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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가짜 뉴스” 맹비난했던 NYT·WP 공동 퓰리처상

중앙일보 2018.04.18 01:03 종합 16면 지면보기
지난해 12월 10일 방글라데시 로힝야족 난민캠프에서 연을 날리는 어린이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2월 10일 방글라데시 로힝야족 난민캠프에서 연을 날리는 어린이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짜 뉴스의 온상’이라고 공격해온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미국 최고 권위의 저널리즘상인 퓰리처상을 휩쓸었다.
 
퓰리처상 이사회는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선 캠프의 ‘러시아 내통’ 의혹을 추적 보도해온 NYT와 WP를 내셔널 보도 부문 수상자로 발표했다. 살아있는 권력의 의혹을 정면으로 파고 들어간 저널리즘의 공로를 인정한 것이다.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 간의 유착 의혹을 파헤친 NYT와 WP의 보도가 이어지며 파문이 커지자 미 법무부는 지난해 이 의혹 수사를 담당할 특별 검사로 로버트 뮬러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임명했다. 출범 1년을 맞은 뮬러 특검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만을 남겨둔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NYT·WP의 보도를 두고 “나에 대한 마녀사냥이다” “가짜 뉴스(fake news)” 라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NYT에 대해선 “다 망해가는 신문”이라고 비난했고, WP에 대해선 사주인 제프 베조스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아마존을 공격하고 있다. 다나 카네디 퓰리처 관리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을 향해 ‘가짜 뉴스’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퓰리처는 가장 높은 수준의 진짜 뉴스를 알아봤다”고 평가했다.
 
딘 바케이 NYT 편집인은 뉴욕 본사 편집국에 모인 수백 명의 기자들 앞에서 “이 상은 두 위대한 신문사가 워싱턴의 혼돈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날마다 벌이고 있는 경쟁에 경의를 표한 것”이라며 “미국 언론의 가장 위대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퓰리처상 공공 부문은  할리우드 거물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을 고발한 NYT와 잡지 ‘뉴요커’에 돌아갔다.
 
두 언론사는 와인스타인이 약 30년 간 자신이 운영한 ‘와인스타인 컴퍼니’의 여직원과 유명 여배우 등에게 지속적으로 저지른 성폭력을 폭로했다. 이 보도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미투(Me Too)’ 운동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NYT는 미국으로 이주한 시리아 난민 가족의 일상을 그린 만평으로 에디토리얼 만평 부문 상도 받아 3개 부문을 차지했다.
 
WP는 지난해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로이 무어(공화당) 후보의 과거 성추문을 집중 보도해 탐사 보도 부문 상을 수상했다. 무어 후보는 결국 낙선했다. 로이터통신은 ‘21세기판 인종청소’라 불리는 로힝야족 난민 사태의 비극을 사진에 생생하게 담아 피처 사진 부문 상을 수상했다. 마을에 불을 지르고 부녀자를 성폭행하는 미얀마 정부군의 탄압을 피해 국경선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신한 로힝야족만 약 70만 명에 이른다. 로이터는 또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경찰 암살단의 관계를 폭로한 공로로 국제보도 부문 상도 받았다.
 
미 캘리포니아주 신문인 산타로사 더 프레스 데모크랫은 지난해 캘리포니아주를 휩쓴 산불 관련 보도를 통해 브레이킹 뉴스(속보) 부문 수상자가 됐다. 월간지 GQ는 2015년 찰스턴 교회에 난입해 흑인 신도들에게 총을 난사한 백인 우월주의자 딜런 루프에 대한 분석 기사로 프로파일 부문 상을 수상했다.
 
1917년 창설된 퓰리처상은 미 언론·예술 분야를 통틀어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언론 분야는 보도·사진·비평·코멘터리 등 14개 부문에서, 예술 분야는 픽션·드라마·음악 등 7개 부문에 걸쳐 수상자를 선정한다.  
 
조진형·홍주희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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