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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 그림 스위스 2만5000명 공동구매해 일반에 전시

중앙일보 2018.04.30 02:00
스위스 주민 2만5000명이 공동구매한 피카소의 작품 [AFP]

스위스 주민 2만5000명이 공동구매한 피카소의 작품 [AFP]

 피카소의 작품을 온라인에서 모인 2만5000명이 구매해 스위스의 현대미술관에 전시하고 있다. 미술계 큰 손이나 재력가들이 거장의 작품을 수집해 소유하는 것과 달리 다수가 십시일반으로 작품을 공동구매해 일반인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1억원짜리 최소 5만4300원씩 십시일반
온라인 커뮤너티 통해 모여 공동 소유
"꼭 내 거실에 걸려있을 필요 있나요"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피카소의 1968년작 'Buste de mousquetaire'(소총병의 흉상)이란 작품을 스위스 주민 2만5000명이 구매했다. 해당 작품의 가격은 200만 스위스 프랑(약 21억6800만원)에 달했다. 온라인 공동구매 단체가 제안해 이뤄졌는데, 해당 작품을 400만명이 산다고 가정하고 한 명당 5만4300원가량을 내자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구매에 참여한 이들은 최소 해당 금액을 내고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을 공동 소유하게 된 셈이다.
 
 해당 단체 측은 “일반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것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생각이었다"며 “당초 많은 이들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지만 거부할 수 없는 도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작품은 현재 제네바 현대미술관에 전시돼 있다. 공동구매에 참여한 이들은 무료로 미술관에 입장할 수 있다. 개인별로 지급된 카드를 해당 작품 옆에 설치된 기기에 인식시키면 “구매에 동참해줘 감사하다"는 메시지와 함께 이름이 디지털 화면에 나타난다. 앞으로 이 작품은 다른 미술관 등으로 이동해 계속 일반에 전시될 예정인데 다음 전시장을 결정할 때도 구매에 참여한 이들의 의견을 구할 예정이다.
 
 구매에 참여한 마리-클로드 로베리는 “내가 그림을 소유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지는 않지만 이런 단체 행동에 참여할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다"며 “나는 이 그림을 좋아하지만 집 거실에 꼭 걸어두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현대미술관을 찾아 자신이 공동구매한 작품을 살펴보던 장 마크 사레디는 “나는 병원에서 일하는데 피카소 그림을 공동구매하는 데 작은 도움을 줬을 뿐”이라며 “내가 피카소의 작품을 직접 보는 것도 처음인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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