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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구조조정 사령탑 “한국GM 견고한 업체로 거듭날 것”

중앙일보 2018.04.27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대니얼 암만 GM본사 총괄사장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GM 대책특별위 와의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GM과 산업은행은 7조7000억원을 한국GM에 투입하는데 합의했다. [뉴시스]

대니얼 암만 GM본사 총괄사장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GM 대책특별위 와의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GM과 산업은행은 7조7000억원을 한국GM에 투입하는데 합의했다. [뉴시스]

“(한국GM 경영 정상화를 위한) 중요한 문제는 거의 끝났다.”
 

대니얼 암만 총괄사장 방한
산은과 신규 투입 자금 규모 합의
“경쟁력 확보해 수익성 회복” 강조

모건스탠리 투자은행서 잔뼈 굵어
8년 전 GM 입사 후 재무·회계 총괄

다음달 초 투자 확약서 체결 예정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여부 변수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최고경영진인 대니얼 암만(Daniel Ammann) 총괄사장이 26일 방한해 이렇게 말했다. GM이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한 이후 첫 방한이다.
 
GM 본사에서 한국GM 경영 정상화 작업은 배리 엥글 GM인터내셔널 사장이 주도했다. 하지만 그가 디트로이트 GM 본사에 보고를 올리면, 결재선 상단에서 암만 총괄사장이 구조조정을 실질적으로 총괄했다. 이날 암만 사장이 한국을 방문한 것도 한국GM 경영 정상화 작업이 막판에 접어들자 이해 관계자들과 협상을 매듭짓기 위해서였다.
 
그는 26일 오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한국GM에 신규 투입할 자금 규모·방식에 합의했다. 정부와 GM이 총 7조7000억원(71억5000만 달러)을 투입하는 게 골자다. GM이 투입 자금을 1조4000억원 확대하는 대신(5조5000억원 → 6조9000억원), 산업은행도 투입자금을 늘리는 형식(5000억원 → 8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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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과 정부가 예상보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건 그만큼 한국GM의 재무구조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일단 GM이 한국GM에게 빌려준 돈(28억 달러·3조원)을 출자전환하면, 한국GM은 한 해 2000억원 가량의 이자 부담을 덜 수 있다.
 
하지만 이와 별도로 누적적자(2조5000억원·2014~2017년 기준)는 여전히 쌓여있다. 이미 자본잠식 상태인 한국GM이 빚을 갚으면서 경영 정상화를 위해 투자까지 하려면 대규모 자금이 필요했다.
 
양측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서라도 한국GM을 살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GM은 정부가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13억 달러(1조4000억원)를 추가하겠다고 정부에 알려왔다. 호주·유럽 등 GM이 철수를 결정한 국가와 달리, 한국GM은 부품공급기지와 디자인센터로서 전략적 가치가 있다고 본 것이다. 산업은행이 줄곧 요구하던 ‘10년 이상 유지’와 ‘비토권’을 한국GM 정상화 방안에 담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산업은행과 조건부 협상을 마치고 이날 국회 더불어민주당 한국GM 대책특별위원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지금까지 탁월한 성과가 있었다”며 “이제 한국GM은 견고한 사업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가 남긴 말을 곱씹어보면 구조조정의 원칙을 상당히 강조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암만 총괄사장은 이날 국회에서 “우리는 모두 한국GM의 번영·성장, 그리고 수익이라는 공통된 목표가 있었다. (한국GM이) 지속적인 성공을 확보하려면 수익성을 거두고 견고한 사업을 운영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짧은 문장이지만, ‘수익’이라는 단어를 명확히 강조했다. 글로벌 사업장 대비 경영 효율성이 떨어진다면 언제든 군산공장 폐쇄와 비슷한 의사결정을 또 한 번 단행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처럼 그가 수익성을 강조한 건, 그가 이른바 GM 내부에서 이른바 ‘콩 세는 사람(Bean Counters·회계 담당자)’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밥 루츠 전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부회장은 지난 2012년 『자동차 전문가 대 콩 세는 사람들(Car Guys Vs. Bean Counters)』이라는 회고록을 펴냈다. 여기서 자동차 전문가는 GM 사내에서 자동차 자체에 광적으로 열중하는 마니아를, 콩 세는 사람은 GM에서 수치와 데이터를 가장 강조하는 재무·회계담당자를 의미한다.
 
암만 GM 총괄사장은 밥 루츠 부회장이 언급했던 ‘콩 세는 사람’의 대표 격이다. 모건스탠리 투자은행(IB) 부문 출신인 그는 2010년 4월 GM 재무·회계담당 부사장으로 입사해, GM 최고재무책임자(CFO)까지 지냈다. 엔지니어 출신인 메리 바라 회장이 신차 개발과 미래차 투자에 주력한다면, 암만 총괄사장은 리스크 관리와 구조조정을 맡는 식으로 업무를 분장하고 있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한 이후 그는 미국 현지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한국 시장 철수설로 해석할 수 있는 언급을 종종 남겼다. 이를 한국 정부·노동조합 입장에선 ‘압박’으로 느낄 수 있지만, GM 내부에서 그의 역할을 감안하면 “역할에 충실했다”는 게 GM 관계자들의 평가다.
 
산업은행은 한국GM 경영 실사를 종료하는 다음달 초 GM과 투자 확약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후엔 한국GM이 정부에 낸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신청 처리 여부가 남아있다. 한국GM은 부평·창원공장을 외투지역으로 지정해 세금 감면 혜택을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한국GM이 정부에 낸 외투지역 신청서에는 앞으로 10년간 국내에서 475만대를 생산하고, 누적 매출 100조원을 올리겠다는 청사진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의 경영정상화 작업이 마무리되더라도 영업사원이 1000여 명 감소하고 영업망이 붕괴하면서 소비자에게 신뢰를 잃었다는 점은 한국GM이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국GM은 군산공장 폐쇄 발표 이후 내수 판매가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대니얼 암만 GM 총괄사장
뉴질랜드 출신으로 뉴질랜드 와이카토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모건스탠리에서 근무했다. 모건스탠리 시절인 2009년 제너럴모터스(GM) 구조조정 프로젝트를 자문하면서 GM과 인연을 맺었다. 2010년 4월 GM에 재무·회계 담당 부사장으로 입사해 8년째 GM에서 재직 중이다. GM 본사 최고재무책임자(CFO), GM 유럽 사업부문인 오펠(OPEL) 브랜드에서 감사 등을 거쳐 2014년 1월부터 GM 총괄사장으로 전 세계 사업장과 GM 산하 주요 브랜드를 총괄하고 있다.

 
문희철·이새누리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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