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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총리 비자금 연루 2600억원 요트…인도네시아 경찰에 압류됐다 풀려나

중앙일보 2018.04.19 00:51 종합 18면 지면보기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돼 압류됐던 2억5000만 달러(약 2600억원) 짜리 초호화 요트가 법정 다툼 끝에 원 소유주에게 돌아갔다.
 

미 FBI 요청, 발리 해상서 압류
법원 “경찰이 월권, 압류 무효”

이 요트는 지난 2월 말 미 연방수사국(FBI)의 요청에 따라 발리 인근 해상에서 인도네시아 경찰에 의해 압류됐다. 이 선박은 길이가 91.5m에 달하는 호화 요트로 나집 총리 측근이 조성한 비자금으로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 등은 18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법원이 나집 총리의 측근으로 알려진 말레이시아 금융업자 조 로우(36)가 소유한 요트 에쿼니머티호에 대한 압류를 무효라고 판결했다”며 “조 로우는 조성한 비자금으로 미 할리우드 영화 등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고 보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조 로우는 나집 총리의 비호 하에 말레이시아 국영기업인 1MDB의 자금 45억 달러(약 4조8000억원)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미 법무부는 조 로우의 미국 내 자산 등에 대해 압류에 나섰고 애쿼니머티호도 그 대상이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법원은 “경찰의 선박 압류 과정에서 법적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압류는 무효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 법무부에 공식적인 사법 공조 요청이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인도네시아 경찰이 자국 내 FBI 법무담당관의 요청만으로 압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경찰의 월권 행위라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조 로우가 빼돌린 재산을 추적해 환수하고 있는 미 정부는 당초 이 배를 미국으로 옮겨와 매각한 뒤 그 대금을 압수할 계획이었으나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인도네시아 법원의 이번 압류 취소 결정이 이웃국 말레이시아와의 관계를 감안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나집 총리가 조 로우를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을 부인하고 있어 자칫 애쿼니머티호를 미국에 넘길 경우 양국 간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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