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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사업가가 운전기사 월급 대납? 은수미 與성남시장 후보 논란

중앙일보 2018.04.29 17:53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을 지낸 은수미(55) 더불어민주당 경기 성남시장 후보가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에게 운전기사의 월급과 차량유지비 등을 지원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은 후보는 모든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야당 후보들은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장 후보의 의원 시절 모습 [중앙포토]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장 후보의 의원 시절 모습 [중앙포토]

 

은수미 성남시장 후보 조폭 연루 의혹 일파만파
조폭 출신 사업가가 운전기사 월급 1년간 대납 의혹
은 "운전기사 아닌 자원봉사자, 사업가와도 알지 못해"
野 후보군 "은 후보 즉시 사퇴해야" 주장

은 후보의 개인 운전기사로 일했다는 A씨는 최근 한 언론에 "2016년 6월부터 1년간은 후보의 개인 운전기사로 일했는데, 월급 200만원과 기름값·차량유지비 등을 성남시에 있는 한 기업에서 대신 냈다"며 "해당 기업이 2016년 12월 이후 급여를 지급하지 않아 생계 곤란으로 기사직을 그만뒀다"고 주장했다. 
 
A씨가 월급 등을 받았다고 주장한 업체는 성남시에 있는 무역업체 K사다. 
이 회사의 대표 이모(38)씨는 2년 전까지만 해도 건실한 사업가로 알려졌다. 중국의 글로벌 기업 '샤오미'와 국내 공식 총판 계약을 맺었고, 2016년 11월에는 성남시로부터 ‘중소기업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실상은 조직폭력배였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이씨는 성남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국제마피아파 행동대원 출신으로 경찰 관리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씨가 검찰 수사망에 오른 건 지난해 초 중국 칭다오 등에 사무실을 두고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던 사실이 들통나면서다. 1년 동안 도피 행각을 벌였지만 결국 지난해 12월 붙잡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박재억)는 이씨가 140억원을 탈세한 혐의 등을 추가로 밝혀내 지난 18일 그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 [뉴스1]

검찰. [뉴스1]

이씨는 자신의 사건을 담당한 경찰을 매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가 성남의 한 경찰서 강력팀장의 아내를 K사 직원으로 채용해 3700만원의 급여를 허위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뇌물을 건넸다"고 검찰은 밝혔다.
 

전도유망한 사업가로 위장한 이씨가 당시 비례대표 국회의원이던 은수미 후보를 포함해 정치권에도 손을 뻗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이씨는 은 후보가 성남 중원구 국회의원 출마를 준비하던 2015년 12월엔 선거 사무실을 직접 찾아 사진을 찍기도 했다. 2016년 1월 K사가 운영했던 블로그엔 "은수미 국회의원 북콘서트 출판기념회에 K사가 의전 활동을 했다"고 올라와 있다. 이 블로그는 현재 폐쇄된 상태다.
이에 대해 은 후보 측은 "후보가 국회의원 출마를 준비했을 당시 이씨가 선거 사무실을 방문해서 사진을 찍긴 했지만, 방문객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개인적인 친분이나 일면식은 있는 사이는 아니다"라며 "북콘서트도 의전은 보좌관들이, 안내 등은 자원봉사자들이 했다. 의전을 했다는 것은 그쪽의 주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성남시장 야당 후보군은 은 후보에게 "당장 사퇴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박정오 자유한국당 성남시장 후보는 "은 후보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사실관계를 밝히고 진실규명을 위한 수사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도 논평을 내고 "범죄 연루 의혹을 받는 은 후보가 기초단체장 중에서도 손꼽히는 요직인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경기 성남시장 후보가 SNS에 올린 입장문 [사진 페이스북 화면 캡처]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경기 성남시장 후보가 SNS에 올린 입장문 [사진 페이스북 화면 캡처]

은 후보 측은 "이번 의혹은 정치적 음해"라고 주장했다.
은 후보는 "A씨는 2016년 6월경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뜻을 밝혀와 간간이 도움(운전)을 받았던 사람"이라며 "A씨와 이씨 사이에 어떤 거래가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또 "K사의 대표에게 한 푼의 불법정치자금도 수수하지 않았고 차량 운전 자원봉사와 관련된 지원도 요청한 적 없다"며 "치졸한 음모와 모략, 정치적 음해를 즉각 중단하라"고 덧붙였다. 
 
이씨를 둘러싼 검찰 수사도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은 후보 지원 논란이 불거진 데다 이씨가 도박 불법 사이트 운영으로 벌어들인 돈을  정ㆍ관계 로비에 벌였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도박 사건을 수사하는 도중 발견된 수상한 자금 흐름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시를 관할하는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서 관련 사건을 맡게 될 공산도 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내주 중으로 성남지역 정치권에서 고소나 고발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며 “추이를 지켜본 뒤 적절히 사건을 배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남=최모란 기자,박사라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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