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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사진이냐 동영상이냐, 수중에선 하나만 하라

중앙일보 2018.04.20 01:03
[더,오래] 박동훈의 노인과 바다(16)
Nexus 하우징 촬영장비셋. 일반 카메라에 방수 하우징을 씌워 수중 촬영을 한다. [사진 박동훈]

Nexus 하우징 촬영장비셋. 일반 카메라에 방수 하우징을 씌워 수중 촬영을 한다. [사진 박동훈]

 
수중촬영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전 마음의 결정이 필요하다. 순간의 감동을 한장의 샷에 기록해두는 스틸사진을 찍을지, 아니면 수중에서 보고 느꼈던 피사체의 생생한 장면을 동영상으로 기록해 둘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둘 다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본인의 취향과 성향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요즘은 스틸사진 촬영용 DSLR 카메라도 동영상 촬영기능이 들어 있다. 스틸사진 촬영과 동영상 촬영을 함께 할 수 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은 수중촬영의 도구와 방식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두 가지 촬영에서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빛이다. 수중에서는 가시광선이 크게 줄어든다. 피사체의 색이 실제와는 달리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인공적으로 빛을 비춰야 비로소 제 색을 볼 수 있다.
 
 
방수하우징 내부 안쪽 모습. 각종 기어와 슈케이블등이 보인다. [사진 박동훈]

방수하우징 내부 안쪽 모습. 각종 기어와 슈케이블등이 보인다. [사진 박동훈]

 
스틸사진은 촬영용 광원으로 순간 빛을 내는 기능을 하는 스트로브를 사용한다. 동영상 촬영용 광원은 계속 빛을 내는 지속광 기능이 있어야 한다. 스트로브는 수중하우징과 카메라에 연결된 핫슈나 광케이블을 통해 셔터를 눌렀을 때만 빛을 낼 수 있다. 지속광은 촬영하는 동안 계속 켜질 수 있도록 별도로 켰다 끄기를 반복하면 된다.
 
수중촬영에 쓰이는 광원은 너무 비싸고 너무 무겁다.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해야 하고 높은 수압도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형편에 스트로브와 지속광을 둘 다 달고 잠수를 하는 건 정말 어렵다. 별 의미도 없다.
 
제한된 공기량으로 잠수해 제한된 시간 안에 스틸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는다는 것 역시 난센스다. 광원을 이렇게 저렇게 조작할 시간에 에어가 바닥날 수 있다.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 깊이 파는 게 좋다.
 
 
미러리스 카메라도 훌륭한 수중 사진 가능 
Nikon D300 DSLR 카메라 단종된 모델이다. [사진 박동훈]

Nikon D300 DSLR 카메라 단종된 모델이다. [사진 박동훈]

 
스틸사진으로 마음을 정했다면 이제 카메라를 살펴보자. 일안리플렉스 방식인 DSLR 카메라와 뷰파인더 방식인 미러리스 카메라(일명 '똑딱이' 카메라)가 있다. DSLR 카메라는 부피가 크고 무거운 단점이 있으나 렌즈를 교환할 수 있고 깊이 있는 사진을 만들 수 있다.
 
반면 미러리스 카메라는 부피가 작고 휴대가 간편하지만, 렌즈 교체가 불가능하다. 이런 미러리스 카메라를 "똑딱이"라 부르며 얕잡아보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이런 미러리스 카메라로 훌륭한 사진을 만들어내는 수중촬영가도 많다. 사진은 장비에 달린 것이 아니라 사진가에게 달린 것이다.
 
후자는 장비를 꾸릴 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좀 많다. 수중에서 사용할 카메라의 선택은 경제 능력도 고려해야 한다. 카메라는 비싸고, 수중하우징은 더 비싸고, 연결하는 액세서리 또한 비싸다. 하나하나 다 비싸다.
 
 
스트로브와 연결되는 슈부분 오링으로 처리해 방수가 된다. [사진 박동훈]

스트로브와 연결되는 슈부분 오링으로 처리해 방수가 된다. [사진 박동훈]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끼리 하는 이야기로 "도박을 하면 빨리 망하고 사진을 하면 천천히 망한다"고 한다. 수중사진을 하면 도박보다 더 빨리 망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장비 하나하나가 비싸다. 자칫 하우징에 누수라도 생기면 카메라가 침수된다. 소금기 가득한 바닷물에 침수된 카메라를 살려내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자신이 원하는 느낌에 맞는 카메라를 골라야 한다. 부드러운 느낌의 이미지를 주는 카메라가 있고, 선명한 느낌을 주는 카메라는 브랜드와 렌즈에 따라 다양하다. 본인 취향에 맞춰 결정하면 되는데, 이미 촬영된 많은 이미지를 보고 자신에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 사전에 파악해 놓아야 이중 지출을 막을 수 있다.
 
