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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디테일에 악마” … 문 대통령도 우려하는 ‘비핵화 회담’ 변수

중앙일보 2018.04.23 01:12 종합 5면 지면보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진행되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연일 디테일(detail·세부사항)을 언급하고 있다.
 

비핵화 시기, 경제 지원 조건 등
북·미 정상회담서 풀어야 할 과제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의 오찬 간담회에 이어 19일 언론사 대표단 간담회에서도 “디테일에 악마가 있다”는 말을 했다. 문 대통령은 매번 “(남·북·미 간에) 큰 틀의 합의는 가능하지만, 문제는 비핵화의 이행에 있다”며 이런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북한의 비핵화와 그에 상응하는 경제 지원 등을 연결 짓는 과정과 관련해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우려한 디테일은 비핵화의 완료 시기와 방법, 경제 지원의 개시 조건, 지원의 방식 등에 대한 이견을 지칭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2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의 방북 후 정상회담이 구체화된 것은 북·미가 비핵화에 대해 확실한 공감을 이뤘기 때문”이라면서도 “비핵화 이행 시기와 방법 등 구체적 사안은 북·미 정상이 풀어야 할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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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북한이 지난 2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를 중지한다. 핵실험 중지를 담보하기 위해 북부 핵실험장(풍계리)을 폐기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 중지는 세계적 핵 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며 자신들의 핵보유국 지위를 당연시한 데 대해선 평가를 내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일각에서 북한의 발표를 ‘핵보유국 선언’으로 해석하지만, 그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기존 핵 폐기에 대한 동의가 없었다면 북·미 대화 자체가 성사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북한이 기존 핵무기를 완전히 제거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어떤 반응을 보일진 미지수다. 정영태 동양대 통일군사연구소장은 “북한의 사실상의 핵보유국 선언이 비핵화를 전제로 한 협상력 제고 차원의 전략이라면 다행”이라면서도 “만약 문 대통령이 언급한 디테일이 기존 핵무기 보유를 인정한 상태에서 평화 체제를 수용하는 과정과 관련이 있다면 논란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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