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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총리 비자금으로 샀나…2600억원 짜리 요트 행방은

중앙일보 2018.04.18 14:55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돼 압류됐던 2억5000만 달러(약 2600억원) 짜리 초호화 요트가 법정 다툼 끝에 원 소유주에게 돌아갔다. 
이 요트는 지난 2월 말 미 연방수사국(FBI)의 요청에 따라 발리 인근 해상에서 인도네시아 경찰에 의해 압류됐다. 이 선박은 선체 길이가 91.5m에 달하는 호화 요트로 나집 총리 측근이 조성한 비자금으로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집 총리 측근이 비자금으로 매입”의혹
인도네시아 경찰이 미 FBI 요청으로 압류
인니 법원은 “소유주에 반환하라” 판결


 
인도네시아 경찰이 지난 2월 압류한 말레이시아 금융업자 소유의 요트 초호화요트 애쿼니머티호.[AP=연합뉴스]

인도네시아 경찰이 지난 2월 압류한 말레이시아 금융업자 소유의 요트 초호화요트 애쿼니머티호.[AP=연합뉴스]

 
AP통신 등은 18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법원이 나집 총리의 측근으로 알려진 말레이시아 금융업자 조 로우(36)가 소유한 요트 에쿼니머티호에 대한 압류를 무효라고 판결했다”며 “조 로우는 조성한 비자금으로 미 할리우드 영화 등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고 보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조 로우는 나집 총리의 비호 하에 말레이시아 국영기업인 1MDB의 자금 45억 달러(약 4조8000억원)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미 법무부는 조 로우의 미국 내 자산 등에 대해 압류에 나섰고 애쿼니머티호도 그 대상이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법원은 “경찰의 선박 압류 과정에서 법적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압류는 무효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 법무부에 공식적인 사법 공조 요청이 전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도네시아 경찰이 자국 내 FBI 법무담당관의 요청만으로 압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경찰의 월권 행위라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

 
조 로우가 빼돌린 재산을 추적해 환수하고 있는 미 정부는 당초 이 배를 미국으로 옮겨와 매각한 뒤 그 대금을 압수할 계획이었으나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인도네시아 법원의 이번 압류 취소 결정이 이웃국 말레이시아와의 관계를 감안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나집 총리가 조 로우를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을 부인하고 있어 자칫 애쿼니머티호를 미국에 넘길 경우 양국 간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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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정부는 나집 총리의 개인 계좌에서 발견된 8000억원 상당의 돈도 사우디 아라비아 왕가의 기부금이라면서 비자금 관련 수사를 종결했다.  
하지만 미국ㆍ스위스ㆍ싱가포르 등의 사법당국은 1MDB를 통한 비자금 조성과 돈세탁에 관련한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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