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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의 도시 도쿄서 3년 연속 미쉐린 2스타 받은 비결은

중앙일보 2018.04.26 13:35
스테이크 처럼 보이는 고바야시 타케시 셰프의 탕수육. [사진 모모노키 홈페이지]

스테이크 처럼 보이는 고바야시 타케시 셰프의 탕수육. [사진 모모노키 홈페이지]

다양한 요리 문화가 발달한 미식의 도시 도쿄에서, 중식당으로는 유일하게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을 2개나 받은 곳이 있다. 화려한 인테리어의 고급 식당이 먼저 떠오르겠지만, 주인공은 카운터(바)와 테이블을 합해 18석뿐인 작은 중식당 ‘모모노키’다. 이 식당의 오너 셰프인 고바야시 타케시는 ‘중식 오마카세(주문할 음식을 셰프에게 일임하는 것)’라는 독특한 컨셉트로 다른 식당과 차별화했고 3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 2개를 받았다. 더 플라자 초청으로 26·27일 이틀간 호텔 중식당 ‘도원’에서 컬래버레이션 디너를 열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를 25일 만났다. 경력 29년 차 셰프인 그는 요즘도 좋은 식재료를 구하기 위해 매일 오전 8시 츠키지 시장에 가서 직접 장을 본다.
그는 “중식하면 불 위에서 빨리 조리한 음식을 먼저 떠올리는데 나는 식재료를 구하고 요리해 그릇에 담는 모든 과정에 많은 정성을 쏟는다. 정성을 다한 음식은 누가 먹어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중식 오마카세로 미쉐린 2스타 받아
더 플라자 도원서 25·26일 컬래버레이션 디너 열어

 
중식 오마카세로 차별화한 일본 미쉐린 2스타 '모모노키'의 고바야시 타케시 셰프. 강정현 기자

중식 오마카세로 차별화한 일본 미쉐린 2스타 '모모노키'의 고바야시 타케시 셰프. 강정현 기자

왜 중식 셰프가 됐나.
“처음엔 프렌치 셰프가 되기 위해 츠지요리학교에 입학했다.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학교에서 일식·중식·양식 등을 배우다 보니 중식이 내가 가장 잘 맞았다.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냈기 때문에 요리학교에 들어가기 전엔 제대로 된 중국 요리를 먹어본 적이 없었는데 중식 메뉴를 먹을 때마다 너무 맛있었다. 그중에서도 고기만두를 먹고 감동했다. 밀가루로 반죽해 고기로 소를 채운 만두는 만들 때도 재미있었지만, 먹음직스럽게 부풀어 오른 모습과 고기소가 좋았다.”  
 
일본인이 중식을 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어려움은 없었다. 내게 요리가 취미이기 때문이다. 놀면서 한다는 뜻이 아니라 즐긴다는 얘기다. 요리하는 게 좋고 내 요리를 먹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면 행복하다. 어릴 때부터 집에서 어머니가 요리할 때 도와드렸는데 그 과정이 너무나 즐거워 자연스럽게 요리학교에 진학해 요리사가 됐다. 29년째 요리사로 일하고 있지만, 여전히 요리할 때 가장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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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 있는 모모노키 외관. [사진 모모노키 홈페이지]

일본 도쿄에 있는 모모노키 외관. [사진 모모노키 홈페이지]

중식에 오마카세 컨셉트를 도입한 게 신선하다. 
“처음부터 오마카세를 생각했던 건 아니다. 모모노키가 있는 곳이 원래 일식당 자리였다. 당연히 홀에서 주방이 다 보이고 카운터가 있는 평범한 일식당이었다. 주방에서 손님들이 보이니까, 자연스럽게 이야기 나누고 요리를 맛본 후의 표정까지 살필 수 있었다. 그렇게 손님 개개인의 취향과 식성을 파악할 수 있게 됐고, 취향에 맞춰 그날그날 구한 신선한 식재료로 요리했다. 자연스럽게 오마카세 방식이 된 셈이다. 예를 들어 젊은 여성이 오면 채소를 많이 사용하고 나이 드신 분이 오면 음식의 염도를 낮춘다. 소홍주·와인 등 페어링 하는 술에 따라 식재료나 조리법을 달리한다. 손님도 주방에서 어떻게 요리했는지 모르는 것보다 요리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대화하는 것을 즐거워했다.” 
 
