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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안개비·그늘텐트…더위사냥 시작한 '대프리카'

중앙일보 2018.04.29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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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사냥 시작한 대구 →20일부터 활동 '대구 폭염TF팀'
지난해 여름 대구 계산동 한 백화점 앞에 등장한 조형물. [중앙포토,'실시간 대구' 페이스북 캡처]

지난해 여름 대구 계산동 한 백화점 앞에 등장한 조형물. [중앙포토,'실시간 대구' 페이스북 캡처]

더위사냥에 나선 대프리카 대구의 다양한 폭염 대비책. 대구의 한 공원에 설치된 쿨링포그. [사진 대구시]

더위사냥에 나선 대프리카 대구의 다양한 폭염 대비책. 대구의 한 공원에 설치된 쿨링포그. [사진 대구시]

'대프리카'는 대구를 지칭한다. 5월 말부터 8월 사이 대구가 아프리카만큼 덥다는 뜻에서 붙은 별명이다. 대구는 진짜 덥다. 최근 10년간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을 기록한 날이 연평균 11.2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지난해 6월 37.2도를 기록했고, 지난해 7월엔 국내 10년간 여름철 최고기온인 38.4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구의 한 가정집에 바나나가 열렸다는 소식은 '뜨거운 대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계란이 도로에 깨져 계란 후라이가 되는 것을 표현한 이색 조형물까지 대구에 있을 정도다. 
더위사냥에 나선 대프리카 대구의 다양한 폭염 대비책. 대구 도심에 마련된 물놀이장. [사진 대구시]

더위사냥에 나선 대프리카 대구의 다양한 폭염 대비책. 대구 도심에 마련된 물놀이장. [사진 대구시]

대구시 중구 계산동 현대백화점 대구점 앞에 설치된 달걀프라이, 녹아내린 라바콘 조형물. [연합뉴스]

대구시 중구 계산동 현대백화점 대구점 앞에 설치된 달걀프라이, 녹아내린 라바콘 조형물. [연합뉴스]

이런 대구가 30억원을 들여 본격적인 '더위사냥'에 나선다. 다음 달 20일부터 활동을 시작하는 '대구시 폭염 TF팀'을 중심으로 해서다. 도로 표면에 특수 도료 바르기, 인공 안개비 뿌리기, 텐트 치기, 파라솔 세우기 등 폭염에 맞선 다양한 더위 대비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대프리카의 더위사냥 비법인 셈이다. 

인공안개비·물수건·그늘 텐트
쿨루프·쿨페이브먼트·클린로드

더위사냥에 나선 대프리카 대구의 다양한 폭염 대비책. 파라솔 처럼 생긴 그늘막. [사진 대구시]

더위사냥에 나선 대프리카 대구의 다양한 폭염 대비책. 파라솔 처럼 생긴 그늘막. [사진 대구시]

먼저 올해 처음 준비한 대비책은 '쿨페이브먼트'다. 도로 표면의 열 축적을 방지하는 특수 도료 등으로 도로를 칠하는 폭염 대비책. 도로 표면 온도를 10도 이상 낮출 수 있다는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서울 노원구 마들로와 대학로 일부 구간, 일본 도쿄 삼성당 서점 앞엔 2015년 시범 시공돼 현재 모니터링이 진행 중인 폭염 대비책이다. 대구시는 다음달 중 시청 앞 도로와 주차장, 달서구 신당네거리 동편 5개 차로에 쿨페이브먼트를 시공한다. 
 
대구발 인공안개비 9개 추가

'쿨링포그'는 더 확대한다. 파이프에 노즐을 촘촘하게 설치한 뒤 물을 안개처럼 분사하는 시스템이다. 일종의 대구발 인공 안개비다. 미세한 물 분자가 기화하면서 열을 빼앗아 주위 온도를 3∼5도 낮춘다. 2014년 여름 대구 국채보상공원에서 최초 등장한 이후 지난해까지 2·28기념공원, 김광석 길, 동성로, 근대골목 등 13곳에 쿨링포그가 설치됐다. 대구시는 다음 달 중으로 달서구 월광수변공원 등 9곳에 추가로 쿨링포그를 더 설치한다. 대프리카의 간판 폭염 대비책인 쿨링포그는 서울과 광주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벤치마킹해갔다. 
쿨루프 도료 설치 전후 모습.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다. [사진 대구시]

쿨루프 도료 설치 전후 모습.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다. [사진 대구시]

