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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아베 6개월만에 '국회 해산' 카드 꺼내나?

중앙일보 2018.04.26 16:23
일본 정계에 ‘국회 해산’이라는 단어가 다시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른바 ‘국난(國難) 해산’으로 중의원 선거를 치른지 겨우 6개월만이다. 각종 스캔들로 인해 궁지로 몰린 아베 정권이 지지를 회복하기 위해 중의원을 조기에 해산시키고 선거를 치른다는 시나리오다. 자민당 압승 시 총재선거를 생략해도 될거라는 계산도 깔려있다. 아베 총리는 26일 국회에 출석해 “내 머릿속에 해산, 총선거는 전혀 없다”며 부인했지만 전혀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라는 게 정계 안팎의 분석이다.
 

자민당 간부 "해산도 하나의 선택지" 이례적 언급
아베 총리 "해산, 머릿속에 없다" 불구 해산론 솔솔
야당 "협박하냐" 반발...총선거 비용만 600억엔

“(야당이) 내각불신임안을 내면 중의원 해산도 내각의 한 선택지다”
 
지난 25일 자민당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국회대책위원장이 기자들에게 한 말에 국회가 발칵 뒤집혔다. 그동안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이러다 또 해산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 돌기는 했지만, 당 간부 의원이 직접 ‘해산’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이날 관저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면담을 나눈 스즈키 무네오(鈴木宗男) 중의원도 비슷한 늬앙스의 말을 했다. 면담에서 ‘국회 해산 발언’이 화제가 됐고 아베 총리가 “국민의 이해를 얻기 위해서는 모든 선택지를 생각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해산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 11일 국회에 출석한 아베 총리가 머리에 이마에 손을 얹고 생각에 빠져있다. 왼쪽은 아소 다로 부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1일 국회에 출석한 아베 총리가 머리에 이마에 손을 얹고 생각에 빠져있다. 왼쪽은 아소 다로 부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중의원 해산은 아베 총리가 지난 10월에도 위기 돌파를 위해 사용했던 카드다. 모리토모·가케학원 스캔들로 정권이 궁지에 몰리자 북한 핵미사일 위기,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국난’으로 규정하고 국회를 해산했다. 당시에도 아베 총리의 정권 연장을 위해 해산권을 남용했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결과는 자민당의 압승이었다.
 
‘해산 발언’이 나오자 야당은 일제히 반발했다.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郞) 희망의당 대표는 “협박을 하려는 것 같으나, 아베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도발에) 응하겠다. 협박에 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입헌민주당 츠지모토 기요미(辻本清美) 국대위원장도 “협박인가. 그럴 여유는 정부여당에 없지 않나. 곤란한 건 여당이다. 자신의 발밑을 잘 보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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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규모의 중의원 선거를 치를 경우 비용만 약 600억엔(약 6000억원)이 들어간다.  
 
아베 총리는 26일 국회에 출석해 “해산, 총선거는 내 머릿속에 전혀 없다”며 조기해산 가능성을  부인했다. 자민당 내 실력자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도 “간사장이 모르는 해산도 있냐”며 선을 그었다.
 
지난해 10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했다.[교도=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했다.[교도=연합뉴스]

 
하지만 조기해산의 구체적인 일정까지 거론되는 등 조기 해산론은 쉽게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이이지마 이사오(飯島勲)내각관방 참여(자문역에 해당)는 TV아사히 인터뷰에서 “빠르면 6월 3일, 늦어도 7월 8일에는 총선거를 치를 수 있다”면서 “아베 내각이 해야하는 정책, 외교, 경제문제를 순조롭게 해나가기 위해선 해산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자민당으로서도 해산은 나쁘지 않은 카드다. 아소 부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며 국회 심의를 거부하는 야당을 견제하는 카드로서 손색이 없다. 야당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내각 불신임결의안을 제출하겠다며 여야가 대치중인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의해 해산된 중의원 모습. [지지통신]

지난달 28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의해 해산된 중의원 모습. [지지통신]

 
또 지금 당장 총선거를 치르더라도 자민당의 과반의석 유지는 무난하다는 분석이 많다. 총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국민의 재신임을 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오는 9월 총재선거를 건너 뛰려는 아베 총리의 계산도 작용하고 있다. 이이지마는 “국민의 지지를 얻으면 결과적으로 당내 총재선은 안해도 되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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