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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적법도급 총력대응"…삼성 노조방해 '마스터플랜' 발견

중앙일보 2018.04.30 16:12
검찰은 최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서비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중앙포토]

검찰은 최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서비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중앙포토]

2015년 이후 3년 만에 재개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설립 방해 의혹’ 재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경총, 삼성전자 사측 지시받고
노조와 단체협상 진행한 의혹
창조컨설팅 출신 변호사에게
'사전 교육' 맡겼는지 수사대상

검찰이 확보한 삼성전자서비스의 ‘(서비스) 안정화 마스터플랜’에는 ‘고용노동부 적법도급 총력대응’이라는 항목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검찰은 지난 26일 경영자 단체인 경영자총협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경총이 삼성전자를 대신해 정부 기관에 로비했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는 최근 압수물 분석을 통해 경총 인사·노무 담당 임직원들이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들과 최소 한 달에 한 번 이상 회의를 하며 교섭 상황을 조율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 관계자는 “경총은 삼성의 부당노동 행위에 공모했거나 최소한 이를 방조했다는 혐의가 있다”고 말했다. 경총은 2013~2014년 서비스센터 사장들로부터 위임을 받고 노조와 단체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공모, 노사 단체교섭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킨 것 아니냐는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팀은 경총 임원 중 일부가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설립 방해 혐의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정황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이 확보한 삼성전자서비스의 ‘(서비스) 안정화 마스터플랜’ 내 ‘고용노동부 적법도급 총력대응’ 항목에는 ▶적법도급 판단 유도 ▶고용부에 출석할 서비스센터 직원 사전교육 ▶상황 종결 때까지 지역구 국회의원 사무실 지속 방문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고 한다.
 
특히 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가 노무법인 ‘창조컨설팅’ 출신 변호사를 채용한 다음, 협력업체(서비스센터) 직원을 상대로 고용노동청 조사 직전 '사전 교육'을 실시했다는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변호사는 삼성전자서비스로부터 매달 2000~300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수사팀은 마스터플랜에 적혀있는 대로 실제 부당노동행위가 이뤄진 증거로 파악하고 있다. 
 
나두식 금속노조 산하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은 “삼성은 원청 업체인 삼성전자서비스가 직접 전면에 나서는 대신, 경영자 단체인 경총을 내세워 삼성의 입장을 대변하도록 치밀하게 설계했다”며 “삼성이 고용부를 비롯한 국가기관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등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마스터플랜 문건이 작성됐던 2013년 7~9월까지 고용부는 삼성전자서비스의 간접고용 형태가 ‘불법파견’에 해당하는지 전국적인 근로감독을 진행했다. 당시 서울고용노동청은 삼성 미래전략실 소속 노무 담당 임원 등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한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물 등을 확인하는 대로 수사를 진전시켜 나갈 계획”이라면서도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대로 ‘삼성 최고위 경영진들까지 이번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는 기사는 현 상황에선 사실과 상당히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급식업체 삼성웰스토리 등 타 계열사의 노조 설립 방해 의혹 역시 이번 수사 대상에는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고 한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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