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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글로컬] ‘적폐청산’ 내걸고 새 적폐 만드는 민주당

중앙일보 2018.04.27 01:45 종합 20면 지면보기
김방현 내셔널부 기자

김방현 내셔널부 기자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의 행태가 잇달아 구설에 오르고 있다. 시의원 후보자를 내정해 놓고 추가 공모를 하는가 하면 카페에서 주류를 제공했다가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경고를 받기도 했다. 민주당 중앙당이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등을 놓고 갈팡질팡 하는 와중에 지역에서까지 눈총을 받는 양상이다. 민주당 대전시당 위원장은 박범계(대전 서을) 국회의원이다.
 
민주당 대전시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8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서구 제3선거구 시의원 후보자 모집 공고를 냈다. 공고를 본 A씨는 공천을 신청했다. 하지만 대전시당은 뒤늦게 A씨에게 “후보자가 이미 내정돼 있다”고 통보했다. A씨는 “후보자가 내정돼 있는데 왜 추가공모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집권당이 이렇게 국민을 우롱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대전시당 관계자는 “공천 과정에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박범계 위원장과 대전시당 사무처장 등은 지난 3월 29일 카페에서 기자들에게 술을 대접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선관위로부터 경고처분을 당했다. 당시 사무처장은 술값 16만 5000원을 갚지 않고 명함을 줬다. 대전시당 관계자는 “법인카드 한도가 초과해 연락처가 적힌 명함을 주고왔다가 다음날 술값을 갚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하기도 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지난 3월 특정 대전교육감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해 교육자치법 위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같은 ‘안하무인 ’식의 행태를 놓고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높은 지지율에 취해 오만해졌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높이니 거리낄게 없고 우리가 하는 게 곧 ‘정의’이자 ‘민주주의’가 아니냐”고 생각한다는 것이다.하지만 정의나 민주주의는 특정 세력이나 정당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민의 뜻과 정의를 독점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국민까지 불행한 길로 접어들 수 있다. 민주당은 늘 적폐 청산을 주장한다. 하지만 자신들이 또 다른 적폐를 생산하는 건 아닌지 돌이켜 볼 일이다.
 
김방현 내셔널부 기자 kim.bangh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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