카메라를 샀으면 육상에서 많은 시간을 투자해 카메라 기능을 숙지하는 것이 좋다. 수중에서 촬영하기 위한 연습을 육상에서 미리 해보길 바란다. 수중촬영은 상당히 바쁘다. 카메라를 조작하는데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는 사이 에어가 떨어질 수 있다.
 
 
P(자동촬영모드) 아닌 M(수동모드) 사용을 숙지해야 
카메라 하우징과 스트로브를 연결해주는 다리 역활을 해주는 암대. [사진 박동훈]

카메라 하우징과 스트로브를 연결해주는 다리 역활을 해주는 암대. [사진 박동훈]

 
P(프로그램)모드 등의 자동 촬영 모드가 아닌 M(수동)모드 사용을 숙지하는 것이 좋다. P모드는 육상에서 촬영하는 것을 전제로 세팅돼 있어 수중촬영과는 거리가 있다. 변화무쌍한 수중환경에 맞춰 수동으로 노출을 맞추는 연습을 해야 수중에서 제대로 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카메라가 결정됐으면 방수 하우징을 사고 스트로브와 암대 등을 사 세팅하면 된다. 미리 일러두지만, 이들 장비는 고가이므로 이랬다저랬다 하며 장비를 바꾸면 상당한 '내상'을 입는다.
 
 
60mm 마크로렌즈 접사촬영용 렌즈다. [사진 박동훈]

60mm 마크로렌즈 접사촬영용 렌즈다. [사진 박동훈]

 
이젠 렌즈를 골라야 한다. 수중에서 사용하는 렌즈는 마크로 렌즈와 광각 렌즈가 있다. 마크로 렌즈로는 초점거리 60mm, 105mm 등의 렌즈를 사용한다. 광각 렌즈로는 14mm, 10.5mm 등이 있다. 물론 줌렌즈로 다양한 초점거리를 구사할 순 있다. 그러나 마크로 렌즈에서 광각렌즈까지 모두 구현하는 렌즈는 흔치 않다.
 
광각렌즈로 어안렌즈에 가까운 렌즈를 사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수중에선 물의 매질 때문에 스트로브 빛이 도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 짧은 거리 안에 넓은 각으로 피사체를 담아야 한다. 물속 전체 이미지를 담으려는 사진가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찍어봐야 피사체를 제대로 담기 어렵다.
 
 
수중촬영용 스트로브. [사진 박동훈]

수중촬영용 스트로브. [사진 박동훈]

 
수중에서는 렌즈 교환이 불가능하다. 촬영에 앞서 광각 사진을 촬영할 것인지, 마크로 사진을 찍을 것인지를 먼저 결정하고 거기에 맞는 렌즈를 세팅해서 입수해야 한다. 물속은 태양 빛의 투과량이 적다. 이 때문에 스트로브의 사용은 필수다. 스트로브를 사용해야만 피사체 고유의 색을 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 기능과 수동모드 촬영이 어느 정도 숙지 되면 하우징에 카메라를 장착해보자. 육상에서 하우징을 씌운 상태로 스트로브와 카메라 조리개 셔터 등을 조절해 촬영하는 연습을 해봐야 한다. 신경을 써서 꼼꼼히 촬영해 보고 어떤 이미지가 발현되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널은 화면을 잡기위한 광각렌즈를 사용할때는 이처럼 돔형으로 생긴 포트를 사용해 화각을 넓힌다. [사진 박동훈]

널은 화면을 잡기위한 광각렌즈를 사용할때는 이처럼 돔형으로 생긴 포트를 사용해 화각을 넓힌다. [사진 박동훈]

 
바다로 가기 전 다이빙풀 등을 찾아 촬영 연습을 충분히 해보길 바란다. 혹시 누수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고, 수중에서 노출을 맞추고 촬영하는 조작을 연습해 보라. 스트로브 위치를 어느 위치에 놓고 찍어야 빛이 제대로 도달하는지 살펴보라. 물속 부유물은 빛에 반사돼 화면 전면에 하얗게 나타난다. 이런 '백스케터' 등이 안 생기는지 꾸준히 연습한 후에 바다에 가야 한다.
 
박동훈 스쿠버강사·직업잠수사 http://band.us/@bestscu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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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훈 박동훈 스쿠버강사. 직업 잠수사 필진

[박동훈의 노인과 바다] 전직 디자이너. 바다가 좋아 산업잠수사와 스킨스쿠버 강사로 활동 중. 나이가 들어 바다 속으로 다이빙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건 변명이다. 스킨스쿠버는 70대든, 80대든 할 수 있다. 이론적으론 숨을 쉴 수 있는 한 가능하다. 또 수중사진은 스쿠버의 묘미를 한껏 더해준다. 스쿠버의 시작에서 수중사진 촬영까지, 그 길을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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