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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다’…납득 가는 경미범죄 96% 선처

중앙일보 2018.04.27 08:26
경기남부경찰청 [연합뉴스]

경기남부경찰청 [연합뉴스]

 
경찰이 경미한 범죄로 입건된 피의자의 사정을 고려해 처벌을 감경하는 경미범죄심사 제도를 통해 대부분 선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3월 경미범죄심사위원회 개최 건수는 총 167건으로 이 가운데 160건(95.9%)을 선처했다.
 
올 1월 4일 오후 2시께 경기도 한 노인복지회관에서 24만원 상당의 전기밥솥을 훔친 A(83)씨가 절도 혐의로 형사 입건됐다.
 
경찰은 A씨가 102세 홀어머니를 봉양하고 있는 데다 고령이고,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했다는 사정을 참작해 ‘즉결심판’으로 처분을 감경해줬다.
 
즉결심판은 20만원 이하의 벌금·과료나 30일 미만 구류에 해당하는 경미한 위법행위에 대해 경찰서장이 청구해 처벌하는 제도다.
 
지난달 6일 한 마트에서 세제와 조미료 등 1만2000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B(43·여)씨는갑상선 수술로 인해 더는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생활비가 모자라 순간적으로 범행했다는 점이 참작돼 훈방됐다.
 
‘경미범죄심사’ 제도는 비교적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초범 피의자의 사정을 참작해 구제해주는 제도다. 형사 입건자는 즉결심판으로 감경하고, 즉결심판 대상자는 훈방처분으로 선처한다.
 
올해 1∼3월 형사 입건자 147명 중 143명(97.3%)이 즉결심판으로 감경됐고, 즉결심판 대상자 20명 중 17명(85%)은 훈방됐다.
 
심사위원회는 경찰서장이 위원장을 맡고 경찰 내외부 인사 등 5∼7명으로 구성된다. 심사 대상 사건은 사안이 경미하고, 피의자가 고령이거나 장애인,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사회적 약자인 경우로, 재범 우려 등을 고려해 감경 여부를 결정한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를 조사해 선처할 수 있는 피의자는 선처함으로써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법을 집행하고 있다”라며 “간혹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는 말이 맞는 피의자도 있어 이들을 선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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