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별도 성명 없이 출발한 文대통령…DJ‧盧 방북전 메시지 들어보니

중앙일보 2018.04.27 08:53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남북정상회담장인 판문점으로 향하기 위해 청와대를 출발, 광화문 광장을 지나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남북정상회담장인 판문점으로 향하기 위해 청와대를 출발, 광화문 광장을 지나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8시 6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으로 향했다.
 
당초 청와대 출발 직전 문 대통령이 대국민 메시지를 남길 것으로 관측됐지만, 이날 별도의 성명은 없었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를 출발하면서 별도의 메시지를 내지 않기로 한 것은 회담을 차분하게 가져가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진행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방북 전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회담에 임하는 소감과 바람을 전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냉전이 종식되는 계기 되길”
2000.06.13. 첫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 순안공항으로 출발하는 김대중 대통령 내외. [남북정상회담 공식사이트]

2000.06.13. 첫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 순안공항으로 출발하는 김대중 대통령 내외. [남북정상회담 공식사이트]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00년 6월 13일부터 1박 2일 간 평양에서 김 국방위원장과의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평양 순안공항 출발 전인 2000년 6월 13일 오전 9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대국민 메시지를 남겼다.
 
“평양에서 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갖게 될 것입니다”라고 운을 뗀 김 전 대통령은 “55년 동안 영원히 막힐 것 같이 보였던 정상회담의 길이 이제 우리 앞에 열리게 됐습니다. 이 길이 열리기까지는 무엇보다 남북의 화해와 협력, 그리고 평화통일을 바라는 국민 여러분의 한결 같은 염원과 성원의 힘이 컸습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서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터놓고 이야기 해야겠습니다”며 “그리하여 오해도 풀고 상대의 생각도 알고 하는 가운데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고자 합니다”고 말했다.
 
또 “저의 이번 평양 길이 평화와 화해에의 길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제거하고 남북 7천만 모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냉전종식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고 밝혔다.
 
평양으로 향하는 서울발 비행기에 올라탄 김 전 대통령은 44분 뒤인 13일 오전 10시 27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김 전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두 정상은 같은 날 평양 소재 영빈관 격인 백화원 초대소에서 첫 회담을 진행했다.
 
[전문] 김대중 전 대통령, 방북 전 대국민 메시지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부터 이박삼일 동안 평양을 방문합니다. 민족을 사랑하는 뜨거운 가슴과 현실을 직시하는 차분한 머리를 가지고 방문 길에 오르고자 합니다.
 
평양에서 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갖게 될 것입니다.
 
지난 55년 동안 영원히 막힐 것 같이 보였던 정상회담의 길이 이제 우리 앞에 열리게 된 것입니다. 이 길이 열리기까지는 무엇보다 남북의 화해와 협력, 그리고 평화통일을 바라는 국민 여러분의 한결같은 염원과 성원의 힘이 컸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를 드려마지 않습니다.
 
국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은 물론 지금 전세계가 남북정상회담을 축복하고 있습니다. 평화와 협력의 성과가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은 만난다는 그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세기 이상 대결로 일관해 오던 남과 북이 이제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 만나는 것만으로도 큰 진전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서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터놓고 이야기 해야겠습니다. 그리하여 오해도 풀고 상대의 생각도 알고 하는 가운데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고자 합니다. 이해가 커질수록 평화와 협력도 커질 것입니다.
 
모든 문제를 이번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로 의견이 일치한 것부터 합의해 나가겠습니다.
 
합의를 이루지 못한 부분은 다음 정상회담으로 넘기거나 남북의 책임 있는 당국자에게 계속 논의하도록 할 것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의 이번 평양 길이 평화와 화해에의 길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제거하고 남북 7천만 모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냉전종식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저의 평양 길이 정치, 경제, 문화, 관광, 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이 크게 실현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저의 이번 방문이 갈라진 이산가족들이 재결합을 이루어 혈육의 정을 나누는 계기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있습니다. 저의 이번 평양 방문은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남북간의 계속적이고 상시적인 대화의 길이 되어야 할 것이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도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이제 국민 여러분의 뜻을 모아 북녘 땅을 향해 출발하겠습니다. 제가 민족사적 소임을 다 할 수 있도록 각별한 지원을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노무현 전 대통령 “장벽은 무너질 것 입니다”
 2007.10.02. 군사분계선(MDL)을 넘기 위해 차에서 내린 노무현 대통령 내외. [남북정상회담 공식 사이트]

2007.10.02. 군사분계선(MDL)을 넘기 위해 차에서 내린 노무현 대통령 내외. [남북정상회담 공식 사이트]

 
첫 번째 만남이 항로였다면 두 번째 회담은 육로를 통한 방북길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 전 국방위원장과의 ‘제2차 남북정상회담’은 2007년 10월 2일부터 4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됐다.
 
2007년 10월 2일 오전 8시 청와대를 출발한 노 전 대통령은 1시간여 만인 오전 9시 5분, 권양숙 여사와 함께 군사분계선(MDL) 30m 지점에서 하차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도보를 통해 군사분계선을 넘는 길. 군사분계선을 의미하는 노란색 선 앞에 당도한 노 전 대통령은 국민을 향해 짤막한 메시지를 남겼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오늘 이 자리에 선 심경이 착잡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여기 있는 이 선이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민족을 갈라놓고 있는 장벽입니다 “이 장벽 때문에 우리 국민들은, 우리 민족들은 너무 많은 고통을 받았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번에 대통령으로서 이 금단의 선을 넘어갑니다 “제가 다녀오면 또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마침내 이 금단의 선도 점차 지워질 것입니다. 장벽은 무너질 것입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의 이번 걸음이 금단의 벽을 허물고 민족의 고통을 해소하고, 고통을 넘어서서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는 그런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고 전했다.
 
[전문] 노무현 전 대통령, 방북 전 대국민 메시지
국민 여러분, 오늘 중요한 일을 하러 가는 날이라서 가슴이 무척 설레는 날입니다. 그런데 오늘 이 자리에 선 심경이 착잡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 여기 있는 이 선이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민족을 갈라놓고 있는 장벽입니다.
 
이 장벽 때문에 우리 국민들은, 우리 민족들은 너무 많은 고통을 받았습니다. 발전이 정지돼 왔습니다.
 
다행히 그동안 여러 사람들이 수고해서 이 선을 넘어가고 또 넘어왔습니다. 저는 이번에 대통령으로서 이 금단의 선을 넘어갑니다. 제가 다녀오면 또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마침내 이 금단의 선도 점차 지워질 것입니다. 장벽은 무너질 것 입니다.
 
저의 이번 걸음이 금단의 벽을 허물고 민족의 고통을 해소하고, 고통을 넘어서서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는 그런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성공적으로 일을 마치고 돌아올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잘 다녀오겠습니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