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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석 자가 가장 큰 무기?…민주당 경선에서 친문 강세

중앙일보 2018.04.26 06:00
문재인 대통령 이름 석 자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을까.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전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정하는 당내 경선에서 친문(친문재인)계 약진이 두드러진다.
 
지난 24일 밤에 발표된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경선에서 최재성 전 의원은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영입한 송기호 변호사를 누르고 민주당 후보로 확정됐다.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통하는 최 전 의원은 경선 유세 때 ‘문재인의 복심’이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다녀 송 변호사 측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최 전 의원(60.4%)은 송 변호사(39.6%)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당 안팎에선 ‘문재인 마케팅’이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결과라는 얘기가 나온다.
 
6ㆍ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ㆍ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친문계가 선전하고 있다.

6ㆍ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ㆍ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친문계가 선전하고 있다.

 
출전 선수가 모두 정해진 17곳의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에서도 친문계는 호성적을 거뒀다. 경선을 치른 11곳 중 뚜렷한 친문계로 분류할 수 있는 인사가 나선 곳은 광주(이용섭)·인천(박남춘)·대전(박영순)·경기(전해철)·충남(양승조)·전남(김영록)·제주(문대림) 등 7곳이고, 그 중 대전과 경기를 뺀 5곳에서 승리했다. 승률을 따지면 71.4%에 달한다.
 
친문계 핵심이 명백하게 패한 곳은 전해철 의원이 나섰다가 이재명 전 성남시장에게 밀린 경기지사 경선 정도였다. 전 의원도 패하긴 했지만 초반 인지도 열세와 현역 의원 10% 감점에도 불구하고 36.8%의 득표율을 올려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뚜렷한 친문계가 없던 서울시장 경선에선 박원순 현 시장이 박영선·우상호 의원을 여유 있게 제쳤다.
 
경선 없이 단수 공천이 확정된 부산(오거돈)·울산(송철호)·강원(최문순)·경북(오중기)·경남(김경수)·세종(이춘희) 등 6곳의 경우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친문계의 핵심 김경수 의원을 비롯해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 등 문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가 대부분이다.
 
민주당의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후보로 뽑힌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이재명 전 성남시장은 친문계 핵심으로 분류하긴 어렵다. [중앙포토]

민주당의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후보로 뽑힌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이재명 전 성남시장은 친문계 핵심으로 분류하긴 어렵다. [중앙포토]

 
친문계가 선전한 이유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지금은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으로 갈라진 국민의당이 이미 분당을 하면서 민주당 내에는 비문계가 많지 않아 친문계가 당연히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게 첫 번째 이유로 꼽힌다. 또 하나는 문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세가 경선 후보를 향한 지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방선거 열기가 뜨겁지 않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과의 직·간접적인 인연을 가진 후보가 경선 때 이를 적극 활용하는 ‘문재인 마케팅’을 했고 그게 적중했다는 얘기다.
 
“여론조사 때 ‘문재인’ 들어가면 10~15% 차이” 
경선을 앞두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이름을 경선 후보들이 사용하는 문제는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전화로 여론조사를 할 때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비서관’이란 표현 대신 ‘19대 대통령의 청와대 비서관’으로 후보 경력을 소개하는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지만 결국 당내 주축 세력인 친문계의 반발로 무산됐다. 민주당 의원 사이에선 “(여론조사 때 경력에) 문 대통령 이름이 들어가면 (지지율에) 10~15% 정도 차이가 생긴다”는 게 정설로 여겨진다.
 
친문계와 치열한 경선을 치른 비문계가 후유증을 겪고 있는 부작용도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다. 경기지사 경선 과정에서 전해철 의원 측과 뜨거운 공방을 주고받은 이재명 전 시장은 경선이 끝난 뒤에도 ‘혜경궁 김씨(@08_hkkim)’ 트위터 계정이 누구 것인지와 보수 성향의 일간베스트(일베)에 회원으로 가입한 이력과 관련해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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