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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대신 탄산수…” 15장 빼곡한 회장 부부 매뉴얼

중앙일보 2018.04.27 05:51
회장 일가 일러스트(왼쪽)와 채널A가 공개한 회장 부부 응대 대한항공 매뉴얼. [사진 연합뉴스·채널A]

회장 일가 일러스트(왼쪽)와 채널A가 공개한 회장 부부 응대 대한항공 매뉴얼. [사진 연합뉴스·채널A]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아내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대한항공 비행기에 탑승했을 때 승무원들이 숙지해야 하는 매뉴얼을 26일 채널A가 공개했다. 이는 몇달 전 승무원들에게 배포된 것이라고 한다.
 
A4 용지 15장 분량의 이 매뉴얼에는 특별 지시사항 90여개가 적혀 있다. ‘물을 달라’고 하면 탄산수와 얼음을 준비하고 레몬을 넣어야 한다거나 밥은 용기의 3분의 2만 퍼서 뚜껑에 밥이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늘 빵을 충분히 데운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대화할 때 태도를 언급한 부문도 있는데, 회장 부부가 지적과 문의를 하는 경우 '아는 척을 하지 말라'고 지시하고 있다. 회장이 시정을 지시한 사항은 반드시 윗선에 보고하되 그 내용은 철저히 동료들에게 함구하라는 부분도 있다. 
 
이런 매뉴얼은 회장 일가가 비행기에 탑승할 때마다 새롭게 배포되고, 지적 사항은 빠짐없이 기록돼 수시로 업데이트된다. 이 같은 매뉴얼은 회장 부부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조현아 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맞춤 매뉴얼도 따로 있다. 즉 회장 일가 중 누가 탑승하느냐에 따라 매뉴얼 내용이 달라지는 것이다.  
 
승무원들은 회장 일가가 탑승할 때마다 매뉴얼을 실수 없이 수행하기 위해 예행연습을 해보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5년 9월에는 승무원이 스테이크를 주문받으면서 고기의 익힘 정도를 의미하는 ‘미디움 레어’와 ‘미디움’을 잘못 알아들어 지적을 받았다는 내용과 지시사항에 대한 복명복창을 철저히 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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