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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사드, 테헤란 비밀창고 급습 … 핵문서 5만5000쪽 들고 나왔다

중앙일보 2018.05.02 00:42 종합 8면 지면보기
모사드 엠블럼

모사드 엠블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TV 연설에서 이란의 비밀 핵무기 개발 계획과 관련한 새로운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이는 이스라엘 정보 당국의 가장 위대한 성과 중 하나”라고 밝혔다. 네타냐후는 정보 당국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는 이스라엘의 해외정보공작국 모사드(Mossad)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이스라엘 고위관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사드가 이란 핵 관련 기밀들을 은닉한 의문스러운 창고를 테헤란에서 발견한 것은 2016년 2월이다. 약 반년 전 이란과 주요 6개국(P5+1)이 체결한 이란 핵 합의(JCPOA)에 따라 대이란 금융·경제 제재가 해제된 직후다.
 

‘이란 비밀 핵개발 계획’ 입수 전말
제재 해제된 2016년 초 창고 포착
2년간 감시하다 올 1월 작전 돌입
코헨 국장이 트럼프에 전모 보고

외관상 허름하고 평범한 이 창고를 모사드는 2년 가까이 감시하다가 지난 1월 어느 날 밤 특수 작전요원들을 투입해 급습했다. 이를 통해 0.5t 무게의 기밀 문건 및 자료 원본을 확보하고 곧바로 이스라엘로 옮겼다. 총 5만5000쪽에 이르는 문서와 CD(콤팩트디스크) 183장 등은 일명 ‘프로젝트 아마드’라는 이란의 비밀 핵무기 프로그램에 관련된 것들이었다고 네타냐후는 밝혔다.
 
NYT는 모사드의 요시 코헨 국장이 지난 1월 워싱턴 방문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작전의 전모를 보고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 측 공식 발표가 늦어진 것은 입수한 자료가 대부분 페르시아어로 돼 있어 독해에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에 적발된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 ‘프로젝트 아마드’가 ▶핵무기 디자인 ▶핵물질(nuclear core) 생산 ▶기폭장치를 포함한 핵 설비 완성 ▶핵실험 준비 ▶핵무기와 타 미사일의 통합 등의 내용으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이를 입증할 만한 문서·도표·발표자료·청사진·사진·비디오 등을 다수 확인했고 이를 미국과도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네타냐후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이란은 수도 한복판에서 벌어진 모사드의 작전에 꼼짝 없이 당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란 당국의 감시 속에서 모사드가 0.5t이나 되는 서류 일체를 어떤 형태로 감쪽같이 이스라엘로 방출할 수 있었는지도 미스터리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기관’으로 불리는 모사드는 이스라엘 국경 밖에서 전 세계를 상대로 벌이는 정보 수집과 암살·납치, 역정보 흘리기 등 공작활동을 담당한다. 특히 공작 후 아무런 증거를 남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2년 이란의 저명한 핵과학자 모스타파 아마드 로샨이 차량 폭발 사고로 숨졌을 때도 이란 당국은 이를 암살로 규정하며 배후에 모사드와 미 중앙정보국(CIA)이 있다고 주장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2007년부터 5년간 총 5명의 이란 핵과학자가 의문의 사건·사고로 숨졌다.
 
지난달 말레이시아에서 로켓 전문가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부가 암살됐을 때도 하마스는 사건의 배후로 모사드를 지목했다. 
 
강혜란·조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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