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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계획서에 대한 진지함이 우리에게 남기는 것

중앙일보 2018.04.18 09:00
[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19)
지난 호에 이어 한 페이지짜리 사업계획서 작성과 관련해 이야기를 좀 더 해보려고 한다. 몇 가지 질문을 던질 테니 잔인할 정도로 솔직하게 응답해보자. 비현실적인 사업 아이템은 지금 바로 포기하는 것이 훗날 집까지 날려가며 사업 자금을 쏟아부은 후에야 사업성이 없음을 깨닫는 것보다 훨씬 낫다.
 
다음 질문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 보고 개선 여지가 있는지 살펴보자.


첫째, 우리 제품의 경쟁력과 차별점은 무엇인가
고객이 인정하지 않고 이해하지 못하면 제품의 경쟁력과 차별점이 없는 것이다. 양자컴퓨터로 게임을 만들었다 해도 고객은 관심이 없다. 게임을 무엇으로 만들든 재미있어야 한다 게 중요한 포인트다. 우리 제품이 고객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해 필요성을 느끼게 하지 못한다면 일찌감치 사업을 접는 것이 좋다. 경쟁제품이나 대체제품(예컨대 비데의 경우 부드러운 휴지)보다 더 우월하게 고객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사업이 고전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또 경쟁제품과 대체제품에 대해 잘못 파악하고 있어도 안 된다. 이전에 없던 제품이 시장에 나오는 경우 고객이 스스로 문제점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지 못할 수 있다. 아이폰이 그런 경우다. 아이폰이 처음 나올 당시 시장과 경쟁사는 필요없는 물건을 만들었으니 실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물어 본 후 고객에게 제공할 순 없다. 우리가 그것을 만들때쯤 고객들은 새로운 것을 원할 것이다-스티브 잡스. [출처 스타트업비타민] *그림을 누르면 해당 사이트로 연결됩니다.

 
가장 먼저 우리 제품이 고객의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그 다음엔 고객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하는지도 분석해야 한다. '왜 고객이 경쟁·대체 제품 아닌 내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가'에 대해 간략하면서도 분명하고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없다면 허튼 돈 쓰지 말아야 한다.
 
둘째, 우리 제품이 진입장벽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돈도 넘치고, 브랜드 파워도 강하고, 최고의 인재도 넘쳐나고, 고객 기반도 탄탄하며, 기술과 특허도 많이 가진 경쟁사의 도전으로부터 우리 사업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강구해야 한다. 
 
복제품이 시장을 어떻게 잠식해 가는지에 대한 사례는 차고 넘친다. 이를 막기 위해 특허 전략이 있지만, 특허를 통한 보호와 배상 수준이 현저히 낮다면 거대 경쟁자에겐 별 의미가 없을 수 있다. 복제하기도 어렵고, 설령 복제하더라도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는 전략을 구상해 보자.
 
셋째, 목표 시장의 규모가 성장 기대치에 합당한가
우리 제품의 가치를 인정하고 필요로 하는 것은 어떤 시장이며, 그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예상해 보자. 그중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가격을 제시해도 구매할 고객은 얼마나 되는지 가늠해 보고 매출 규모를 예측해 본다. 이를 기준으로 매출을 10% 줄이고, 비용은 10% 올리는 방법으로 지속 가능한 시장인지 알아본다. 
 
넷째, 고객에게 우리 제품을 전달할 방법은 무엇인가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고객이 그냥 오지는 않는다. 마케팅 의도는 무엇이고, 어떤 홍보 채널과 유통채널로 고객에게 알릴 것이며, 그 방법이 얼마나 효율적인지 파악해야 한다. 광고비에 들어가는 금액이 고객당 1만원인데, 고객당 매출은 5000원이면 아무리 기억에 남는 광고라도 잘못됐다. 
 
다섯째, 가장 적은 비용으로 시장 테스트 할 방법은 무엇인가
시장 검증이 미흡한 상태에서 제품을 출시해 손해가 발생한다면 이 손해를 떠넘길 협력업체가 있는 대기업이 아닌 이상, 스타트업과 창업가는 치명적인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
 
린 스타트업에서 말하는 MVP(Minimum Viable Product. 최소 기능 제품. 고객이 가장 필요로 하는 기능만을 구현한 정식 출시 이전 버전의 제품. 시제품과도 구분된다)를 만들어 고객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 일반화한 요즘이다. 시장과 산업의 종류에 따라 MVP 전략이 잘 통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이 경영기법을 참고해 사업을 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떻게 MVP를 정의할 것인가. [출처 https://blog.deming.org/wp-content/uploads/2014/11/minimal-viable-product-henrik-kniberg.png] *그림을 누르면 해당 사이트로 연결됩니다.

 
목표 시장 중 대표성을 가진 시장을 찾아 작은 규모로 아이디어와 MVP를 테스트해보자. 초기 버전에 고객이 실망스런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 
 
가장 적은 비용으로 실패하고, 이를 통해 시장의 반응으로부터 배우고 개선해 고객을 획득하며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전략이 모든 스타트업에게 꼭 필요하다. 어느 정도 자신이 붙었으면 킥스타터와 같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초기 고객 반응을 본격적으로 살펴보길 바란다.
 
 

사업자금 8백만원을 모으는데 성공한 명상 제품. [출처 kickstarter.com] *그림을 누르면 해당 사이트로 연결됩니다.

 
김진상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인하대 겸임교수 jkim@amplus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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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상 김진상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 인하대/경희대 겸임교수 필진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 창업의 길은 불안하고 불확실성이 가득합니다. 만만히 봤다가 좌절과 실패만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풀고 싶어하는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할 수만 있다면 그 창업은 돈이 되고 성공할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소용돌이치는 기업 세계의 시대정신은 스타트업 정신입니다. 가치, 혁신, 규모가 그 키워드입니다. 창업에 뛰어든 분들과 함께 하며 신나는 스타트업을 펼쳐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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