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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금강산 그림에 백두대간 기 담았죠

중앙일보 2018.04.27 00:13 종합 27면 지면보기
금강산을 배경으로 선 신장식 작가. [사진 신장식]

금강산을 배경으로 선 신장식 작가. [사진 신장식]

“금강산을 통해 우리 민족의 기운을 표현하려면 사이즈가 꽤 커야 한다고 생각했죠. 가로 길이가 7m에 달할 정도로 그림을 길게 그린 이유입니다. 이 그림에 제가 담고 싶었던 것은 우리 민족의 웅장하고 상승하는 기운, 그 역동하는 생명력이었습니다.”
 

정상회담장 작품 화가 신장식 교수
봉우리 하늘로 웅비하는 모습 표현
“남북간 미술 교류도 이뤄졌으면”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판문점 평화의집 2층 회담장에 걸릴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을 그린 신장식(국민대 교수·59) 작가의 말이다.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은 가로 6m 81㎝, 세로 1m 81㎝에 달하는 대형 화폭에 금강산 절경을 담은 작품. 26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내 그림이 판문점 평화의 집에 걸린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2층 회담장 벽에 걸린다는 사실은 어제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남북의 두 정상이 이 그림 앞에서 함께한다는 사실이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고 덧붙였다.
 
"얼마 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연락이 왔는데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 그림이 어디 있느냐고 묻더군요. 2001년에 그린 작품인데, 다행히 제가 소장하고 있었죠.”
 
상팔담은 금강산 절경 중에서 절경으로 꼽힌다. 금강산 옥류동 계곡을 올라가면 나오는 구룡폭포 위 8개의 연못이 있는 곳을 가리킨다. 작가는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은 하늘에 핀 꽃과 같다 해서 천화대로 불린다”며 "봉우리들이 하늘로 웅비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백두대간의 에너지를 담기 위해 선을 단순하게 표현하고, 푸른색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신 작가는 일명 ‘금강산 화가’로 불린다. 1993년부터 지금까지 지난 25년간 금강산 그림으로 연 개인전만 20여 차례가 넘는다. 서양화를 전공한 그가 금강산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 88년 서울 올림픽 미술 조감독을 맡으며 자연히 전통적인 아름다움에 눈길이 갔다는 그는  "산하의 아름다움을 그려보자고 결심했는데, 당시엔 금강산을 직접 볼 수 없어 조선시대 금강산 그림과 일본 작가가 찍은 사진 등을 보며 그렸다”고 했다.
 
88년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하며 그때 금강산을 처음 찾았다는 그는 "이전에 ‘관념 산수화’에 머물던 그림이 이때 이후로 ‘실경 산수화’로 바뀌었다”고 했다. 그 후 10년간 금강산을 10여 차례 방문하고,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가지 못했다. "금강산은 겸재 정선으로부터 한국 회화사에서 가장 중요한 테마였다”고 강조하는 그는 자신이 "금강산은 한민족의 기운을 상징하는 백두대간의 꽃”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금강산의 에너지를 받아 한반도에 평화가 자리 잡기를 기원한다”며 "앞으로 남북 미술 교류도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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