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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옥의 금융산책] “바보야, 문제는 2년물 국채 금리야”…단기금리 주목 왜?

중앙일보 2018.04.26 11:14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25일 3.02%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장중 3%대를 돌파한 24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25일 3.02%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장중 3%대를 돌파한 24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미국 국채 시장발 충격이 금융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진앙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다. 23~24일(현지시간) 장중 3%를 돌파한 뒤 25일 3.02%에 거래를 마쳤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 3% 돌파
2년물 국채금리도 2.5% 넘어서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물가상승률 감안해도 수익률 높아
안전자산으로 자금이동 시작될 듯

 시장과 투자자가 장기 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 국채 금리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더 주목해야 할 것은 따로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2년물 국채를 포함한 단기 채권 금리다.
 
 블룸버그와 CNBC는 “(금융) 시장에 실제 어떤 일 벌어질지 가늠하려면 단기 국채 금리를 주시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 2년 물 국채금리다. 25일 2.48%에 장을 마감했지만, 장중 한때 2.5%를 넘어섰다. 이는 2008년 8월 이후 10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피터 치르 아카데미증권 거시전략 헤드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국채 10년 물 수익률이 주목받고 있지만, 더 문제가 되는 건 급등하는 단기채 수익률”이라고 강조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기 금리의 기준이다. 이 금리가 오르면 가계, 기업, 정부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는다. 빚 부담도 커진다.   
 
 2년 물 국채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에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Fed는 지난달 인상까지 포함해 올해 세 차례의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시장은 Fed가 올해 4차례까지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단기 금리 상승세는 더 가팔라질 수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적자 정책을 펼치는 미국 재무부는 단기채 발행을 대폭 늘리고 있다. 물량이 늘어나며 채권값이 떨어지면 금리는 더 오를 수밖에 없다.
 
 2년 물 국채 금리가 2.5%대에 육박하면서 저금리 상황에서 주식 등 위험 자산으로 몰렸던 투자 자금의 이동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CNBC는 “국채 10년물 금리가 4년 3개월 만에 3%를 넘어서면서 주식 배당률 대비 금리가 높고 안전한 수익률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만기가 긴 탓에 주식에 들어갔던 투자자금을 끌어모으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CNBC는 주가 대폭락이나 심각한 경기 침체가 나타나지 않는 한 향후 10년 동안 주가 상승률이 3%를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단기 채권은 다르다. 2년 물 국채 금리의 상승은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2% 언저리에 머무는 상황에서 단기물 금리가 2.5%를 넘어서면 물가상승률과 비교해도 더 나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스마트 머니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달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8억6800만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반대로 만기가 3년 이내인 채권 투자 펀드로는 52억 달러 규모의 자금 유입됐다. 만기가 1~12개월인 국채에 투자하는 펀드에 들어간 자금은 34억 달러 정도다.
 
 니콜라스 콜라스 데이터트랙 리서치 공동창업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2년간 연 2.5%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제의를 거절하기는 어렵다”며 “과거 증시 수익률보다는 낮지만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되고 최소한 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까닭에 저금리 상황에서 위험 자산으로 이동했던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돌아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맷 톰스 보야인베스트먼트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양적 완화(QE) 시기에는 채권금리가 낮아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데 대한 패널티가 있었던 셈이지만 현금 보유 비용이 낮아지면서 투자 위험이나 변동성을 감수하지 않고서도 4~5%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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