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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女치위생사 살인미수' 범인은 광주 59세 노총각

중앙일보 2018.04.27 00:01
흉기 이미지. [중앙포토]

흉기 이미지. [중앙포토]

전북 전주에서 40대 여성 치위생사를 흉기로 찌르고 잠적한 괴한은 경찰 수사 결과 광주광역시에서 혼자 살던 59세 노총각인 것으로 드러났다. 강도 전과가 있던 그는 비슷한 범죄를 되풀이하면 형량이 무거워진다는 사실을 알고 "성폭행을 하려 했다"고 거짓말했다.  
 

전주 완산경찰서, 구속영장 신청
화장실 혼자 있던 여성 노려 범행

전주 완산경찰서는 26일 "주말 대낮 도심 한복판 상가 건물 공중화장실에서 혼자 있던 40대 여성 치위생사를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혐의(강도살인미수)로 긴급체포된 박모(59)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 21일 오후 4시3분쯤 전주시 효자동 한 상가 건물 2층 공중 여자화장실에서 용변을 마치고 나온 A씨(45·여)의 가슴을 흉기로 한 차례 찌르고 달아난 혐의다.  
 
A씨는 해당 건물 같은 층에 있는 치과에서 일하는 치위생사로 확인됐다. 이날 마지막으로 병원 문을 닫고 퇴근한 A씨는 화장실에 들렀다 봉변을 당했다. 해당 건물은 전북 치안을 책임지는 전북지방경찰청에서 불과 1㎞ 거리에 있다.
 
당초 경찰은 박씨가 성폭행을 하려다 A씨가 거세게 반항하자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봤다. 그가 앞서 1차 조사에서 "성폭행할 여성을 찾았다"고 주장해서다. 하지만 박씨는 2차 조사에서 "돈이 필요해서 강도짓을 했다"며 진술을 뒤집었다.
 
흉기 이미지. [중앙포토]

흉기 이미지. [중앙포토]

A씨는 현직 경찰관인 남편에게 전화로 도움을 요청해 겨우 목숨을 건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남편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씨는 화장실 앞 복도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 A씨 남편은 112와 119에 신고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중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병원에서 이뤄진 피해자 조사에서 "화장실 밖에서 누군가 계속 문을 두드리며 안으로 들어오려고 해 노크도 하고 헛기침도 했다. 잠잠해져서 아무도 없는 줄 알고 밖으로 나가니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박씨가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경황이 없어 처음엔 흉기에 찔린 줄도 몰랐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박씨가 저항하던 A씨와 몸싸움하는 과정에서 몸을 피하려던 A씨를 흉기로 찌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사건이 일어난 건물 안팎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확보해 박씨의 동선과 신원을 파악했다. CCTV 확인 결과 등산복 차림의 박씨는 범행 10분 전쯤 해당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범행 직후 그가 건물을 빠져나간 장면도 CCTV에 찍혔다. 박씨는 키 160㎝에 왜소한 체격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씨는 범행 직후 3㎞가량 도보 후 택시를 타고 금암동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내려 거주지가 있는 광주광역시로 이동했다. 이날 오후 7시쯤 광주에 도착한 그는 곧바로 집에 가지 않았다. 시내버스를 타고 움직이거나 골목길과 천변 등을 배회했다. 집에는 오후 10시에 들어갔다. 경찰은 "수사망을 따돌리기 위한 꼼수"라고 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나흘 만인 25일 오후 8시쯤 광주광역시 남구 한 임대아파트에서 외출 후 귀가하던 박씨를 긴급체포해 전주로 압송했다. 박씨는 형사들이 나타나자 순순히 범행을 자백했다고 한다. 미혼인 박씨는 일정한 직업 없이 해당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차례 전과가 있는 박씨는 강도 등의 혐의로 구속돼 2004년 교도소에서 출소했다.  
 
김대환 완산경찰서 수사과장은 "처음엔 박씨 진술만 믿고 불특정 장소에서 불특정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행으로 봤지만 조사 과정에서 진술이 바뀌었다"며 "동종 전과가 있던 박씨가 사실대로 말하면 가중 처벌을 받을 게 두려워 거짓말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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