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남북정상 대화록①] 文 “백두산에서 만나자” 金 “만리마 속도전으로”

중앙일보 2018.04.27 15:05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만남이 27일 판문점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28분 역사적인 첫 악수를 시작으로 오전에 오갔던 두 정상의 대화를 재구성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에서 처음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에서 처음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군사분계선(MDL)
▶문=“어서오세요”
▶김=“반갑다. 이 역사적인 장소에서 만나니까, 또 대통령께서 (군사)분계선까지 나와서 맞이해준 데 대해서 정말 감동적이다”
▶문=“여기까지 온 것은 위원장의 큰 용단인 것 같다”
▶김=“아, 아니다”
▶문=“역사적인 순간이다”
▶김=“반갑다”
▶문=“남측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나”
▶김=“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그런 뒤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MDL 북쪽으로 잠시 넘어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통의장대 도열의 중간에 서서 자유의 집 우회도로를 걸어서 이동하고 있다.[판문점 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통의장대 도열의 중간에 서서 자유의 집 우회도로를 걸어서 이동하고 있다.[판문점 공동취재단]

 
◇의장대 행렬
▶문=“외국도 전통의장대를 좋아한다. 그런데 오늘 보여준 전통의장대는 약식이라 아쉽다. 청와대 오면 훨씬 좋은 장면을 보여드릴 수 있다”
▶김=“아, 그런가요. 대통령께서 초청해 주면 언제라도 청와대에 가겠다”
 
◇의장대 사열 뒤
▶김=“오늘 이 자리에 왔다가 사열을 끝나고 돌아가야 하는 (수행원) 분들이 있다”
▶문=“그럼 가기 전에 남북 공식 수행원 모두 기념으로 사진을 함께 찍었으면 좋겠다”
 
◇‘평화의 집’ 1층 로비
▶김=“(민정기 화백의 ‘북한산’ 그림을 보면서) 이건 어떤 기법으로 그린 것이냐”
▶문=“서양화인데, 우리 동양적 기법으로 그린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사전 환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사전 환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화의 집’ 1층 환담장
▶문=“(벽에 걸려있는 김중만 작가의 ‘훈민정음’ 작품을 소개하며) 이 작품은 세종대왕이 만든 훈민정음의 글씨를 작업한 것이다. 여기에 보면 ‘서로 사맛디’는 우리말로 ‘서로 통한다’는 뜻이고, 글자에 미음이 들어가 있다. ‘맹가노니’는 ‘만들다’라는 뜻이다. 거기에 기역을 특별하게 표시했다. 서로 통하게 만든다는 뜻이고, ‘사맛디’는 ‘미음’은 문재인의 미음, ‘맹가노니의’ ‘기역’은 김 위원장의 기역이다”
▶김=“(웃으며) 세부에까지 마음을 썼다”
 
