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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도 인권있다"성희롱 차관 옹호하는 아소,아베는 죽을 맛

중앙일보 2018.04.17 13:47
성희롱 발언 파문에 휩싸인 재무성 사무차관을 구하려다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내각이 여론의 집중포화를 얻어맞고 있다.   
 
아소 다로 부총리겸 재무상 [EPA=연합뉴스]

아소 다로 부총리겸 재무상 [EPA=연합뉴스]

사실상 가해자를 보호하는 듯한 태도에 비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모리토모(森友)와 가케(加計)학원 스캔들로 안그래도 휘청대고 있는 아베 내각에 또다른 비수가 꽂히는 분위기다.  
 
 지난 12일 발매된 주간지 ‘주간신조’에 따르면 후쿠다 준이치(福田淳一) 사무차관은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 등으로 재무성 조직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도 여성 기자들을 상대로 “가슴을 만져도 되느냐”,“키스해도 되느냐”등의 성희롱 발언을 반복적으로 했다.  주간신조측은 13일엔 후쿠다의 발언으로 보이는 음성까지 공개했다.  
 
여론에 민감한 자민당은 물론 총리관저 내부에서도 “이제 더는 안된다. 사임할 수 밖에 없다”는 사퇴불가피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재무성이 16일 발표한 자체 조사 결과는 이와는 딴판이었다.  
 
후쿠다는 “여성 기자와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공개된 음성을 보면 꽤 시끄러운 식당인 것으로 보이지만 그런 곳에서 여기자와 회식한 기억이 없다”,“발언 상대를 보면 누구인지, 정말 여기자인지 전혀 알 수 없다”,“가끔씩은 여성이 접객하는 곳에 가서 말장난을 하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여기자를 상대로 불쾌감을 느끼도록 성희롱에 해당하는 발언을 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주간지 보도는 사실과 다른 명예훼손에 해당하기 때문법적인 조치를 준비중”이라고도 주장했다.  
 
음성 데이터까지 공개된 상황이지만 그는 ‘완전 부인’태세다. 마치 여기자가 아닌 접객 여성과 나눈 대화인 것 처럼 몰아가고 있다.  후쿠다는 17일 출근길에서도 "당신 목소리가 맞지 않느냐","자기 목소리도 모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을 지켰다.   
 
 더 논란을 부른 건 재무성의 태도다. 재무성은 “후쿠다 차관에게서 성희롱 발언을 들은 여성기자가 있다면 조사에 협력해달라. 이에 따른 불이익이 없도록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기자단에 보냈다.  
 
이를 두고는 “성희롱 여성 피해자들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잘 내지 않는 점을 악용한 대처”,“후쿠다 차관이 '법적 조치 운운'하며 협박하는 상황에서 피해 여기자들에게 협조를 부탁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재무성은 또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외부의 변호사에 위탁해 계속 조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아사히 신문은 “위탁한 변호사 사무소는 재무성의 고문이 운영하는 사무소이기 때문에 독립성이 의문시 된다”고 꼬집었다.  
 
이런 재무성의 대처에 대해선 "피해자가 스스로 공개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 후쿠다의 성희롱 입증이 어렵다는 방향으로 미리 결론을 정해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재무성의 수장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17일 기자들에게 “후쿠다에겐 인권이 없느냐”고 후쿠다 차관을 노골적으로 감싸고 나섰다.   
 
야당에선 “이런 식으로 대응하면 성희롱 근절은 커녕 성희롱 가해자들이 버젓하게 활보하는 사회가 될 것”는 비판이 나오고, 자민당에서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정조회장이 아베 총리에게 “현 상황에 안이하게 대처해선 안된다”고 충고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아사히 신문은 “총리관저가 후쿠다의 조기 사임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를 밀어부치지 않는 건 아소 부총리에 대한 배려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논란을 계기로 아베 총리에 대한 여성들의 반감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남성층에 비해 여성층에서 항상 더 낮았다.

 
 15일 교도통신이 14~15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아베 내각 지지율은 37.0%였지만 여성 응답자로 범위를 좁히면 29.1%였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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