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투 시대, 책으로 배우는 페미니즘

중앙일보 2018.04.30 15:00
[더,오래] 반려도서(28)
『혼자서 본 영화』
혼자서 본 영화

혼자서 본 영화

정희진 / 교양인 / 1만3000원
 
여성학자이자 영화광인 정희진이 20년 동안 보고 정리한 영화에 관한 기록이다. 책에는 28편의 영화가 담겼다. 실제로 저자는 책 제목처럼 혼자서 영화 보기를 즐긴다는데 '나 홀로 극장에'라는 뜻이 아닌 영화와 나만의 대면, 나만의 느낌, 나만의 해석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영화 속 여성의 삶은 현재를 사는 우리와 특별히 다르지 않다. 일본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의 주인공 마츠코를 보자.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당하기를' 반복하며 중산층 가정 출신의 음악 교사에서 사회 밑바닥으로 떨어지지만 피해자가 아니다. 피해의식도 없고, 억울해하지도 않는다. 세상과 싸우고 자기 방식이 옳음을 믿었다. 저자는 말한다. 어려운 일이지만 조금 힘을 내서 우리 자신을 지켜내는 바람직한 방식을 찾을 수 있으면 한다고. 피해도 억울한데, 자신을 미워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말이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속 상사 미란다(메릴 스트립)를 보며 현실의 여성 리더를 떠올려보기도 한다. "압도적으로 남성화된 사회에서, 여성의 성공은 남성성을 얼마나 잘 재현하느냐와 직결된다. 여성으로서 성공한 것이 아니라, 여성인데도 불구하고 성공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

나혜석 지음·장영은 엮음 / 민음사 / 1만2000원
 
나혜석. 신여성으로 살다 객사한 여자 혹은 자유주의자, 시대를 앞서 나간 여성 예술가 정도로 소비되는 나혜석에 관한 이야기다. 책은 전통적인 여성관에 도전하며 불꽃 같은 삶을 살다간 나혜석의 글과 삶을 엮었다. 그가 남긴 17편의 소설, 논설, 수필, 대담을 가려 뽑고 현대어로 순화했다. 근대 여성 지식인의 삶과 사상을 연구 중인 장영은 성균관대 한국학연계전공 초빙교수의 해설을 더했다. 책은 5부로 구성됐다. 가부장제에 대한 비판, 남성 이기주의 고발, 페미니즘 육아관 등 나혜석의 의식과 직업관, 문학관, 정치의식을 엿볼 수 있다. 
 
각 부 말미마다 나혜석과 함께 이광수, 김기진, 김억 등 네 명의 문인이 1930년대 당시 미혼 남녀들이 결혼을 늦게 하는 만혼 풍조를 비평하는 '만혼 타개 좌담회'를 담았는데 현재와 겹쳐 흥미롭다.  
 
관련기사
공유하기
서지명 서지명 더,오래 팀 필진

더,오래 경제필진을 발굴하고 에디팅하고 있습니다. 시골에 내려가 책 읽고 글 쓰는 노후를 꿈꾸며 '로컬라이프'와 '반려도서'를 연재합니다. 노후, 은퇴라는 말만 들어도 숨이 '턱' 막힌다면 '더,오래'에 오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