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울대 교수팀, 뇌에서 '기억이 저장되는 장소' 세계 최초로 찾아냈다

중앙일보 2018.04.27 03:00
강봉균 서울대 교수. [사진 서울대]

강봉균 서울대 교수. [사진 서울대]

 
강봉균(57)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연구원 최준혁, 심수언, 김지일, 최동일)이 뇌에서 기억이 저장되는 장소를 세계 최초로 찾아냈다. 기억과 관련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 부위인 해마의 시냅스 중에서 ‘기억 저장 시냅스’의 위치를 찾아낸 것이다. 시냅스는 두 신경세포 사이의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계의 최소 단위다. 한 신경세포에는 수천 개의 시냅스가 있다. 
 
인간의 기억은 복잡한 두뇌 활동뿐 아니라 단순한 일상생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기억이 뇌의 어디에, 어떻게 저장되는지는 신경과학계의 중요한 연구 분야 중 하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1949년 캐나다의 심리학자인 도널드 헵(Donald O. Hebb)이 “기억은 신경세포의 시냅스에 저장되며, 학습에 의한 시냅스의 변화가 기억의 물리적 실체다”고 주장한 이후 이 학설은 그동안 학계에서 유력한 것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실험적으로 증명된 적은 없었다.
 
서울대 연구팀은 ‘기억 저장 시냅스’를 찾기 위해 하나의 신경세포에 있는 수많은 시냅스를 두 가지의 형광색으로 표시해 구분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뇌의 신경세포 모식도. 여러 시냅스 중에서 검정 화살표로 표시된 곳이 기억 저장 시냅스다. [자료 서울대]

뇌의 신경세포 모식도. 여러 시냅스 중에서 검정 화살표로 표시된 곳이 기억 저장 시냅스다. [자료 서울대]

 
연구팀은 ‘dual-eGRASP’라고 부르는 이 새로운 기술을 생쥐의 뇌에 적용해 시냅스를 분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생쥐에게 공포 기억을 학습시키면서 뇌의 변화를 관찰하는 이 실험에서 특정 시냅스의 밀도와 크기가 증가한 것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 부분을 ‘기억 저장 시냅스’라고 결론 내렸다. 생쥐가 학습한 공포 기억이 강할수록 이 시냅스들이 커지는 것도 관찰됐다. 연구팀은 “기억 저장 시냅스들이 기억의 세기를 직접적으로 반영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신경세포의 시냅스들을 구분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기억이 저장되는 위치를 규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치매나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기억과 관련 질병의 원인을 밝히고 치료법을 찾아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초연구지원사업으로 진행된 이 연구의 내용은 27일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송우영 기자 song.wooyeo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