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마트폰·노트북에 눌린 태블릿, 교육용·가격으로 반격

중앙일보 2018.05.02 00:02 경제 6면 지면보기
한때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대항마로 부상했던 태블릿이 요즘 시들하다. 크기나 특성이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중간이라는 장점이 되레 약점이 됐다.
 

작년 전 세계 출하량 6.5% 하락
업체들, 교육특화 제품으로 공략
40만원 이하 모델로 가격 경쟁도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태블릿 출하량은 1억6350만 대로, 전년 대비 6.5% 하락했다. 키보드와 연결해서 쓸 수 있는 탈착식 태블릿을 제외하면 출하량 하락 폭(-7.6%)은 더 크다.
 
태블릿을 찾는 수요가 줄어든 데는 스마트폰의 화면이 커진 영향이 크다. 애플이 지난해 말 내놓은 아이폰X 화면 크기는 5.8인치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내놓은 갤럭시S9+는 6.2인치다.
 
그러자 태블릿 업체는 아예 화면을 더 키워서 노트북과의 경쟁에 나섰다. 애플은 노트북 크기의 아이패드 프로를 내놨다. 지난해 내놓은 제품은 화면 크기가 12.9인치다.  
 
노트북 대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비싼 가격 때문이다. 아이패드 프로(10인치 이상) 가격은 79만9000~99만9000원으로, 웬만한 노트북 값이다.
 
반면 노트북은 점점 가볍고, 얇아지고 있다. 국내에선 2014년 무게가 980g인 노트북 ‘LG 그램’이 나오면서 무게가 1㎏ 이하이면서 두께가 2㎝를 넘지 않은 울트라 슬림 노트북이 쏟아지고 있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노트북(소비자용) 10대 중 7대는 울트라 슬림이다. 판매량은 2013년 59만대에서 지난해 135만대로, 4배 성장했다.
 
아예 태블릿 겸용으로 쓸 수 있는 노트북도 있다. 지난해 말 나온 삼성전자 ‘노트북 펜’은 전자펜(S펜)이 탑재된 노트북이다. 펜촉(0.7㎜)이 가늘고 필기구 압력을 4000단계로 감지해 자연스럽고 정교한 작업을 할 수 있다. 화면은 360도 회전할 수 있고, 화면을 뒤로 접으면 영락없는 태블릿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서피스 랩톱’도 화면을 손이나 전자펜(서피스 펜)으로 터치할 수 있다. 배터리 성능도 좋아졌다. LG 그램은 한번 충전하면 최대 31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협공에 눌린 태블릿은 ‘교육 특화’와 ‘가격’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교육용 시장을 노린 태블릿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해 세계 교육 시장에서 117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구글은 최근 에어서와 함께 크롬 OS를 실행하는 교육용 태블릿인 ‘에이서 크롬북 탭 10’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9.7인치 화면에 스타일러스 펜 기능, 증강현실(AR)도 이용할 수 있다.
 
세계 태블릿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애플도 아이폰 X의 최신 기술을 도입한 교육용 아이패드를 이달 말 선보일 예정이다.
 
태블릿 가격은 40만원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 아마존은 ‘파이어’와 ‘킨들’로 지난해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태블릿 시장 2위로 뛰어올랐다. 지난해에만 태블릿 1670만대를 팔아 전년 대비 50% 성장했다. 파이어와 킨들 가격은 250~360달러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갤럭시 탭 A 8.0’(8인치)을 출시했다. 출고가(와이파이 버전)는 26만4000원이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2020년까지 태블릿 출하량은 연평균 1.8% 줄어들 전망”이라며 “다만 노트북의 장점을 담은 키보드 분리형인 ‘티태처블 태블릿’ 시장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