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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간 강사, 학생 16명 폭행 … 싹싹 빌자 “네가 파리냐” 또 때려

중앙일보 2018.04.27 00:31 종합 18면 지면보기
서울 서대문구의 한 중학교에서 시간제 강사가 이달 초 1학년 학생 16명을 과하게 체벌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강사가 학생들의 멱살을 잡고 목을 조르는 등 폭행을 했다고 학부모들은 주장하고 있다.
 

학교 측 “학생·학부모 주장 과장”
교육청 “계약 만료돼 징계 어려워”

26일 이 학교에 따르면 미술교사가 개인 사정으로 일주일 휴가를 내서 시간제 강사가 대신 수업을 맡은 중에 사건이 벌어졌다. 이 강사는 지난 3일 ‘수업에 집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생 10여 명에게 수업 후 교실 청소를 지시했다. 이후 강사가 학생 중 일부가 복도에 나와 있는 것을 보고 주변 학생까지 16명을 일렬로 세운 뒤 무차별 폭행을 했다는 게 학생과 학부모들 주장이다. 차례대로 학생의 멱살을 잡아 세게 흔들고 목을 조르거나 볼을 잡아 비틀었으며, 주먹으로 학생들의 허벅지나 팔뚝 등을 때렸다는 것이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선 교사나 강사가 학생을 훈육·훈계 시에 도구나 신체 등을 이용해 신체에 고통을 가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010년 이후로 체벌을 전면 금지해 왔다.
 
사건을 목격한 학생들은 일부 학생이 매를 맞고 비틀거리자 강사가 “신파극을 찍느냐”고 비웃었으며 겁에 질린 학생이 “잘못했다”고 빌자 “(싹싹 비는 걸 보니) 네가 파리냐”고 비아냥대며 때렸다고 전했다.
 
사건 당일 피해 학생의 학부모들은 학교에 항의했고 학교 측은 이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다. 이어 이튿날 이 학교 학생부장과 아동보호전문기관 담당자가 피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술서를 받았다.
 
학교 측은 “강사가 체벌한 것은 사실이지만 학생·학부모 주장이 사실보다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학교 측이 ‘큰일이 아니다’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항의하며 강사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학생생활과 이주석 장학사는 “사과는 개인의 ‘양심의 자유’에 속한 부분이라 학교가 강제할 수 없으며 해당 강사는 시간제 계약이 만료돼 인사 조치 등 징계가 어렵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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