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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봄축제] 다산·영랑의 정신 오롯이…‘감성여행’ 1번지된 강진

중앙일보 2018.04.27 00:02 부동산 및 광고특집 3면 지면보기
전남 강진을 찾은 젊은이들이 가우도에 설치된 짚라인을 즐기고 있다. [사진 강진군]

전남 강진을 찾은 젊은이들이 가우도에 설치된 짚라인을 즐기고 있다. [사진 강진군]

모란이 피기까지는/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중략)  

전남 강진서 27~28일 ‘영랑문학제’
영랑생가 일대…1930년 ‘시간여행’

강진만 상공 ‘가우도 집라인’ 짜릿
다산초당·백련사…감성여행 인기

모란이 피기까지는/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찬란한 슬픔의 봄을./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중에서
 
‘남도답사 1번지’인 전남 강진은 감성여행지로도 유명하다. 민족시인 영랑 김윤식(1903∼1950)의 생가를 비롯해 다산 유배지와 백련사 등이 곳곳에 남아 있어서다. 김영랑은 국내 서정시 운동을 주도했던 남도의 대표 시인이다. 
 
영랑은 1948년 가족과 함께 서울로 이사하기 전까지 고향인 강진에서 작품 활동을 했다. 대표작인 ‘모란이 피기까지는’도 집안 곳곳에 모란꽃이 심어진 강진 생가에서 탄생했다. 모란이 만개한 4월이면 영랑 생가를 찾는 관광객이 전국에서 몰리는 이유다.
 
27일부터 ‘영랑문학제’가 열리는 영랑생가 전경. 모란꽃이 만개한 영랑생가 일대에서는 1930 시대극 체험과 낭만 버스킹 등 ‘감성 축제’가 진행된다. [사진 강진군]

27일부터 ‘영랑문학제’가 열리는 영랑생가 전경. 모란꽃이 만개한 영랑생가 일대에서는 1930 시대극 체험과 낭만 버스킹 등 ‘감성 축제’가 진행된다. [사진 강진군]

강진군은 27일부터 이틀 동안 영랑 생가 일대에서 ‘영랑문학제’를 연다. 영랑의 민족혼과 시정신을 기리기 위해 매년 ㈔영랑기념사업회와 개최하는 행사다. 전국 영랑시문학상 시상, 클래식·오카리나 공연 등을 통해 영랑의 시 세계를 재조명한다.
 
올해로 15회를 맞은 문학제는 ‘감성여행’ 프로그램으로 진화했다. 지난해 4월 생가 인근에 문을 연 세계모란공원과 연계한 체험형 이벤트다. 기존 인문학 위주의 행사에서 벗어나 ‘감성 축제’로 만든 게 가장 큰 특징이다. 
 
27일부터 ‘영랑문학제’가 열리는 영랑생가 전경. 모란꽃이 만개한 영랑생가 일대에서는 1930 시대극 체험과 낭만 버스킹 등 ‘감성 축제’가 진행된다. [사진 강진군]

27일부터 ‘영랑문학제’가 열리는 영랑생가 전경. 모란꽃이 만개한 영랑생가 일대에서는 1930 시대극 체험과 낭만 버스킹 등 ‘감성 축제’가 진행된다. [사진 강진군]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영랑이 살았던 1930년 당시의 시대상을 재현한 거리극이다. 일본 순사와 엿장수 등으로 분장한 연기자들이 거리 곳곳을 돌며 축제 분위기를 띄운다. 시와 음악이 있는 감성 콘서트와 낭만 버스킹 무대도 관람객을 이끈다.
 
영랑 생가 옆에 있는 ‘시문학파 기념관’에서도 영랑의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다. 2012년 개관한 기념관은 1930년대 활약했던 시문학파들의 활동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 『시문학』 창간일에 문을 열었다. 이 책은 1930년 3월 5일 김영랑·박용철·정지용·정인보 시인이 창간한 문예동인지다. 기념관에는 영랑을 비롯한 시문학파 동인 9명의 유품과 친필·저서·사진물 등이 전시돼 있다.
 
전남 강진군 병영면 하멜기념관 튤립꽃밭에서 어린이집 원아들이 봄나들이하고 있다. [사진 강진군]

전남 강진군 병영면 하멜기념관 튤립꽃밭에서 어린이집 원아들이 봄나들이하고 있다. [사진 강진군]

강진 곳곳에 퍼져 있는 풍부한 역사와 문화자원도 감성여행의 즐거움을 높여준다. 다산 유적지인 다산초당(茶山草堂)과 사의재(四宜齋)를 비롯해 백련사 다도(茶道)체험, 청자박물관, 하멜기념관, 가우도 등에서 역사·문화·생태체험을 할 수 있다.
 
이 중 강진만의 중간에 위치한 가우도는 강진을 대표하는 감성여행지다. 섬 안에 조성된 2.4㎞의 탐방로를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광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어 트레킹 코스로 각광받는다.
 
전남 강진의 감성여행지 중 하나인 가우도 출렁다리. [사진 강진군]

전남 강진의 감성여행지 중 하나인 가우도 출렁다리. [사진 강진군]

가우도의 공중하강체험시설인 집라인(zip line)은 새로운 관광명소다. 강진의 특산품인 청자 모양을 한 전망탑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1000m 거리를 타고 내려가는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가우도와 육지를 연결한 집라인은 2016년 10월부터 지난 24일 현재까지 6만7751명이 이용했다. 지난 18개월간 평일에도 하루 평균 120명 이상이 공중하강 체험을 한 것이다.
 
농가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시골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푸소(FU-SO) 체험’도 청소년들의 감성을 키우는 프로그램이다. 푸소는 ‘필링 업(Feeling-Up)’과 ‘스트레스 오프(Stress-Off)’를 뜻하는 농박(農泊) 체험이다. 오감통시장과 마량놀토시장도 전통시장에 다양한 이벤트를 접목한 강진의 감성여행지다.
 
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전남 강진을 찾은 젊은이들이 가우도에 설치된 짚라인을 즐기고 있다. [사진 강진군]

전남 강진을 찾은 젊은이들이 가우도에 설치된 짚라인을 즐기고 있다. [사진 강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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