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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초] 첫 서양식 병원 제중원이 뿌리…최고와 최초 기록 이어가는 의료기관으로 성장

중앙일보 2018.04.26 00:02 부동산 및 광고특집 3면 지면보기
세브란스병원의 뿌리
 

1885 최초의 서양식 의료기관에서 출발
1908 우리나라 최초 의사 7인 탄생
JCI,암센터,로봇수술…모두 대한민국 最初

세브란스병원은 우리나라의 최초의 서양식 병원인 제중원에 뿌리를 둔다. 의료선교사 알렌의 제안으로 1885년 문을 연 제중원은 ‘널리 베풀어 사람을 구제한다’는 뜻을 담았다. 제중원은 왕실에서부터 평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을 진료하는 기관으로 성장했다.
 
1885년 의료 선교사 알렌의 제안으로 문을 연 세브란스의 뿌리인 제중원 전경. [사진 연세의료원]

1885년 의료 선교사 알렌의 제안으로 문을 연 세브란스의 뿌리인 제중원 전경. [사진 연세의료원]

제중원이 성공적으로 운영되자 알렌은 한국 내 의료진 양성을 위해 의학교육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1886년 한국 최초의 서양의학교육 기관인 제중원의학교가 문을 열었다. 그러나 알렌이 주미 한국 공사관의 참찬관으로 취임한 후 제중원의 책임이 헤론·빈튼 등으로 이어지게 되면서 병원 운영에 빈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 부임한 에비슨은 제중원의 정상화를 위해 애쓰며 병원 운영과 의학 교육에 일대 전환기를 마련했다. 에비슨의 노력으로 1894년 제중원은 정부와 관련을 끊고 완전한 선교의료기관으로 재편됐다. 보다 나은 시설이 갖춰진 병원 설립을 위해 백방으로 애쓰던 에비슨에게 1900년 미국에서 만난 세브란스 씨는 4만5000달러를 건넸다. 이렇게 1904년 서울역 맞은편에 병원이 설립될 수 있었다. 이때부터 제중원은 세브란스병원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새롭게 자리를 잡은 병원과 함께 의학 교육도 체계적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1908년 우리나라 최초의 의사면허를 부여받은 제1회 졸업생 7명이 배출될 수 있었다. 김필순·김희영·박서양·신창희·주현측·홍석후·홍종은이 그들이다.
1904년 서울역 맞은 편에 있었던 세브란스병원 전경. [사진 연세의료원]

1904년 서울역 맞은 편에 있었던 세브란스병원 전경. [사진 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은 국내 최초의 의사뿐만 아니라 나라를 위해 몸 바친 독립투사들을 길러낸 산실이었다. 김필순은 의학교 졸업 후 모교 교수로 활동하다가 105인 사건에 연루된 뒤 만주로 망명해 독립운동을 주도했다. 백정 출신인 박서양은 세브란스에서 교수로 활동하다가 만주 용정 등지에서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신창희는 졸업 후 단둥과 상하이 지역에서 독립운동에 참여했으며, 105인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른 주현측은 후에 상하이 임시정부에서 활동했다.
 
 1908년 우리나라 최초로 의사면허를 부여받은 1회 졸업생. [사진 연세의료원]

1908년 우리나라 최초로 의사면허를 부여받은 1회 졸업생. [사진 연세의료원]

이후 한국전쟁으로 또 한 번의 위기가 찾아오지만, 세브란스의과대학은 거제도·원주·청도에 구호병원을 개설해 의료 활동을 전개하며 국가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노력했다. 전쟁이 종결된 후 건물과 시설물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캠퍼스 구상이 이뤄졌고 이를 계기로 1957년 세브란스의과대학과 연희대학의 합동이 이뤄지면서 연세대학교가 탄생했다.
 
이후 1962년 캠퍼스를 신촌으로 이전, 1963년부터 1977년까지 세브란스 병원과 의과대학·치과대학·간호대학·보건대학원이 설립되는 등 의학교육의 종합화가 이뤄졌다. 지난 2005년에는 제중원 설립 120주년을 맞아 새 병원을 개원했고, 2014년 연세암병원이 문을 열면서 현재 병상 수 2467(연세의료원 전체 약 3400병상), 외래 환자 1일 약 1만 명으로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대학병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제중원의 명맥을 이어 세브란스병원은 최고와 최초의 기록을 끊임없이 다시 쓰고 있다. 2007년 국제의료기관평가인증(JCI)을 국내 최초로 획득하고 3년마다 엄격한 재인증을 거쳐 지난 2016년 4차 인증까지 완료한 상태다. 1969년 국내 최초로 암센터를 개원하며 중증 환자 치료의 새 장을 열었고 2006년 국내 대학병원 최초로 첨단 암치료장비인 토모테라피를 도입해 방사선 치료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국내 최초로 수술용 로봇 다빈치를 도입해 로봇 수술의 선구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첨단 시설과 서비스로 글로벌 의료기관으로 자리 잡은 현재의 연세의료원 전경. [사진 연세의료원]

첨단 시설과 서비스로 글로벌 의료기관으로 자리 잡은 현재의 연세의료원 전경. [사진 연세의료원]

이러한 발전상을 토대로 세브란스병원은 선교사의 희생·봉사 정신과 기부를 되돌려주는 기관으로 성장해 국내외에서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케냐·몽골·말레이시아·탄자니아 등지로 떠나 꾸준히 의료봉사를 진행하는 한편 경제적으로 어려운 해외 아동을 초청해 수술도 하고 있다. 의료 저혜택 국가의 의료인을 양성하는 ‘프로젝트 에비슨 10x10’도 시행 초읽기에 들어갔다. 전 직원이 5만원씩 받아 봉사와 기부 활동을 펼치는 기쁨나눔행사, 교직원의 1% 나눔 운동 등도 세브란스병원이 제중원의 시작부터 건네받은 희생과 봉사 정신을 되새기는 꾸준한 발걸음의 일환이다. 
 
송덕순 객원기자 song.deoks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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