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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판문점서 한국군 사열한다

중앙일보 2018.04.26 01:29 종합 1면 지면보기
문재인(左), 김정은(右)

문재인(左), 김정은(右)

김정은(오른쪽 얼굴)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27일 문재인(왼쪽 얼굴) 대통령과 함께 국방부 의장대를 사열한다. 의장대 사열은 국빈방문 행사에서 최상의 예우를 다한다는 뜻이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한국군을 사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DJ·노무현도 회담 때 북한군 사열
국방부 “상호 존중과 예우 차원”
공간 좁아 예포 안 쏘는 약식 유력
“국민 정서 거슬러” 비판 목소리도

국방부는 25일 제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 정상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의미로 3군(육·해·공군) 의장행사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보도자료에서 “의장대 사열은 역사적 유래, 국제적 관례 및 과거 사례 등을 바탕으로 상호 존중과 예우를 다하기 위해 군의 예식 절차에 따라 실시하기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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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의장대 사열은 군악대 연주가 울려퍼지고 의장대가 ‘받들어 총’ 자세를 취하면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안내해 의장대 앞을 걸어가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회담장인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남측 평화의집에 들어가기 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군 의장대 사열은 서양의 중세 시기 통치자가 자국 방문자에게 힘을 과시하기 위한 의식 행사에서 유래했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현대에선 각국이 국빈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식으로 치러지고 있다.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각각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한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김 전 대통령은 2000년 6월 13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안내를 받으며 인민군 명예위병대를 사열했다. 인민군 명예위병대는 국방부 의장대와 비슷한 부대다.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10월 2일 평양 4·25문화회관 광장에서 열린 환영행사에서 김 국방위원장과 함께 명예위병대를 사열했다. 사열 후 명예위병대는 노 전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 앞을 행진해 지나가는 분열도 진행했다. 두 차례 모두 태극기 게양이나 애국가 연주, 예포 발사는 없었다.
 
국방부는 이번 의장대 사열은 판문점 공간이 좁기 때문에 규모를 줄여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정식 의장행사 규모는 150여 명이다. 약식의 경우 100여 명이다. 이번에는 약식이 유력하다. 약식으로 할 경우 국기 게양, 예포 발사, 국가 연주 등이 생략될 수 있다. 국가 원수급 방문 행사에선 21발의 예포를 발사하는 게 국제 관례다. 군 관계자는 “의장행사의 정확한 규모와 방식 등은 현장 상황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의 최고 지도자가 교차적으로 상대편 군 의장대를 사열하는 것은 남북관계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남북은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자고 합의했다”며 “김 위원장의 국방부 의장대 사열은 그 정신에 입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영기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통일연구회장은 “김 위원장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도발에 대한 책임이 있는데도 사과 한마디 없다”며 “국민의 감정과 정서를 거스르면서까지 강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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