▶문=“여기까지 어떻게 오셨느냐”
▶김=“새벽에 차를 이용해 개성을 거쳐 왔다. 대통령께서도 아침에 일찍 출발 하셨겠다”
▶문=“저는 불과 52km떨어져 있어 한 시간 정도 걸렸다”
▶김=“대통령께서 우리 때문에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하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는데, 새벽에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됐겠다”
▶문=“김 위원장께서 우리 특사단이 갔을 때 선제적으로 말씀을 줘서 앞으로 발 뻗고 자겠다”
▶김=“대통령께서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 불과 200m를 오면서 왜 이리 멀어보였을까, 또 왜 이리 어려웠을까 생각했다. 원래 평양에서 문 대통령을 만날 줄 알았는데 여기서 만난 것이 더 잘됐다. 대결의 상징인 장소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가지고 보고 있다. 오면서 보니 실향민들과 탈북자, 연평도 주민 등 언제 북한군의 포격이 날아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분들도 오늘 우리 만남에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봤다. 이 기회를 소중히 해서 남북 사이에 상처가 치유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분단선이 높지도 않은데 많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다 보면 없어지지 않겠나”
▶문=“청와대에서 오는데 도로변에 많은 주민들이 환송을 해 주었다. 그만큼 오늘 우리 만남에 대한 기대가 크다.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파주) 대성동 주민들도 다 나와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우리 어깨가 무겁다. 오늘 판문점을 시작으로 평양과 서울, 제주도, 백두산으로 만남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장백폭포’ ‘성산일출봉’ 그림을 가리키며) 왼쪽에는 장백폭포 그림이 있고, 오른쪽에는 제주도 성산일출봉 그림이 있다”
▶김=“문 대통령께서 백두산에 대해 나보다 더 잘 아는 것 같다”
▶문=“나는 백두산을 가본 적이 없다. 그런데 중국 쪽으로 백두산을 가는 분들이 많더라. 나는 북측을 통해서 꼭 백두산에 가보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환담하고 있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환담하고 있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김=“문 대통령이 오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 평창 올림픽에 갔다 온 분들이 말하는데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 남측의 이런 환영에 있다가 북에 오면 참으로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 우리도 준비해서 대통령이 오면 편히 모실 수 있게 하겠다”
▶문=“앞으로 북측과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이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 이런 것이 6ㆍ15, 10ㆍ4 합의서에 담겨 있는데 10년 세월 동안 그리 실천하지 못했다. 남북 관계가 완전히 달라져 그 맥이 끊어진 것이 한스럽다. 김 위원장께서 큰 용단으로 10년 동안 끊어졌던 혈맥을 오늘 다시 이었다”
▶김=“기대가 큰 만큼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큰 합의를 해놓고 10년 이상 실천을 못했다. 오늘 만남도 그 결과가 제대로 되겠나 하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짧게 걸어오면서 정말 11년이나 걸렸나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 우리가 11년간 못한 것을 100여일 만에 줄기차게 달려 왔다. 굳은 의지로 함께 손잡고 가면 지금보다야 못해질 수 있겠나. 대통령님을 제가 여기서 만나면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래도 친서와 특사를 통해 사전에 대화를 해 보니 마음이 편하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중요하다”
 
“김여정, 남쪽에서 스타됐다”고 하자 얼굴 발그레
▶문=“(배석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가리키며) 김 부부장은 남쪽에서는 아주 스타가 되었다. (좌중이 크게 웃었고, 김 부부장은 얼굴이 빨개졌다고 청와대는 설명함) 오늘의 주인공은 김 위원장과 나다.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잘 할 것이다. 과거에는 정권 중간이나 말에 늦게 합의가 이뤄져 정권이 바뀌면 실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제가 시작한 지 이제 1년차다. 제 임기 내에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달려온 속도를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다”
▶김=“김여정 부부장의 부서에서 ‘만리마 속도전’이라는 말을 만들었는데, 남과 북의 통일의 속도로 삼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살얼음판을 걸을 때 빠지지 않으려면 속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말이 있다”
▶문=“과거를 돌아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다”
 
