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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 가즈오 日 공산당 위원장 "北 제재완화도 행동 대 행동 원칙으로"

중앙일보 2018.04.26 02:01
일본공산당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위원장은 2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 “비핵화 실행은 단계적으로 이뤄질 수 밖에 없으며, 제재 완화도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北 비핵화 선언 뒤 한미훈련 축소했듯 단계적으로"
"핵 포기 끈질기게...어떤 상황서도 교섭은 계속"
"ASEAN 같은 6개국 참여 동북아평화협력체 구상"

그는 “비핵화와 동시에 평화체제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면서 “북한 핵 개발의 동기를 해소해주면 비핵화는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이 위원장은 최근 아베 총리를 만나 "일본도 대화에 의한 평화적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하는 등 강경 일변도인 아베정권의 대북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9일 아베 총리와 면담에서 북한 비핵화 방안과 관련 ▶평화체제 구축의 포괄적 진행 ▶‘행동 대 행동’의 단계적 실시를 제안했다.
 
"한반도의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 체제는 동시에 병행되어야 한다. 북한의 핵무장은 어떤 이유에서건 절대 인정할 수 없다. 중요한 건 북한이 핵무장을 하지 않더라도 안전보장의 불안이 없게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남·북, 북·미, 북·일 간의 긴장완화와 관계개선, 국교정상화로 이어지는 흐름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구체적 실행방법으로 ‘행동 대 행동’을 제안한 것은 서로 합의할 수 있는 것부터 약속을 해서, 단계적으로 행동을 취해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시이 가즈오(오른쪽) 일본 공산당 위원장이 지난 9일 아베 총리를 만나 북한 비핵화 해법과 관련한 의견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지지통신]

시이 가즈오(오른쪽) 일본 공산당 위원장이 지난 9일 아베 총리를 만나 북한 비핵화 해법과 관련한 의견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지지통신]

 
다만 북한은 그동안 약속을 깬 적이 많다. 과연 끝까지 신뢰할 수 있겠는가.
 
"북한이 그동안 약속을 뒤집은 적이 많은 건 사실이다. 그런데 2005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을 명문화 한 9·19 합의 이후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의 북한 계좌를 동결하는 경제 제재를 실시했다.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대응에도 문제는 있었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의 큰 방향성에 대해 합의를 한다 하더라도 누구도 1, 2개월 안에 실행이 완료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해결도 동결, 불능화, 폐기, 검증 등 단계가 필요하다. 한 단계씩 나아간다는 접근방식이 현 상황에서는 유일한 방법이다."
 
상당한 시간이 걸릴 텐데, 완전한 비핵화가 가능할까.
 
"끈질긴 교섭과정이 필요하다. 과거 북한 비핵화 협의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어떤 상황에서도 교섭은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북·미관계를 보면 2012년 2.29 합의가 마련될 때까지 어떻게든 교섭은 이어져왔다. 그러나 미국 오바마 정권 2기 때 ‘전략적 인내’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합의가 어그러진 뒤, 북한의 핵개발은 빠른 속도로 진행돼 왔다.  
비핵화 실행 단계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국제사회가 핵포기를 위해 끈질기게 매달려야 한다."
 
시이 가즈오 일본공산당 위원장이 25일 공산당본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이 가즈오 일본공산당 위원장이 25일 공산당본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일본이 비핵화 논의 과정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관련국 가운데 일본 정부만 대화를 부정하고, 압력 일변도를 주장하고 있다. 그 다음 어떻게 하겠다는 외교 방침이 없는 게 문제다. 외교전략이 없는 건 일본 뿐이다.
 
일본인 두 세 바퀴 늦은 건 사실이지만, 평화 체제 구축의 역사적 흐름에 일본도 적극적으로 기여해야 한다. 북·일교섭 재개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시기다. 
 
물론 일본 내에서는 북한 비핵화에 대한 회의적 목소리가 많다. 북한은 일본이 전후처리를 하지 못한 유일한 국가이며, 납치피해자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다. 2002년 김정일 위원장-고이즈미 총리의 북·일 평양선언을 로드맵으로 대전략을 짜야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믿어도 되나
 
"의지를 믿느냐 안믿는냐보다 '행동 대 행동'을 통해 어떻게 신뢰 분위기를 만드는지가 중요하다. 북한의 비핵화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자신의 안전보장을 위해 핵개발을 해왔다고 일관되게 말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핵개발의 동기를 해소해주면 된다. 경제 지원을 하면 비핵화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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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라도 제재를 해제하는 시점은 언제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나.
 
"비핵화 의지만으로는 안되고 구체적 행동을 보일 때까지 제재는 계속해야 한다. 제재 완화도 '행동 대 행동'으로 생각해야 한다.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약속하는 등 행동을 취한 뒤, 미국도 한·미군사훈련을 축소했다. ‘행동 대 행동’은 이제 첫 걸음이지만 시작했다는 게 중요하다."
 
시이 가즈오 일본공산당 위원장이 25일 공산당본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이 가즈오 일본공산당 위원장이 25일 공산당본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올해는 ‘오부치·김대중 파트너십 20주년’을 맞는 해다. 한일관계에 대한 제언을 부탁한다.
 
"’오부치·김대중 파트너십’은 한·일 양국간에 처음 공식적으로 식민지배를 사죄한 문서다. 36년간의 식민 지배의 역사는 한국에 상당히 깊은 상처로 남아있다. 역사는 지우개로 지울 수 있는 게 아니다. 일본은 역사의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미래를 맞이 해야 한다.
 
또 '동북아시아평화협력체' 구상을 제안하고 싶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은 우호협력조약(Treaty of Amity and Cooperation in Southeast Asia, TAC)을 체결해 지역 내 모든 문제를 이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동북아 6개국도 평화협력체를 만들어 조약으로 평화체제를 보장하자는 것이다."
 
 
일본공산당(日本共産党)은
  일본 공산당은 의석수 12석(중의원)의 작은 규모지만 1922년 창당해 일본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정당이다. 당원이 40만명이며 기관지인 ‘아카하타(赤旗)’는 독자가 160만명에 이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과 요구, 혐한 시위 반대,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반대, 헌법 9조 개정 반대 등 한국과의 관계를 중시해 왔다. 시이 위원장은 식민지배에 대한 반성 차원에서 서대문 형무소를 2번이나 방문하기도 했다. 북한 공산당과는 1986년 KAL기 폭파사건 이후 관계를 단절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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