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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숫자론 가능…정치 현안과 섞이면 성과 희석 경계론도

중앙일보 2018.04.29 19:40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공동사진기자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을 놓고 여야의 힘겨루기가 시작될 조짐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일부 야당은 “국회가 판문점 선언을 비준해 정상회담을 뒷받침하자”는 입장이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구체적인 비핵화 프로세스가 누락돼 수용할 수 없다”는 맞서고 있다.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근거는 ‘남북관계 발전법’에 규정돼 있다. 이 법 21조 3항에는 “국회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남북합의서 또는 입법 사항에 관한 남북합의서의 체결ㆍ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고 명기돼있다. 국회 동의에는 재석 의원 과반의 참석과 참석자 과반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국회 재석 의원은 293석으로 147석 이상이 과반이다. 현 의석수는 민주당 121석, 한국당 116석, 바른미래당 30석, 민주평화당 14석, 정의당 6석, 민중당ㆍ애국당 각 1석, 무소속 4석이다. 이 중 민주당ㆍ평화당ㆍ정의당ㆍ민중당은 찬성이 확실시되고, 무소속에서도 정세균 국회의장과 손금주ㆍ이용호 의원이 찬성표를 던질 걸로 보인다.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 중 평화당과 정치적 행보를 같이하는 3명을 합치면 148석이 돼 과반을 채운다.
 
여기에 바른미래당도 “국회 비준을 통해 추진력을 확보해야 한다”(권성주 대변인)는 입장이라 의석수만 따지면 통과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는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를 업그레이드한 남북 기본협정을 체결한 뒤 국회 비준을 받아 향후 남북관계의 기본 틀로 삼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본협정 체결을 검토했다.
 
 
 
그러나 제1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비준을 표결로 밀어붙이는 건 정치적 부담이 따른다. 국회에서 비준을 놓고 여야 힘 대결을 벌일 경우 정상회담 성과가 정치적 공방 속에 희석될 가능성도 있다. 여권 일각에선 민주당원댓글조작사건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 속에 남북 정상회담이 한데 엉킬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국회 비준 여부는 법제처 등 관련 부처의 검토를 거쳐 판단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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