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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구조조정 총지휘관’, 댄 암만 GM 총괄사장 방한

중앙일보 2018.04.26 17:29
26일 방한해 국회 관계자들과 면담하는 댄 암만 GM 총괄사장(가운데). [중앙포토]

26일 방한해 국회 관계자들과 면담하는 댄 암만 GM 총괄사장(가운데). [중앙포토]

“(한국GM 경영 정상화를 위한) 중요한 문제는 거의 끝났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최고경영진인 대니얼 암만(Danial Ammann·이하 댄 암만) 총괄사장이 26일 방한해 이렇게 말했다. GM이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한 이후 첫 방한이다.
 
26일 국회를 찾은 댄 암만 GM 총괄사장 [중앙포토]

26일 국회를 찾은 댄 암만 GM 총괄사장 [중앙포토]

GM 본사에서 한국GM 경영 정상화 작업은 배리 엥글 GM인터내셔널 사장이 주도했다. 하지만 그가 디트로이트 GM 본사에 보고를 올리면, 결제선 최상단에서 댄 암만 총괄사장이 구조조정을 실질적으로 총괄했다. 이날 암만 사장이 한국을 방문한 것도 한국GM 경영 정상화 작업이 막판에 접어들자 이해 관계자들과 협상을 매듭짓기 위해서였다.
 
그는 26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한국GM 대책특별위원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지금까지 탁월한 성과가 있었다”며 “이제 한국GM은 견고한 사업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GM 지원을 두고 GM 본사가 한국 정부와 진행 중인 협상이 조만간 끝난다는 뜻이다.
 
GM과 한국 정부는 그간 첨예하게 대립하던 문제에서 해법을 찾은 것으로 알려진다. 산업은행이 한국 시장에서의 철수 같은 한국GM 이사회의 주요 결의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비토권)를 확보하는 대신, GM이 보유한 자본금을 줄여 적자로 인한 결손금을 줄이는 조치(차등감자)는 철회하는 방식이다. 또 GM·산업은행 등 대주주가 한국GM에 신규로 지원하는 자금 규모를 확대하는 방향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26일 방한해 국회 관계자들과 면담하는 댄 암만 GM 총괄사장(왼쪽)과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중앙포토]

26일 방한해 국회 관계자들과 면담하는 댄 암만 GM 총괄사장(왼쪽)과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중앙포토]

그의 말을 곱씹어보면 구조조정의 원칙이 상당히 강조되어 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우리는 모두 한국GM의 번영·성장, 그리고 수익이라는 공통된 목표가 있었다. (한국GM이) 지속적인 성공을 확보하려면 수익성을 거두고 견고한 사업을 운영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짧은 문장이지만, ‘수익’이라는 단어를 명확히 강조했다. 한국GM이 지난 75일 동안 경영정상화 작업을 추진했던 이유는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서였다는 의미가 숨어있다. 다시 말해, 구조조정 이후 수익이 난다면 한국GM에 꾸준히 투자하겠지만, 여전히 글로벌 사업장 대비 경영 효율성이 떨어진다면 언제든 군산공장 폐쇄와 비슷한 의사결정을 또 한 번 단행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처럼 그가 수익성을 강조한 건, 그가 이른바 GM 내부에서 이른바 ‘콩 세는 사람(Bean Counters·회계 담당자)’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밥 루츠 전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부회장은 지난 2012년 『자동차 전문가 대 콩 세는 사람들(Car Guys Vs. Bean Counters)』이라는 회고록을 펴냈다. 여기서 자동차 전문가는 GM 사내에서 자동차 자체에 광적으로 열중하는 마니아를, 콩 세는 사람은 GM에서 수치와 데이터를 가장 강조하는 재무·회계담당자를 의미한다. 한때 자동차 제국이던 GM이 고꾸라졌던 배경에는 이른바 숫자만 밝히는 사람들이 GM 주요 임원직을 대거 점령했기 때문이라는 게 밥 루츠 전 부회장의 주장이다.
 
면담하는 댄 암만 GM 총괄사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국회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중앙포토]

면담하는 댄 암만 GM 총괄사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국회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중앙포토]

GM 본사 ‘재무통’의 수장인 댄 암만 GM 총괄사장은 밥 루츠 부회장이 언급했던 ‘콩 세는 사람’의 대표 격이다. 그는 GM 입사 이전 모건스탠리 투자은행(IB) 부문에서 기업구조조정을 담당했다. 지난 2009년 6월 GM이 파산보호를 신청하며 위기에 빠졌을 때, 모건스탠리 산업투자은행부문장으로 GM 구조조정 프로젝트를 자문했다. 당시 경험을 계기로 그는 2010년 4월 GM 재무·회계담당 부사장으로 입사해, GM에서 재무통으로 오를 수 있는 최고위직인 최고재무담당임원(CFO)을 역임했다.
 GM에서 ‘콩 세는 사람’에 대한 비판론이 불거지자 엔지니어 출신인 메리 바라 회장이 2016년 1월 암만 총괄사장을 제치고 대표이사 회장직에 올랐다. 지금은 메리 바라로 대표되는 ‘자동차 전문가’와 댄 암만으로 대표되는 ‘콩 세는 사람’이 서로를 견제하며 GM을 이끌고 있다. 전자는 신차 개발과 미래차 투자에 주력하고, 후자는 리스크 관리와 구조조정을 맡는 식이다.
댐 암만 GM총괄 사장(왼쪽)과 GM [중앙포토]

댐 암만 GM총괄 사장(왼쪽)과 GM [중앙포토]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한 이후 그는 미국 현지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한국 시장 철수설로 해석할 수 있는 언급을 종종 남겼다. 이를 한국 정부·노동조합 입장에선 ‘압박’으로 느낄 수 있지만, GM 내부에서 그의 역할을 감안하면 “역할에 충실했다”는 게 GM 관계자들의 평가다.
 
암만 총괄사장은 “아직 정리가 되지 않은 사안의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며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모든 논의가 결론에 도달해야 한다”고 이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와 협상 합의 시점·결과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국회를 떠났다. 다만 이날 정부 관계자를 만나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자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한국GM 경영정상화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한편 이날 한국GM 노조는 2018년 임금및 단체협상 노사 합의안을 가결했다. 전체 조합원(1만223명) 중 67.3%(6880명)이 잠정합의안에 찬성했다. 이로써 한국GM은 올해 교섭을 최종 마무리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댄 암만 GM 총괄사장
댄 암만 GM 총괄사장. [사진 GM]

댄 암만 GM 총괄사장. [사진 GM]

뉴질랜드 출신으로 뉴질랜드 와이카토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모건스탠리에서 산업투자은행부문 전무 겸 부문장으로 근무했다. 모건스탠리 시절인 2009년 제너럴모터스(GM) 구조조정 프로젝트를 자문하면서 GM과 인연을 맺었다. 2010년 4월 GM에 재무·회계 담당 부사장으로 입사해 8년째 GM에서 재직 중이다. 2011년 4월부터 GM 본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다가, 2011년 11월 GM 유럽 사업부문인 오펠(OPEL) 브랜드에서 감사직을 담당했다. 2014년 1월부터 GM 총괄사장으로 전 세계 사업장과 GM 산하 주요 브랜드를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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