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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백원우, 3월초 아닌 드루킹 구속후 추천인사 만났다

중앙일보 2018.04.18 01:47 종합 3면 지면보기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 [뉴스1]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 [뉴스1]

백원우(사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의 주범인 김모(49·필명 드루킹)씨가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A변호사를 만난 시점은 이미 김씨가 구속된 뒤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김씨가 이끌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에서 활동했던 대형 로펌 소속의 A변호사를 김씨의 요청으로 청와대에 추천했고, 청와대는 그를 부적격으로 판단해 탈락시켰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7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백 비서관이 3월 말에 A변호사를 먼저 만난 다음에 김씨를 만나려 했는데, 김씨가 그 전에 이미 구속된 상황이라 만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 비서관과 A변호사가 만난 시점에 대한 청와대의 해명은 세 번이나 바뀌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두 사람이 만난 시점을 “2월”이라고 했다가 “3월 초”라고 정정했고,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3월 중순”이라고 했다가 오후에는 “3월 말”로 변경했다. A변호사가 이날 오전 배포한 입장문에서 만난 시점을 “3월 말”이라고 밝히자 “백 비서관의 기억에 착각이 있었다”며 청와대도 시점을 바꾼 것이다. 청와대 측은 "백 비서관은 드루킹 체포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경공모 회원이 공개한 텔레그램 대화 내용. 드루킹의 댓글 조작 지시 내용이 나온다. [중앙포토]

경공모 회원이 공개한 텔레그램 대화 내용. 드루킹의 댓글 조작 지시 내용이 나온다. [중앙포토]

만난 이유도 오락가락했다. 전날 핵심 관계자는 “김씨는 연락처가 없었고, A변호사는 전화번호가 있어서 A변호사를 먼저 만났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고위 관계자는 “(연락처가 없어서 김씨를 먼저 못 만난 건)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했다.
 
이처럼 이미 김씨가 체포된 이후에 백 비서관이 A변호사를 만난 것으로 드러나자 김씨와 김경수 의원이 도대체 어떤 관계인지에 대한 의문점이 커지고 있다.
 
김 의원이 전날 설명한 A변호사 추천의 명분은 “열린 인사 추천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청와대 인사수석실뿐 아니라 민정수석실까지 나섰기 때문에 김 의원과 친분도 없는 인사가 ‘열린 추천’이 됐다는 이유로 청와대의 실세들이 움직인 게 의아하는 반응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게다가 김씨가 또 다른 인물을 청와대 행정관으로 추천한 사실도 드러났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행정관은) 김 의원이 아니라 민주당 법률자문단에서 추천이 들어왔다”며 “청와대 행정관으로 들어오지도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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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2016년 중반 이후 “횟수를 확정하지 말라”고 표현할 정도로 김씨를 자주 만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의 설명에 따라 최소 다섯 차례 이상으로 추정되는 만남 중에는 경기도 파주의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로 김 의원이 직접 찾아간 두 번도 포함됐다. 지난해 5월 대선이 끝난 뒤에는 김씨가 인사 청탁을 위해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여러 차례 찾아왔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김 의원이 대선 전에는 “유령회사”라는 표현까지 나오는 파주 사무실을 직접 두 차례 방문했고, 대선 뒤에도 몇 번이나 만난 것이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의원이 잘 알지 못하는 민원인이 찾아오면 의원회관에 들어올 때 출입증을 받는 것부터 쉽지 않고, 의원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인사 추천, 김씨와의 만남 횟수, 다른 유력 정치권 인사에게 김씨를 소개한 사례 등에 비춰볼 때 김씨를 “수많은 지지그룹의 하나”라고 한 김 의원의 설명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 비서관이 김씨가 추천한 A변호사를 청와대에서 한 시간(A변호사는 40분이라고 밝혔다) 만난 것도 의문을 남기는 대목이다.  
 
최경환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민정비서관이 할 일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어떠한 협박을 받아 달래기 위해 만난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이런 식의 압력성 청탁 인사에 대해선 청와대가 직접 검찰 수사를 요청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허진·한영익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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