요즘도 매일 직접 시장에 가는 이유는
“매일 신선한 식재료를 구해야 좋은 요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재료는 직접 눈으로 보고 사야 한다. 시장 상인들도 좋은 재료는 아는 사람에게 내준다. 안 좋은 재료를 주는 상인과는 다신 거래하지 않는다.”
 
요리하고 있는 고바야시 타케시 셰프. [사진 모모노키 홈페이지]

요리하고 있는 고바야시 타케시 셰프. [사진 모모노키 홈페이지]

요리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무엇인가.
“향이 좋은 요리다. 와인을 무척 좋아하는데 와인을 마시기 시작하면서부터 요리의 향을 중요하게 여기게 됐다. 특히 풍미가 섬세한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의 와인을 좋아하는데 이에 어울리는 요리를 하다 보니 내 요리도 섬세해졌다. 일본에선 중국 요리를 할 때 마늘·생강을 많이 넣어 향이 강한데 나는 식재료의 궁합과 향을 고려해 아예 넣지 않을 때도 잦다. 식재료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기름도 적게 쓴다.”  
 
식당의 규모가 작고 매장도 한 곳뿐이다. 확장할 계획은 없는지.
“유명해지면 분점을 내거나 확장하는 곳이 많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난 없다. 손님 개개인의 취향과 맛을 세심하게 기록하고, 그 취향을 고려해 나만의 스타일로 요리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규모가 너무 크면 나 혼자 모두 책임질 수 없다. 이 때문에 오늘처럼 내가 가게를 비울 땐 식당 문을 닫는다. 앞으로도 꾸준히 손님과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 나누며 요리하고 싶다.”
 
한국인이 오면 특별히 준비하는 음식이 있나. 
“가게 근처에 한국 대사관이 있고 실제로 한국 고객도 많이 온다. 그때 주로 내는 메뉴가 ‘트러플을 넣은 일본풍 닭고기 파 국수’다. 대부분 한국 고객들이 맛본 후 삼계탕과 비슷하다며 좋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업차 한국에 왔다 궁금해 삼계탕을 먹어봤는데 정말 맛이 비슷했다. 일본에 없는 자장면도 내놓는다. 한국에 방문했을 때 중식당에서 자장면을 맛봤고 한국 사람들이 즐겨 먹는 메뉴라고 해서 특별히 사 갔다. 한국 고객들은 자장면을 보면 무척 반가워한다.”
 
일반 탕수육과는 다른 모습과 맛의 흑초탕수육. 스테이크처럼 칼로 썰어 와인과 함께 먹길 권한다. [사진 모모노키 홈페이지]

일반 탕수육과는 다른 모습과 맛의 흑초탕수육. 스테이크처럼 칼로 썰어 와인과 함께 먹길 권한다. [사진 모모노키 홈페이지]

이번에 도원에선 어떤 메뉴를 선보이나.
“도원의 츄성뤄 수석 셰프와 3개월 넘게 메뉴를 논의했다. 그 결과 모모노키와 도원의 대표 메뉴들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모모노키 오픈 때부터 해온 흑초탕수육을 내놓는다. 간장에 조린 돼지고기 삼겹살을 스테이크처럼 크게 자르고 다시 기름에 튀긴 후 흑초 소스를 뿌려내는 요리다. 보통 탕수육은 작게 잘라 기름에 튀겨 젓가락으로 먹는 요린데 나는 스테이크처럼 칼로 썰어서 와인과 함께 먹을 수 있도록 한다. 이외에도 파파야 안을 파서 그 안에 제비집 수프를 넣는 요리도 맛볼 수 있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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