▶김=“이제 자주 만나자. 이제 마음 단단히 굳게 먹고 다시 원점으로 오는 일이 없어야겠다. 기대에 부응해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자. 앞으로 우리도 잘하겠다”
▶문=“북측에 큰 사고가 있었다고 들었다. 수습하느라 고생이 많았겠다. 김 위원장께서 직접 나서 병원에 들러 위로도 하고, 특별 열차까지 배려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김=“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자고 왔고, 우리 사이에 걸리는 문제들에 대해 대통령님과 무릎을 맞대고 풀려고 왔다. 꼭 좋은 앞날이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문=“한반도의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다. 그러면서도 세계와 함께 가는 우리 민족이 돼야 한다. 우리 힘으로 이끌고 주변국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평화의 집’ 2층 회담장 인사말
▶문=“멀리서 왔으니 인사 말씀 먼저 하시죠”
▶김=“제가 어떤 마음가짐 가지고 200m 거리나 되는 짧은 거리를 오면서, 아까 말씀렸지만, 정말 군사분계선을 넘은 것은, 분리선도 사람이 넘기 힘든 높이로 막힌 것도 아니고 너무나 쉽게 넘어오는 분리선을 넘어서 여기까지, 역사적인 이 자리까지 11년이 걸렸는데, 오늘 걸어오면서 보니까 ‘왜 이렇게 시간이 오랬 걸렸나. 왜 이렇게 오기 힘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 이 역사적인 자리에서, 기대하는 분들도 많고 또 지난 시기처럼 아무리 좋은 합의나 글이 나와도, 발표돼도,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면 오히려 좋은 결과가 좋게 발전하지 못하면, 기대를 품었던 분들한테 오히려 더 낙심을 주지 않겠나. 앞으로 정말 마음가짐을 잘하고 정말 우리가 잃어버린 11년 세월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정말 수시로 만나서 걸린 문제를 풀어나가고 마음을 합치고 의지를 모아서, 그런 의지를 가지고 나가면 우리가 잃어버린 11년이 아깝지 않게, 우리가 좋게 나가지 않겠나, 이런 생각도 하면서 정말 만감이 교차하는 속에서 한 200m를 걸어왔다. 오늘 이 자리에서 평화ㆍ번영, 북남관계가 정말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는 그런 순간에 이런 출발점에 서서, 그 출발선에서 신호탄을 쏜다하는, 출발 신호탄을 쏜다하는 그런 마음가짐 가지고 여기에 왔다. 오늘 현안 문제들, 관심사가 되는 문제들 툭 터놓고 이야기하고 그래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또 앞으로 이 자리를 빌어서 우리가 지난 시기처럼 또 원점에 돌아가고 이행하지 못하고, 이런 결과보다는 우리가 앞으로 마음가짐을 잘하고 앞으로 미래를 내다보면서 지향성 있게 손잡고 걸어나가는 계기가 돼서 기대하시는 분들의 기대에도 부응하고, 오늘도 결과가 좋아서, 오기 전에 보니까 오늘 저녁에 만찬 음식 가지고 많이 이야기하던데,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져왔다. 가져왔는데, 대통령께서 편안한 마음으로 평양냉면, 멀리 온, 멀다 말하면 안 되갔구나. (좌중 웃음) 좀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 오늘 정말 허심탄회하게, 진지하게, 솔직하게, 이런 마음가짐으로 오늘 문재인 대통령님과 좋은 이야기를 하고 또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를 하고, 그래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걸 문재인 대통령 앞에도 말씀드리고, 기자 여러분들한테도 말씀드린다”
 
관련기사
관련기사
▶문=“오늘 우리 만남을 축하하듯이 날씨도 아주 화창하다. 우리 한반도의 봄이 한창이다. 이 한반도의 봄, 온 세계가 주목을 하고 있다.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여기 판문점에 쏠려 있다. 우리 남북의 국민들, 또 해외동포들이 거는 기대도 아주 크다. 그만큼 우리 두 사람 어깨가 무겁다고 생각한다. 우리 김정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순간 이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산실이 되었다. 우리 국민들, 또 전 세계의 기대가 큰데 오늘의 이 상황을 만들어낸 우리 김정은 위원장의 용단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하고 싶다. 오늘 우리 대화도 그렇게 통 크게 대화를 나누고 또 합의에 이르러서 우리 온 민족과 또 평화를 바라는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자, 오늘 하루 종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만큼 그동안 10년 동안 못다한 이야기, 오늘 충분히 나눌 수 있도록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평화의 집’ 2층 회담장 마무리 발언
▶김=“내가 말씀드리자면 고저 비행기로 오면 제일 편안하니까, 우리 도로라는 게 불편하다. 제가 오늘 내려와 보니까 이제 (문 대통령이 북한에) 오면 공항에서 영접 의식을 하고, 이렇게 하면  잘 될 것 같다”
▶문=“그 정도는 또 담겨 놓고, 닥쳐서 논의하는 맛도 있어야죠”
▶김=“오늘 여기서 다음 계획까지 다 할 필요는 없지요”
▶문=“아주 오늘 좋은 논의를 많이 이뤄서, 아주 우리 남북의 국민들에게,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아주 선물이 될 것 같다.”
▶김=“많이 기대하셨던 분들한테, 물론 이제 시작의,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겠지만 우리 오늘 첫 만남과 오늘 이야기된 게 발표되고 하면 기대했던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기대를 만족을 드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판문점=공동취재단,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