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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일표 부인, 한미硏 지원 e메일에 "김기식 문제라면 남편이 해결할 것"

중앙일보 2018.04.19 13:43
홍일표 청와대 정책실 선임행정관의 부인 장모(감사원 국장급)씨가 지난해 한미연구소(USKI)에 방문연구원을 신청할 때 남편을 통해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과 연구소의 불편한 관계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홍 행정관은 김 전 원장의 핵심 측근이다.
홍일표 청와대 정책실 선임행정관

홍일표 청와대 정책실 선임행정관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1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해 1월 28일 연구소측에 보낸 메일에서 “남편과 김기식 전 의원은 귀하의 기관에 대해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 김 전 의원의 행동이 연구소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면, 남편이 이를 중재(mediator) 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원장은 19대 의원 시절 국회 정무위에서 “USKI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내역이 제대로 관리가 안된다”며 USKI에 대한 예산지원 중단을 요구했다. 당시 홍 행정관은 김기식 의원실의 보좌관이었다. 이 의원은 “남편 측은 한미연구소에 문제를 제기하고 부인은 그것을 이용해 자신을 방문학자로 받아달라는 굉장히 부적절한 이메일을 보냈다”며 “연구소 입장에선 ‘당근이자 압력’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구소 측은 이사진들에게 메일을 회람한 후 장씨를 방문연구원으로 받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19일 공개한 홍일표 청와대 선임행정관 부인이 USKI 측에 보낸 이메일.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19일 공개한 홍일표 청와대 선임행정관 부인이 USKI 측에 보낸 이메일.

 
장씨가 해당 메일을 보낸 지난해 1월 시점에 김 전 원장은 더미래연구소장으로, 홍 행정관은 더미래연구소 사무처장으로 각각 재직중이었다. 이 의원측은 “김 전 원장은 의원 임기가 끝났지만 USKI측은 김 전 원장이 여전히 연구소 문제를 컨트롤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고 말했다. 또 더미래연구소 인사들은 당시 유력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주요 인맥이었다. 때문에 USKI 입장에선 장씨를 방문연구원으로 뽑는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설 경우 도움이 될 걸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장씨가 방문연구원 선정에 감사원 국장의 지위를 활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장씨는 메일에서 “자신을 뽑아줄 경우 감사원은 이를 의미있는 결정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 의원은 “한국 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는 기관에다 예·결산을 감사하는 감사원을 거론하며 방문연구원으로 뽑아달라고 한 건 전형적인 갑질이자 지위를 이용한 강요”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장씨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저는 감사원 국장이니 방문연구원 선정에 남편의 활동을 결부시키지 말라는 취지의 메일을 보낸 것"이라며 “남편이 과거 김 전 원장의 보좌관 시절에 했던 활동 때문에 USKI가 힘들었다면 민간인이 된 지금은 대화로 풀 수 있다는 취지로 메일을 썼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19일 홍일표 청와대 선임행정관 부인의 한미연구소 연수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19일 홍일표 청와대 선임행정관 부인의 한미연구소 연수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감사원은 이 의원이 공개한 이메일과 관련해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곧바로 감찰실에 조사를 지시했다. 감사원은 USKI가 장씨의 메일을 압력으로 받아들였는지를 파악해 직권남용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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