지난해 처음 도입했던 ‘쿨루프’도 대상을 더 넓힌다. 쿨루프는 햇빛과 태양열을 반사하는 특수 도료를 건물 지붕에 칠해 건물의 온도를 낮추는 폭염 대비책이다. 지난해 대구시는 지역 소방서 건물과 대구사격장, 보건환경연구원 등 8곳에 쿨루프를 시공했다. 그랬더니 쿨루프 시공이 된 건물 옥상 표면 온도는 섭씨 41도 정도를, 시공이 안 된 건물(섭씨 61도 정도)과 20도 이상 차이를 보였다. 대구시 측은 "노인종합복지회관 등 40개 건물에 쿨루프를 추가 시공한다"고 설명했다. 
 
80명 들어가 더위 피하는 그늘 텐트 등장 
지난해 도심 주요 교차로에 30여개가 등장해 화제가 됐던 ‘몽골식’ 텐트는 올해 설치하지 않는다. 강풍 등으로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있다는 국민권익위원회 권고에 따라서다. 대신 ‘그늘막 쉼터’ 가 몽골식 텐트를 대신한다. 대구시는 높이 3.5m, 폭 5m짜리 고정형 파라솔 같은 개념인 커다란 그늘막 40여개를 대구 도심 곳곳에 친다. 관광객이나 시민들이 도로 한편에 세워진 그늘막에서 잠시 더위를 피하며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릴 수 있다. 일종의 간이 폭염 대피소로 그늘막 안은 외부 온도보다 섭씨 10도 정도 낮다. 한번에 80여명이 들어가 폭염을 피할 수 있는 '그늘 텐트'도 동구 불로시장 어울림극장 앞에 처음 설치된다. 
더위사냥에 나선 대프리카 대구의 다양한 폭염 대비책. 대구 도심에 마련된 야영장. [사진 대구시]

더위사냥에 나선 대프리카 대구의 다양한 폭염 대비책. 대구 도심에 마련된 야영장. [사진 대구시]

'물병 작전'도 편다. 대구시는 2013년 여름부터 시민들에게 폭염특보 발효 때마다 시원한 물이 담긴 물병을 나눠주고 있다. 봉사자들이 냉동 탑차에 물병을 싣고 다니면서다. 공원이나 도시철도 역사, 도심 주요 교차로 부근에 탑차를 세워두고 시민들에게 물을 건넨다. 물병은 일반적인 생수병과 같이 생겼다. 다만 기업에서 만드는 생수가 아니라 대구시가 만든 달구벌 맑은 물이란 이름의 병입 수돗물이다. 지난해엔 6월부터 8월까지 16만7200병을 시민에게 전달했다. 3000여개의 부채도 나눴다. ‘쿨스카프’로 불리는 ‘물수건’도 지난해처럼 올해도 나눈다. 땀을 식히라면서 쪽방 거주주민 등 저소득층에게 물수건을 전한다. 
 
물놀이장도 곳곳에 연다. 북구 함지공원, 동구 신암근린공원, 수성구 수성근린공원, 서구 이현공원 등 11곳이나 된다. 지난해 북구 산격동 산격대교 아래 잔디광장(8500여㎡)에 만든 야영장도 올해 운영한다. 여름 전엔 시민들이 운동하거나 산책하는 곳으로 쓰이는 곳이다. 
대구의 클린로드 시스템. [중앙포토]

대구의 클린로드 시스템. [중앙포토]

대구 만촌네거리~계명대역 사이 9.1㎞에 도심 바닥 온도를 낮추는 클린로드 시스템도 올해 가동한다. 2013년부터 가동 중인 대구의 클린로드는 도로 바닥에 물을 수시로 뿌려주는 폭염 대비 장치다. 도로 자체의 온도를 20도 이상 낮춘다. 
시각적인 시원함을 주는 벽천분수도 있다. 지하에 있는 대구 도시철도 역사 대합실 60여곳은 여름철에 폭염대피소로 깜짝 변신한다. 대합실엔 선풍기·정수기·의자 등이 갖춰진다.
이정길 대구시 자연재난과 폭염 담당자는 "살수 작업을 하고, 도심에 커다란 나무를 심어 '나무 그늘'을 만들고, 분수대와 시원한 물을 수시로 마실 수 있는 음수대도 여러 곳에 설치해 대프리카 폭염을 관광객과 시민들이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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