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시 남평읍 연분홍 복사꽃이 활짝핀 복숭아 과수 농가에서 한 주민이 나무에 비료를 주며 농사 준비에 분주하다.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4/18/8d1c8258-1105-4b82-b6da-5fb6ff6670ff.jpg)
전남 나주시 남평읍 연분홍 복사꽃이 활짝핀 복숭아 과수 농가에서 한 주민이 나무에 비료를 주며 농사 준비에 분주하다. [중앙포토]
복숭아 나무 …며느리 바람난다 멀리해
먼저 복숭아나무. 복숭아나무는 예쁜 꽃을 피우고 맛있는 복숭아도 열리는데 왜 집에는 심는 것을 금기시한 걸까. 복숭아는 예로부터 신선이 먹는 과일이고 신령스러운 나무여서 요사스러운 기운을 쫓아내고 잡스러운 귀신을 몰아내는 힘이 있는 나무라고 여겼다. 중국의 4대 기서 중 하나인 『서유기』에도 손오공이 하늘에 올라가 천도를 따먹고 무시무시한 힘과 영생을 얻은 것으로 나온다. 복숭아는 귀신을 쫓기 때문에 제사상에도 올리지 않는 음식 중의 하나였다. 그런 복숭아나무지만 꽃이 피면 화려한 색과 은은한 향기에 과년한 딸이나 갓 시집온 며느리가 바람이 난다고 여겨 멀리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가정집에서 복숭아나무는 찾아보기 힘들다. 잣나무와 녹나무도 독특한 향기가 있는데 그것이 귀신을 쫓는다고 해 집안에 잘 심지 않았다.
![복숭아 나무.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4/18/d5f8b8da-990e-4132-8df7-3ba745e04d10.jpg)
복숭아 나무. [중앙포토]
![전라남도 해남의 한 느티나무. [사진 전라남도]](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4/18/31ae55a4-e1cd-4749-a2ac-ddf567056489.jpg)
전라남도 해남의 한 느티나무. [사진 전라남도]
능수버들…밤에 보면 머리 풀어 헤친 귀신 닮아
마을 입구에 흔히 있는 정자나무인 느티나무와 팽나무도 집에 잘 심지 않는 나무다. 느티나무와 팽나무는
제사(동제)를 지내는 신성한 나무로 여겨졌다. 성황당에 있는 신목을 집안에 심기는 부담스러웠을 거라는 해석이 많다. 버드나무도 귀신이 나와서 집에 잘 심지 않는다고 한다. 옛이야기 중에는 ‘비 오는 날 밤에는 도깨비들이 버드나무 아래서 춤을 추고 논다’거나 ‘100살 넘은 오래된 버드나무는 비 오는 깜깜한 밤에 도깨비불이 나온다’는 내용도 많다. 능수버들의 축 처진 가지는 깜깜한 밤에 보면 초상이 나서 머리를 풀어헤친 사람을 닮아 귀신같다고 여겨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생긴다는 생각에 잘 심지 않았단다.
![강원 홍천군 내면 광원리 은행나무 숲을 찾은 어린이들이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단풍길을 걸어가고 있다. [중앙 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4/18/784e849b-36bf-45db-b47b-55d62b8c23a6.jpg)
강원 홍천군 내면 광원리 은행나무 숲을 찾은 어린이들이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단풍길을 걸어가고 있다. [중앙 포토]
![회화나무.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4/18/f3f51385-1bc1-4102-b19f-be6f8e88fa36.jpg)
회화나무. [중앙포토]
![능소화나무. [중앙 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4/18/cd413a28-a7f0-4945-a804-e9696c7271d8.jpg)
능소화나무. [중앙 포토]
![능소화나무. [중앙 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4/18/cd413a28-a7f0-4945-a804-e9696c7271d8.jpg)
능소화나무. [중앙 포토]
![동백꽃.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4/18/defd2450-1be0-4f0a-83f1-5ee2bbc009cb.jpg)
동백꽃. [중앙포토]
동백나무…한 번에 떨어지는 꽃잎이 역모죄로 목잘리는 모습 연상
동백나무는 양반들이 매우 싫어해 양반가에는 심지 않았던 나무다. 동백은 꽃도 예쁘고 동백기름은 머릿기름을 만들 때 요긴하게 쓰였는데 왜 심지 않았을까. 답은 동백의 지는 모습에 있다. 동백은 꽃잎이 떨어질 때 꽃 전체가 한 번에 툭~툭~ 떨어진다. 역모죄로 목이 잘려나가는 모습과 닮았다고 한다. 역모죄를 뒤집어쓰면 자손 대대로 조정에 출사할 수 없었던 당시 시대를 생각하면 동백나무는 양반들에겐 떠올리고 싶지 않은 모습을 간직한 나무였을 것이다. 반면 동백의 주산지인 거제와 통영에서는 예전부터 집에서 동백나무를 소중히 길러 기름 등으로 유용하게 사용하기도 했다.
![동백꽃.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4/18/ad03f541-af6a-4c2b-8875-0b2002c48c2e.jpg)
동백꽃. [중앙포토]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참고도서=『산림경제』(홍만선, 한국학술정보)·『한국민속식물』(최영전, 아카데미서적)·『한국민속대백과사전』(국립민속박물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