난민이 발생했다. 분쟁 지역에서 고립돼 빠져나오지 못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주민들도 상당수“라고 전했다.  
인권단체와 난민들은 카친족에 대한 살인, 납치, 성폭행 등 심각한 인권유린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3월엔 정부군에 의해 체포됐던 카친족 남성 두 명이 암매장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달 12일에는 정부군의 박격포 공격으로 민간이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외신들은 미얀마 정부의 이같은 소수민족 탄압은 지난해 8월 본격화됐다고 분석했다. 서부 라카인 주에서 반군 토벌을 빌미로 로힝야족을 대량 학살한 것을 시작으로 각 지역의 소수민족들에 대해 강경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카친족 거주지역은 금 등 지하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어 이를 둘러싼 다툼이라는 해석도 있다.      
 
카친족을 탄압하는 미얀마 정부의 실권자 아웅산 수지.

카친족을 탄압하는 미얀마 정부의 실권자 아웅산 수지.

 
미얀마의 실질적인 실권자 아웅산 수지 국가자문역은 2015년 문민정부 출범 후 소수민족의 무장투쟁 종식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1948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불교도 버마족과 소수민족간 갈등과 분쟁이 끊이지 않아왔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군이 협상을 거부하는 일부 반군 단체와 소수 민족에 대한 강경진압에 나서면서 인권유린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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