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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 11년만에 다시 손잡은 순간 ‘코스피 2500 돌파’

중앙일보 2018.04.27 16:20
남과 북의 두 정상이 11년 만에 다시 손을 잡았다. 국내 주식시장은 이 만남에 ‘환호’로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을 맞잡고 판문점 군사 분계선을 넘은 그 순간 코스피는 2500선을 넘어섰다.
 
2007년 이후 11년 만의 남북 정상회담 시작을 30분 앞둔 27일 오전 9시 코스피는 전일 대비 2.11포인트(0.89%) 상승한 2497.75로 출발했다.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 시간이 다가오면서 코스피 상승세에 속도가 붙었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지역에 갔다 다시 남측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지역에 갔다 다시 남측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그리고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 처음으로 악수를 하는 순간(오전 9시 29분) 코스피는 2504.94로 올라섰다. 두 정상이 판문점 경내를 돌고 전통 의장대 호위와 의장대 사열을 하고 평화의집으로 들어가는 순간까지 코스피는 2500선 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코스피가 장중 2500선을 돌파한 건 지난달 22일 이후 한 달여 만의 일이다.  
 
장중 코스피가 다시 2500선 아래로 떨어진 건 김 위원장의 방명록 서명(오전 9시 42분)과 두 정상의 기념사진 촬영(오전 9시 43분)이 끝나고 나서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평화의집 접견실로 이동해 비공개 환담(오전 9시 44분~오전 10시 15분)을 나누는 사이 코스피 상승 속도는 꺾이며 2400대로 도로 내려앉았다.
 
국내 주식시장은 두 정상이 환하게 웃으며 걷는 모습에 환호했지만 오후까지 이 분위기가 지속되진 않았다. 실제 성과가 나오기까지 여러 관문을 거쳐야 하고 상당 기간의 협상도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시작되면서부터는 국내 증시는 조심스러운 움직임으로 돌아갔다. 이날 코스피는 하루 전보다 16.76포인트 상승한 2492.40으로 최종 마감했다. 오르긴 했지만 그 폭은 크지 않았다.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둘러싼 기대와 불안이 이날 하루 증시에 교차했다.
 
남북 경협주 역시 코스피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두 정상이 만나는 순간 급등했다가 오후 회담이 무르익는 시점엔 전날과 비슷한 수준에서 움직였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 좋은사람들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악수를 한 오전 9시 29분을 전후한 시간 전일 대비 7.21% 오른 713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오후 들어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하루 전보다 50원(0.75%) 소폭 오른 6700원으로 마감했다. 신원(0.47%), 이화전기(-0.6%), 현대건설(-1.75%) 등 주요 경협주 주가는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문재인 대통령(왼쪽 가운데)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오른쪽 가운데)이 27일 판문점 평화의집 2층 회담장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왼쪽 가운데)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오른쪽 가운데)이 27일 판문점 평화의집 2층 회담장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그래도 시장의 시각은 기대 쪽에 쏠려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번 (3차 남북 정상)회담의 3대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 구축, 남북 관계 진전”이라며 “북한의 핵 문제의 핵심 의제 부각, 이후 바로 북미 정상회담이 대기가 돼 있다는 점에서 1, 2차 정상회담과는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물론 ‘코리아 디스카운트(남북 분단과 안보 불안으로 한국 주식시장과 국내 기업의 가치가 같은 수준의 다른 국가에 비해 낮게 평가되는 현상)’의 극적인 해소, 국내 증시의 급격한 상승을 섣불리 전망할 상황은 아니다. 아직은 넘어야 할 고비가 많이 남아있다.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전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남북 정상의 만남 모습이 생중계 되고 있다. 이날 오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연합뉴스]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전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남북 정상의 만남 모습이 생중계 되고 있다. 이날 오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연합뉴스]

김현진 NH선물 연구원은 “북한의 핵 실험 중단 선언, 미ㆍ중 정상의 종전 선언 지지 등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으나 금융시장의 반응은 제한적”이라며 “(한국의) CDS 프리미엄(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은 40bp(1bp=0.01%) 후반에서 추가 하락이 제한되고 있고 외국인은 증시에서 최근 5거래일 동안 약 2조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연구원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예비 회담 성격이 짙고 핵심 의제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인식이 지배적으로, 이번 회담 결과는 포괄적인 선언에 그칠 듯”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5~6월로 예정된 북ㆍ미 정상회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장의 긴장감이 쉽게 풀리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의 (남북 관계) 상황 전개 속도는 기대를 넘어선다. 하지만 상징적 의미가 큰 정상급 대화와 달리, 실무적 단계에서 북핵 문제 해결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때문에 경제적 효익이 금융시장에 전달되는 것 역시 상당한 시간이 요구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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