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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숨은 강자

중앙일보 2018.05.02 00:02 경제 11면 지면보기
<결승 1국> ●탕웨이싱 9단 ○구쯔하오 9단
 
2보(13~29)=1998년 중국 후베이성에서 태어난 구쯔하오는 아직 얼굴에 앳된 티가 가득하다. 실제로 보면 훨씬 어려 보이는데, 바둑을 둘 때만큼은 원로기사 못지않게 침착하고 차분하다. 그는 평소에도 정중하고 예의 바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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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삼성화재배가 열리기 전까지, 구쯔하오는 한국 바둑 팬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기사였다. 그렇다고 만만히 볼 수 없는 게, 중국에선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던 숨은 강자이기 때문이다. 입단 5년 만인 지난해, 세계대회인 춘란배에서 4위에 오르더니 삼성화재배 결승까지 오르는 등 그야말로 상승세가 폭발적이라 할 만하다.
 
실전으로 돌아와 흑이 13으로 3·3에 침입한 상황. 백은 어느 방향으로 좌하귀를 틀어막아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구쯔하오는 14로 오른쪽을 막았는데, 하변을 전략적 요충지로 삼은 것이다. 여기에선 물론 '참고도'처럼 백1로 막아서 좌변에 힘을 실어주는 작전도 가능하다. 한순간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판의 바둑이 펼쳐진다는 것이 자못 흥미롭다.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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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역시 흥미로운 작전이다. 지금은 25자리를 치받는 게 시급하지만, 흑이 A를 차지하면 곤란하다고 본 것이다. 우하 백 넉 점이 사방에서 포위되기 때문이다. 말없이 20, 22로 응원군을 심어두는 작전이 현명했다. 선수를 잡은 흑이 23을 차지하는 건 당연한 수순.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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