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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짓 오간뒤 세관 그냥 통과하는 대한항공 직원”…‘셀프 감찰’ 되겠나?

중앙일보 2018.04.26 16:43
한진그룹 一家. [연합뉴스]

한진그룹 一家. [연합뉴스]

관세청본부는 세관 직원들과 대한항공이 유착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식 감찰에 착수했다.  
 

상납 받고 명품 밀반입 묵인 의혹

25일 관세청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인천본부세관 직원의 청탁을 받아 좋은 좌석을 배정해주고 고가의 양주 등을 상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관세청이 내부 감찰에 착수했다.  
 
최근 관세청은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제보용 단톡방을 개설하는 등 조사에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이러한 청탁이 오갔다는 증언이 잇따르면서 ‘셀프 감찰’로는 공정한 감찰이 힘들 것이라는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 세관당국과 대한항공의 유착에 대한 전ㆍ현직 대한항공 직원들의 증언은 익명 단톡방 등에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세관 직원과 대한항공 직원이 눈짓을 주고받은 뒤 그냥 통과한다’ ‘직원 전용 통로 Ⅹ레이 검사대를 통과하기 어려운 큰 짐은 일반 입국장을 통과해야 하는데 세관 직원이 검사 없이 통과시켜 준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관세청 관계자는 “감사 관련 부서에서 철저하게 파악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공개된 대한항공 내부 이메일에도 비슷한 제보가 이어졌다. 지난해 3월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 차장은 좌석 배정 담당 직원에게 인천공항세관 감시과장으로부터 받은 요청이라며 파리행 비행기에 탑승하는 일행 4명의 좌석을 일반석 맨 앞줄 넓은 자리로 옮겨줄 것을 지시했다. 좌석 담당 직원은 이 지시에를 반영했고 이에 대해 관세청 관계자는 “탑승자와 청탁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관세청 관계자들은 “철저하게 조사 중”이라고 하지만, 의혹이 사실이라면 애초에 불법을 묵인해 준 기관이 관세청, 즉 자신들이라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겠느냐는 일각에선 의구심이 나왔다. 결국 검찰이나 경찰이 항공사와 세관의 고질적인 유착관계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 이날 고용노동부는 대한항공에 대해 실태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날 서울남부지청 근로감독관은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를 찾아 박창진 전 사무장과 김성기 대한항공 노조위원장을 만났다. 서울남부지청 관계자는 “대한항공 내 폭행 등의 사례를 그동안 언론 보도를 통해 모니터링 하고 있었다”며 “언론 보도 내용이 맞는지 근로자를 상대로 확인해야 했기 때문에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조사가 시작된 것은 아니다”며 “최근 보도된 폭행이나 갑질이 근로기준법이나 노동관계법령에서 다룰 만한 사안인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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