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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블록체인에 '판문점 선언' 새기다…“모든 데이터 사라져도 판문점 선언은 영원”

중앙일보 2018.04.29 13:47
28일 오전 생성된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551만7596번째 블록에는 특별한 내용이 담겨 있다. 전날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 “한반도에 더는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던 판문점 선언 전문이다. 일단 블록체인에 기록되면 해킹과 수정이 불가능하다(현재까지 발견된 사례는 없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존재하는 한 이 선언문은 불멸할 것이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판문점 선언을 기록한 류기혁(27) 씨는 29일 “개발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세상이 모든 데이터가 사라져도 이더리움 551만7596번째 블록에 기록된 판문점 선언문은 이더리움이 사라지지 않는 한 영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더스캔 화면. 화면 아래의 '문자로 변환(Convert to UTF8)' 버튼을 누르면 16진수로 기록된 데이터가 판문점 선언 전문으로 바뀐다. 출처: 이더스캔 (www.etherscan.io)

이더스캔 화면. 화면 아래의 '문자로 변환(Convert to UTF8)' 버튼을 누르면 16진수로 기록된 데이터가 판문점 선언 전문으로 바뀐다. 출처: 이더스캔 (www.etherscan.io)

 
블록체인은 거래 원장을 분산저장하는 기술이다. 각각의 거래 내용이 담긴 블록이 체인처럼 연결돼 있다고 해서 블록체인(Blockchain)이라고 부른다. 블록체인 기술을 처음 적용한 사례가 비트코인이다. 주로 금융 거래에 특화됐다. 뒤이어 등장한 이더리움은 블록에 금융 이외의 정보를 포함할 수도 있다. 이더리움은 보통 2세대 블록체인으로 물류ㆍ유통ㆍ헬스케어ㆍ부동산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활용된다.
 
류 씨는 자신에게 0 이더리움을 송금하는 거래를 만들면서 거래 정보로 판문점 선언 전문을 넣었다. 쉽게 말해 은행에서 돈을 보낼 때, ‘비고’ 혹은 ‘적요’란을 활용했다고 보면 된다. 다만, 은행 이체와는 달리 누구나 이 글을 볼 수 있고 영원히 지워지지도 않는다.
 
이더리움 거래내역을 조회할 수 있는 사이트 이더스캔(www.etherscan.io)에서 거래값(Txhash)으로 ‘0xe4ee15d3f63db8464a649e3237ed83e930f9b3e40e842537a626745d1c96553c’을 입력하면 두 지갑 주소 간에 0이더를 보낸 거래가 나온다. 이 거래에서 수수료(가스)는 0.005208384이더(약 3750원)가 나왔다. 이를 문자로 변환(Convert to UTF8)하면 판문점 선언 전문이 나온다.  
위 그림의 아래 쪽에 위치한 '문자로 변환(Convert to UTF8)' 버튼을 누르면, 16진수로 기록된 데이터가 판문점 선언 전문으로 바뀐다(아래). 출처: 이더스캔 (www.etherscan.io)

위 그림의 아래 쪽에 위치한 '문자로 변환(Convert to UTF8)' 버튼을 누르면, 16진수로 기록된 데이터가 판문점 선언 전문으로 바뀐다(아래). 출처: 이더스캔 (www.etherscan.io)

류씨는 이어 영문으로 된 판문점 선언문도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새겼다. 이더리움 트랜잭션 거래값(Txhash)은 ‘0xf56d81301da93f71368ad7f8d605648d77be6edb13e8875cf3e5906f38d1b548’이다. 류씨 외에도 이더리움 블록체인 551만9220번째 블록(거래값 '0x19f28edde98319167781cbf2e78cfcc5e6d1bd70f6ba1bb38f0dcb742c219aa0’)에는 송정수 인포그래픽웍스 대표가 올린 판문점 선언 전문이 담겨 있다.

자료: 이더리움재단

자료: 이더리움재단

 
자신을 게임 개발자 출신이라고 소개한 류씨는 “역사적인 기록을 블록체인 상에 기록하고, 웹사이트로 보여주는 서비스를 만들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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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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