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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링크 강요하는 네이버의 오만한 제안

중앙일보 2018.04.30 01:21 종합 30면 지면보기
네이버가 지난 26일 인링크(네이버 내에서의 뉴스 소비) 제휴를 맺고 있는 124개 언론사 앞으로 아웃링크(네이버에 노출된 기사를 클릭하면 각 언론사 사이트로 넘어가는 방식) 도입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짤막한 e메일을 하나 보냈다. 구체적 설명 없이 “‘구글 방식의 아웃링크’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큰 틀에서 아웃링크 전환에 참여할지, 현행 인링크를 유지할지 5월 2일 오후 1시까지 회사 차원의 공식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네이버가 생각하는 ‘구글 방식’이 무엇인지는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아웃링크 제휴 방식을 택하면 네이버가 제공해 오던 전재료를 비롯한 모든 광고 수익 배분을 중단하겠다는 것만 밝혔다.
 
네이버의 일방적인 e메일 설문조사는 겉으로는 여론 수렴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사실상 시장지배적 지위를 앞세운 또 다른 갑질에 불과하다. 우선 아웃링크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네이버는 아웃링크 제휴사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 이미 온라인 뉴스 유통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를 지속하는 한 아웃링크를 택한 언론사도 인링크 제휴사와 똑같이 메인뉴스 면에 노출해야 한다는 얘기다. 네이버는 아웃링크 전환 이후 뉴스 면 노출 여부에 대해선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네이버가 인링크 제휴 언론사의 기사만 뉴스 면에 노출시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독자적인 온라인 창구가 취약한 언론사일수록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인링크를 선택할 공산이 크다.
 
일방적인 전재료 중단 역시 불공정한 갑질로 볼 수밖에 없다. 네이버는 “구글도 아웃링크 방식이라 전재료를 주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는 일부만 사실이다. 한국 시장에서 구글은 네이버와는 다르다. 구글은 모바일에 ‘구글 앱(애플리케이션)’을 깐 일부 사용자에게만 뉴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검색 등 본연의 서비스로 수익을 올린다. 하지만 네이버는 웹이든, 앱이든 모든 모바일 메인 화면에 자의적으로 편집한 뉴스를 배치해 사용자를 모으는 ‘미끼’로 활용한다. 뉴스 클릭으로 인한 직접적 광고 수익 외에도 뉴스가 기여하는 수익이 크기에 뉴스 서비스를 접지 않는 한 언론사들에 공정한 수익 배분을 해야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네이버는 언론사들에 불과 일주일 만에 ‘깜깜이 양자택일’을 강요하고 있다. 이게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갑질이 아니면 뭔가.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의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독점에 따른 불공정한 시장교란 행위를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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